푸른 하늘 가득한 따스함이
누렇게 탈색한 풀잎 위에 가지런히 내려앉고
눈꼬리 옆으로 따귀를 치듯 지나가는
무심한 풍경
길을 따라가면 더욱 깊어지는 길
그 길 옆으로 조용히 늘어선 산
그 산 옆으로 무심히 걸쳐진 구름
목이 마르면 하늘을 보고
숨이 가쁘면 바위에 기대고
사람이 그리우면 나를 보고
봄이 보고 싶으면 아래를 본다.
가슴에 따스함을 담고
어깨에 걸쳐진 작은 가방을 풀고
그 가방에 담긴 풍경을 꺼내 놓고
가만히 엎드려 귀만 열어 놓고 눈을 감는다.
조용히
조용히
바닥에는 소리가 나질 않고
일없이 움직이는 시계소리
창 밖에서 들리는 공기 웅웅거리는 소리
봄은 이렇게 오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