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에 탄생한 <해인>에게 보내는 글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이달의 이야기 - 이철수
2002년 04월 242호
벌써 오래 전 일입니다만, <해인>에 그림을 싣고 글을 쓰고 하면서 얻은 것이 많았습니다.
눈 맑은 스님들과 인연이 닿게 된 것도, 선가의 귀감들을 만나 행복을 누리게 된 것도 다 그 덕분입니다.
퇴옹당의 다비식을 준비하던 절 뒷방에서 어느 스님이 그러셨습니다.
“한글 세대의 오도송은 한문투를 벗어야 하는 것 아닌가?”옳은 말씀입니다.
그게 10년 전 일입니다.
그 후로 내내 그 말이 제 마음에 있습니다.
처음 <해인>이 좋았던 것은 책 속에 올곧은 말이 있되 거칠지 않아서였습니다.
스님들의 글은 꽃 같습니다. 진흙탕의 연꽃이었지요.
진흙탕 세상에 드리는 향기로운 설복說伏(알아 듣도록 말함)이었습니다.
시절이 날로 황폐해서 그 말씀들이 다시 그리워집니다.
<해인>이 해인사 언저리에만 머물 수 없는 소이연所以然(까닭)입니다.
스무해, 그 안간힘이 좋았지만 앞으로 이어질 나머지는 더 좋아져야 합니다.
대중의 언어로 더 키를 낮추시고 조용하고 그윽해 지시기를.
뚜렷한 <해인>이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