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가는 뻐스 붙잡고 통일전 가는지 함 물어보이소.
간다 카거든 타고 ‘갯마을’에서 내라아달라 카먼 되니이더.”경주 역전 버스 정류장의 어떤 아주머니는 친절했습니다.
나그네는 그렇게 미륵골 보리사를 찾았습니다.
갯마을에서 버스를 내려 마을길로 접어들면 몇 집 지나지 않아 마을이 끝나고 넓은 대밭이 하나 나타납니다. 그 대밭을 끼고 사뭇 가파르게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로마 식으로 포장된, 정취 있는 돌길입니다. 그 길 끝에 보리사가 있습니다.
나그네가 보리사 경내에 들어섰을 때, 두 단 석축 위로 부처님의 옆모습이 보였습니다.
아래쪽 층계를 올라 축대를 따라 걸어서 또 다른 층계 아래에 선 나그네를, 어떤 미소가 맞아주었습니다.
속절없이 그 미소에 이끌려, 나그네는 층계를 올랐습니다.
미륵골 석불좌상. ‘신라의 미소’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한 이 부처님은 남산에서 대좌며, 광배를 온전히 갖춘 유일한 불상입니다.
광배 뒷면에 약사여래상이 선각된 것으로도 또 유일할 것입니다.
나그네는 이 부처님의 상호가 멀리 인도에서 서역을 거쳐 신라 땅에 이르렀음을 짐작합니다.
그 먼 걸음 끝에, 다시 천 몇백 년이 흐른 후에, 부처님은 나그네를 맞아준 것입니다.
나그네는 아직 부처님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단아한 상호에서 부처님의 한 모습을 본 듯합니다.
은은한 웃음은 크나큰 자비의 한 자락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이 부처님 모습은 오래도록 나그네의 마음을 비추고 있습니다.
월인천강月印千江, 달은 천 개의 강을 비춘다 했습니다.
미륵골 부처님의 이 모습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비추고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