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란 시간이 훌쩍 넘어서 이젠 <해인>의 나이가 20년이 되었다.
그리고 만 10년이 지난 지금 난 다시 새로운 원고청탁을 받았다. 그렇게 잊고만 지냈던 10년이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과거와 현재의 나를 묶고 있는 <해인>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원고청탁을 받고 200자 원고지에 썼던 기억… 그리고 소중한 우편물인 양, 봉투에 담아 우편으로 부쳤던 기억들….
이제는 정보화사회에서는 이런 풍습은 사라지고 있다. 편리함과 속도앞에 진부한 것들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문명의 이기인 휴대폰과 이메일을 통해서 원고의 청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누런 원고지 대신에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며, 작성된 파일은 인터넷을 타고 네트워크를 돌아다니고 있다.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런 환경의 변화속에서 <해인>의 창간 20주년을 기념하며 기획된 ‘해인지 온라인화가 갖는 의미와 방향’에 관한 요지가 원고의 내용이었다. 글의 내용이 다소 무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해인>도 이제 전산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인 것이다 지금은 정보화사회다. 정보화사회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전달방법이 이전 방식과는 사뭇 사르다. 기존의 정보전달은 인쇄매체 및 방송매체를 기본으로 하는 매스미디어(Mass Media)적 성격을 지닌다. 이것은 단單향적(?)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내뱉기만 하면 된다. 그에 따른 반응은 각자의 몫이며, 수렴되기 어려운 것이다. 수렴되더라도 필자와 독자와의 개별적인 것이다. 한마디로 각자의 몫이며 각자의 여운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상당한 시간의 소모를 필요로 한다.
이에 비해 온라인으로 대표되는 정보사회에서의 메시지 전달방법은 인터넷(Internet)과 네트워크(Network)로 대표된다.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쌍방향적이다. 집필자와 독자가 실시간으로 만난다. 그리고 상호작용을 그 성격으로 한다. 독자는 살아 움직이며 반응한다. 서술된 메시지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의 몫이다. 수렴되지 못한 메시지는 얼마가지 못해 사장된다. 메시지는 필자와 독자 모두의 책임이며, 공동의 정서이다.
이런 시대환경은 20여 년 전의 그것과는 상상치 못할 변화일 것이다. 이런 정보사회의 변화 코드를 <해인>이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의 여부에 따라 향후 수십년의 <해인>의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다.
여기서 <월간해인> 20주년 기념 ‘<해인> 전산화와 <월간해인> 웹진 제작’이 갖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월간해인>의 전산화 및 웹진(Webzine)제작’이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기간의 20여 년간 축적된 많은 스님들의 수행의 궤적과 중생에게 전하고자 하는 법의 수레를 영원히 남기고자 하는 기록의 역사이며 새롭게 해석하고 재현하는 현재의 역사라는 점이다. 20년의 묵은 책속에 숨겨져 있던 살아 움직이는 선사의 화두를 그 책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과정일 것이다. 또한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부대중에게 향하는 큰스님들의 일갈을 생생하게 현실속에 재현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정보사회에 맞는 <해인> 제작과정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해인>은 집필자-편집자-독자를 하나로 묶는 평면적이고 나열적인 관계에서 집필자-편집자-독자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입체적이고 순환적인 관계를 형성할 것이다. 웹진의 제작은 생동감있는 커뮤니티의 형성과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역동성을 극대화될 것이다.
‘<월간해인>의 전산화 및 웹진(Webzine)제작’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첫째, 20년간 제작된 <해인>을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그 내용을 반영구적으로 보관하는 것은 물론, 독자들에게 가장 빠르고 손쉽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으며, 필요한 본문내용을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검색할 수 있는 편리성을 제공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둘째,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자가 편리하게 검색하고 활용 가능토록 인터넷 웹사이트상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셋째, 다양한 독자층(특히 젊은 층)을 겨냥한 웹진(Webzine)의 제작이다. 이는 젊은 독자층을 대상으로 불교에 대한 접근성을 용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인터넷 포교의 한 과정이다.
넷째,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커뮤니티 활성화를 꾀함으로써 <해인>을 활성화 시킨다.
이를 위해 역대 편집장 온라인 칼럼, 온라인 독자투고란, 인터넷 여론조사, 독자가 추천하는 글, 다양한 메일링서비스 등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해인>의 전산화와 웹진제작’이 갖는 의미와 더불어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그 전산화와 웹진제작이 담고자 하는 내용일 것이다. 기간의 <해인>은 기간의 필자는 물론 독자들에게 우리네의 살아가는 모습을 과장없이 차분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어떻게 온라인으로 담아낼 것인가 하는 점은 온라인화라는 형식논리를 넘어서는 것이다.
온라인화는 여태까지의 <해인>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있는 것이지, 또 다른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들어 내는 창조적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해인>을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온라인화는 <해인>의 향기로운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더욱 향기롭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어야 할 것이다.
인터넷에서 향기로운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그래서 우리 모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