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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출판 시대의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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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의 소리 - 원철 2002년 03월 241호
이번 2월에 종정 혜암 스님 열반 특집호를 만들면서 가장 많은 참고가 된 것은 8년 전에 간행된 성철 스님 열반 특집호였다. 무슨 까닭인지 그 분위기에 편승하여 성철 스님 특집호를 찾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사실 ‘절대 보관용’이라는 둔탁한 필체의 유성 매직펜글씨가 찐하게 쓰여진 편집실 보관용 합본호 속의 한 권이 유일한 보존판인지라 꼭 보겠다는 사람에게만 복사를 해 주었다. 하지만 컬러 책을 흑백으로 복사를 하니 그 책의 맛이 날리는 만무하다. 다만 그 때의 내용과 편집체제를 살펴보는 데 만족해야만 할 것이다. 사실 8년 전의 원본을 구할 수가 없는 것이 현재 〈해인〉의 실정이다. 아니 거의 모든 잡지 출판물이 다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찾는 사람이 오히려 잘못된 것이라고 하는 편이 더 옳을지도 모르겠다.
이번뿐만 아니라 가끔 과월호나 합본호를 찾는 방문객 혹은 전화가 온다. 편집실이 자주 이사를 다녔고 또 따로 보관할 공간과 시설이 부족해 실제 지나간 호는 별로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겨우 작년에 나온 것 정도나 구해 줄 수 있을 뿐이다. 다행히 3년 전에 홈페이지를 만들어 한 2년 정도 분량은 인터넷 상에서나마 확인이 되니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 하겠다.
이제 출판문화 자체가 전자출판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 시점에서 풀칠하여 묶은 합본호를 운운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종이출판 자체가 사양길에 들어섰고 또 인쇄매체 역시 예전의 영향력을 구가할 수 있는 시대로 돌아갈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터넷 웹진 상태로 〈월간해인〉을 복간해내는 것이다. 합본호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고 또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언제나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올려 놓는 작업이다. 다만 컴맹세대에게는 무용지물인 것이 마음에 걸린다. ‘〈해인〉 보려고 컴퓨터를 아들놈에게 위신 깎여가며 배웠노라’는 열혈 구세대 독자님들의 전화를 받을 수 있었으면 더더욱 좋겠다.
창간 20주년을 맞이하여 ‘원당암 혜암 문도회’의 많은 후원과 신년 광고에 동참해 준 많은 사찰들의 성원에 힘입어 ‘전자합본호’ 제작에 들어갔다. 또 하나의 〈해인〉 창간에 버금갈 만한 불교사佛敎史적인 일이라고 하겠다. 이제 서너달 후면 〈해인〉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20년의 역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된다.(서버가 다운될 만큼의 접속은 사양하겠지만)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20년 동안 교계 내외의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잡지가 창간되고 폐간되는 와중에서 오늘까지 꿋꿋하게 그나마 자기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해인〉이 계속 나올 수 있도록 애써 주신 모든 분들의 側疵恝漬?후원공덕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