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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봉우리는 서설에 잠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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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 스님 추모 - 금허 2002년 02월 240호
저 개인적으로는 큰스님과 잊지 못할
인연이 있습니다. 지난 96년 이 곳 해인사를 찾은
저에게 주신 지도자의 덕목에 관한 큰스님의
말씀을 저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98년에는 길을 가시다가 문득 저를 찾아
‘방생’의 참뜻을 화두로 던져 주시면서 인간방생을 실현하라고 하신 말씀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큰스님과의 이러한 인연은 국정운영을 하는 데
커다란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대통령 김대중-

스님께서는 하필 모든 사람들이 한 해의 고난을
훌훌 떨쳐버리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2001년 마지막날에 저희 곁을 떠나셨습니다.
스님께서 굳이 이 날을 택해 길을 떠나시는 것은
분명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모든 어려움을
멀리 내다 버리시기 위함이라고 믿습니다.
-한나라당 총재 이회창-

요익중생의 대원으로 이 땅에 다시 오시어
사부대중이 청정한 마음을 되찾고 이 사회가
원융화합이 이루어지는 대작불사를
시현하여 주옵소서.
-새천년민주당 대표 한광옥-

스님께서는 조계종이 어려울 때 등대 같은
역할을 하시고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셨습니다.
스님께서 가시고 없는 이 인토忍土의 사바세계는
더욱 허전합니다.
-자민련 총재 김종필-

스님께서 머물다간 공적空寂한 자리에
돌사자 소리 높여 부르짖으니
가야산 봉우리는 서설瑞雪에 잠겼습니다.
-중앙신도회장 백창기-


慧庵宗師何處去
無去無來亦無住 寒風寂廖遠離去
혜암 대종사시여! 어디로 가십니까?
오고감이 없고 또한 머무름도 없습니다.
찬바람은 고요하고 쓸쓸하게 부는데
멀고먼 그 곳으로 가시옵니까?

伽倻樹林無言說 少林衲子焚香淚
曉日鐘聲法界滿 雪浮靑山山鳥
가야산의 수림은 말이 없고
소림의 납자는 분향예배하며 눈물 흘립니다.
새벽의 종소리가 온세상에 가득하니
청산에는 눈이 내리고
산새들은 울부짖고 있나이다.

雪寒風流選佛場
老僧入寂童僧淚
生也死也何處去
선불장엔 설한풍이 휩쓸고
노선사께서 입적하시니
철없는 동승들은
눈물만 흘립니다.
생生이니 사死이니 하는데
어느 곳으로 가셨습니까?

花笑鳥歌風流音
呵呵生死一切煩
꽃이 피고 새가 우니
바람결은 스쳐가고
노랫소리 한창이니
하하! 일체생사도 쓸데없는 것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