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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엄변상도-소나무는 길을 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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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암 스님 추모 - 김종표 2002년 02월 240호
무거운 짐 하나 내려놓고
등이 휜 소나무 아래서
잠시 머물다 떠난 나그네
언제나 푸르던 소나무는
그에게 아무런 말없이
그의 등받이가 되고
벗이 되어 있었다.

나그네는 소나무가 되고자 하였고
소나무는 나그네가 되고자 했다.

바람이 불어
여린 가지가 흔들린 소나무

바람이 불어
낡은 옷깃이 날린 나그네

무無

하늘은 어두워지고
하늘이 어두워지면 더욱 밝은 달

하늘 한번 올려 보고
소나무는 길을 떠나고
나그네는
가벼운 떨림과
달과
바람과 함께
소나무가 있던 자리에
그렇게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