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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도,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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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편집실 1990년 01월 95호
활발해진 설문조사
최근 월간 「대원」(90년 1월부터 「대중불교」로 변화)은 전국의 20대부터 40대까지의 사부대중 젊은 불자 769명을 대상으로 80년대 불교 변화에 대한 불교인의 의식 조사를 실시, 그 결과의 일부가 보도되었다.
이는 89년 11월 24일 대한불교조계종 정기중앙종회에 종회 제도개혁특별위원회(이하,‘제도개혁위’로 약칭)가 설문 분석 1차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보다 앞서 대승불교승가회(이하,‘대승’으로 약칭)가 9월 21일 ‘89 한국승가의 의식 및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보고서’를 낸 데 이은 것으로, 최근 불교계에서는‘여론 수렴’에 남다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불교사회연구소(이하,‘불사연’으로 약칭)에서도 올 4월 8일 월례발표회를 통해‘사회 및 불교에 대한 전국불교지도(재가) 의식 조사연구’발표를 가진 바 있다.
이렇게 89년 한해 동안에 서로 다른 단체, 부분에서 대중 스스로에 의한-특히 설문조사 방식을 통해-한국불교의 진단과 평가를 내리고, 전망을 해 보면서 앞으로‘한국불교의 나아갈 바’를 도모하는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구체적인 계기나 조사 대상, 주요한 조사 내용(목적) 등이 조금씩 다르다.
‘불사연’은 25세부터 50세까지의 법사 청년단체회장, 유관단체 지도자, 활동가 등 현재 지도적 위치에 있는 재가불자 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불교가 민족과 역사 앞에 주체적인 자기 모습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그 존립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입각, 한국불교의 나아갈 길을 밝히고 불교의 주체적인 자기 모습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노력의 하나”로써 이 조사를 하였다고 한다.
‘대승’은 그 전까지 쉽게 엄두도 못내던 전국의 스님 수백명(정확히 6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마쳤을 뿐만 아니라, 방대한 보고서(19x26cm, 190쪽)로 교계에‘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불교 개혁에 대한 논의에 앞서 승려들의 의식구조와 의견을 종합 수렴하고 점점 고양되는 불교 자주화 열기와 불교 개혁의 단초 마련을 위한 목적”으로 조사작업을 했다고 한다.
‘제도개혁위’는 83년 비상종단 출범 후부터 인구에 회자되는 ‘제도 개혁’을 위해, 88년 11월, 정기 종회에서 만든 특별위원회이다. 이‘제도개혁위’는 이번 정기국회에 종래의 사대부중 방식의 종단 구성보다, 출가하여 수도와 교화에 전념하는 성직자 집단, 전문적으로 포교와 불교 사업에 전념하는 교역자 집단, 재가신도 집단 등과 구분되는 육부중 방식의 주장을 담은‘제도개혁연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사부대중 1,0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대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의 내용은 ‘대중불교’ 1월호에 자세한 지면 보도예정이라고 사전 자료 유출을 차단한 관계로, 89년 l2월 20일 불교신문 보도에만 의존한 형편이다.
세기말 분위기와 함께 유래가 없는 격동이 예상되는 90년대의 시작점에서, 이들의 설문조사를 다시 검토해보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리라고 본다.

고조되는 한국불교의 위기
‘대승’, ‘불사연’, ‘제도개혁위’, 공히 한국불교(승가)의 사회적 위치 및 영향력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75% 이상이 지도적 위치에 있지 않다고 하거나 정부나 사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대원」에서 지난 10년간 한국의 민주정치 발전 과정에 대해 불교계의 기여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거나 극히 미진했다(89.6%)고 평가했으며, 사회 정의 구현에 대한 기여도에서도 적극적으로 헌신했다(4.9%) 보다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45.2%)가 훨씬 높다. 이렇듯 민주정치발전과 사회정의 구현에 기여하지 못한 원인으로는 종단 및 행정체계의 인식 부족(39.2%), 불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부족(25.3%), 스님들의 적극성 부족(24%) 등으로 꼽았다.
한편 불교 종단과 정치권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또는 대체적으로 정권에 예속. 이용되고 있다는 판단이 69.8%로 그렇지 않다는 10.1%를 압도하고 있다(‘대승’조사). ‘불사연’ 조사에서도 ‘불교가 정권으로부터 벗어나 자주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맞다(60.3%)가, 종단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18.25%)와 간섭받지 않고 있음(2.28%)을 볼 때, 불교인의 60~70%는 정권에 예속. 이용되고 있는 불교가 자주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불교 종단이 권력에 예속된 이유로는 관에 의지하려는 종단의 속성(57.7%)과 한국 불교의 전통(7.8%) 등의 내부적인 원인(65.5%)이, 정치 권력의 압력(28.9%) 등의 외부적인 원인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한국불교는 사회적 위상이나 역할이 매우 낮으며, 많은 사람들이 지탄해 왔던 독재권력에 조차 예속되어 종교로서 갖는 도덕성이나 정당성에 많은 상처를 주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의 장래에 대한 희망은 높은 편이다. ‘불사연’의 불교 중흥에 대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 가능(38.88%)파 어렵지만 가능(53.95%)을 합치면 대부분(92.83%)의 재가불자 지도자들은 불교 중흥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 ‘대승’의 경우 20년 이후의 한국불교의 전망에 대해서는 매우 희망적(10.2%), 어렵지만 조금씩 나아질 것(55%)으로 다수(65.2%)는 밝은 전망을 하고 있으나, 별 차이가 없거나 쇠퇴(34.9%)도 만만치 않아 재가불자보다 스님들이 훨씬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계속해서 ‘불사연’은 불교 중흥이 가능한 이유로는 재가불자들의 보살행과 의식있는 젊은 불자들의 많은 증가 때문(46.82%), 부처님 사상의 위대함과 옳기 때문(41.26%) 들이 비슷한 비율인 반면에, 스님들의 높은 중흥 의지 때문이라고 대답한 재가불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보고한다. 다음 문제인 불교중흥을 이룩할 주체로서도 현재 재가불자 지도자들은 승속을 막론하고 투철한 주인의식 및 사명감을 가진 사람(88%)을 꼽았다.
셜문조사는 어떤 가설을 설정하고 그것의 증명을 위한 행위로도 가정할수 있는데 이 때는 조사자의 주관과 입장, 목적이 강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런사정을 감안해도 현재 한국불교와 함께 스님들에 대한 위기(재가불자들의 견해)는 누구도 선뜻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불교의 사회참여와 의식
불교의 사회참여(대사회적 활동)에 대한 질문에 재가불자(‘불사연’조사)는 절대다수(84.92%)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해결방안까지 제시하고, 재가자는 참여하되 스님은 초연해야 한다는 의견과 개인 자격은 무방하나 집단행동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각각 3.9% 나왔다. 같은 질문에 승가
(‘대승’조사)는 적극참여(64.4%)가 재가불자보다 떨어지고 사회활동은 포교로 한정시키고(17.6%), 수행에만 전념해야(l4.5%) 한다는 수도 적지 않았다.
불교의 사회 활동 참여가 적은 이유로는 ‘대승’조사에 의하면 수행 풍토(55.7%) 내부혼란(32.4%), 정치권력과의 관계(11.7%) 등을 꼽았고 ‘불사연’조사에 의하면 스님들의 의식 결여(60.31%), 사회참여보다 개인수행이 더 중요(10.31%), 불교사상 및 전통이 본래 그래서(3.17%)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대목의 재가불자들의 문제 진단 인식에는 큰 문제성이 있는 듯하다. 불교의 사회참여는 재가불자들 스스로도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항 자체에도 문제가 있으며 스스로를 더욱 반성하면서 타인을 비판할 때 설득력이 강함은 어디에서나 보편적인 진리이다.

‘불사연’의 불교가 한국사회에 참여한다면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급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민족 통일(31.74%), 사회복지 운동(19.84%), 인권 운동(7.9%), 사회 민주화 운동(3.96%), 반전반핵 평화 운동(2.38%), 공해추방운동(2.38%)올 꼽았고, 모두 다해야 한다(34.12%)를 포함하면 재가불자들은 통일운동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불교계 잡지와 신문에서 80년대 불교계 10대뉴스(사건)를 선정하면서 꼭 빠지지 않았던 ‘민중불교운동’에 대한 스님들의 견해(‘대승’조사)는 퍽 의외였다. 필요하다(50%)와 적극 참여(19.8%)를 합하면 과반수가 훨씬 넘는 수(70.1%)가 참여반대(14.6%)를 압도적으로 누르면서 민중불교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고 이 운동을 하고 있는 스님들에게 지지만을 보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회참여 스님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반수 이상이 수행인의 자세가 부족함(56.1%)을 들었고, 대중적 참여 부족(15.5%) 급진적 성향(14.5%), 사회활동 편
향(13.7%) 등을 비판했다.
남북분단의 원인으로는 민족 내적 자주척 역량 결여(41.3%)와 미국 등 서구의 분할지배정책(27.1%), 동서 이데올로기 대립(24.2%) 등으로 나타나 내-외적 요인 모두가 비등하게 지적됐다.
민족자주와 통일에 대해 불교는 적극 참여하여 해결(80.95%)하거나 관심을 가져야 한다(11.90%)고 대답했다(‘불사연’조사).한반도 통일 논의에 대해 불교도(‘대원’조사)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70.11%)고 말하고 스님들은 통일에 대해 가능하다( ‘대승’조사, 68.9%)가 불가능(18.8%)올 압도한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그동안 불교계가 민족의식이 특출하다는 세인의 평을 확인했다. 불교의 사회적 영향력 및 불교문화 민족문화의 상대적 쇠퇴 원인에 대한 미국의 정책과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스님(‘대승’조사, 69.2%), 재가불자( ‘불사연’조사, 92.84%)로 나타나 불교도 대다수가 미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스님들은 지금 바로 철수(12%)와 점차적으로 철수(61.1%)를 합하면 존속해야 한다(14.5%)는 주장보다 네배가 많다( ‘대승’조사). 또 재가불자들은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민족통일과 불교 중흥에 도움(50%)이 되고 민족의 모든 면에 이익(14.28%)이라고 답했다.
반면에 계속 주둔해야 한다(7.14%) 통일에는 도움되나 불교와무관(5.44%), 북한에만 이익을 줄 뿐 불교는 손해(2.38%)는 저조한 견해로 나타났다( ‘불사연’조사).
핵무기 및 핵발전 폐기에 대해서도 스님들은 점차 폐지·철수(47.5%)가 존속(32.2%)을 앞질렀다.
극히 최근에야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북한불교에 관해서는 북한에도 사찰과 승려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59.52%)라고 한 반면에, 직접 보지 않아 무어라 말할 수 없음(17.46%)과 선전용 위장이므로 믿을 필요가 없다(13.48%)고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