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자네와 나 근본에 의지한 도반이거늘 본분상에 사제지간이 어디 있겠소! 그러나 사바의 인연따라 가야산 푸른소나무 아래에서 나는 은사가 되었고 당신은 상좌가 되었지만
이렇게 짧은 사제지간이 되었구려!
종명 수좌!
생사란 본래 둘이 아니라고 한다지만 갑자기 당한 임종 앞에 얼마나 당황하고 놀랬겠소.
종명 수좌여!
생사 없는 도리를 분명히 알았다면 말하지 않겠거니와 만약 알지 못하였다면 지금 절실히 필요한 그 한 물건(一物)이 무엇이겠소?
이제 이 자리에서 많은 결제대중과 부모형제들이 모여 일심으로 독경하는 금강경의 사구게를 깨달아
이를 일물一物로 삼아 대자유를 누리시고 유유자적하소서.
종명 수좌!
영정 앞에 마주 앉은 자네와 나.
이제 이 시간을 끝으로 우리의 인연을 회향해야 한다니 참으로 숨이 막히는구려.
부디 속환사바速還娑婆하여 우리 다시 한 번 함께 걸망을 메자꾸나!□
49재날에 은사 선각은 애사哀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