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園)의 기수(祇樹) 화림굴(花林窟)에서 큰 비구 천이백오십 인과 함께 계시었다.
이와 같이 한역 경전은 ‘如是我聞’으로 첫머리가 시작되는 것이 상례다. ‘이러한 내용을 내가 들었다’는 것은 진리의 내용, 우리들이 믿고 실천해야 할 중요한 교리와 실천의 덕목들을 줄인 말이다. 만약 이러한 좋은 내용이 아니라면 구태여 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해서 진리의 말씀이 아닌 것을 듣는다면 수행자에게는 시간의 낭비일 수도 있다. 그것은 분명히 중요한 것이고 듣지 않을 수 없는 당위생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하여 예부터 이 부분을 육성취(六成就) 가운데 신성취(信成就)로서,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가섭존자가 우두머리(上首 : 주최자)가 되어 필발라굴에서 제일회 결집을 할 때에 아란이 경을 외어(발표자)내면서 아란 자신이 부처님께 법문을 들었다고 밝혀서 자신의 말이 아님을 증명하고 또 믿음의 표시를 한 것이다.
때에 여러 비구들은 걸식한 뒤에 화림굴 강당에 모여 서로 의논하고 있었다.
비구란 원래 걸사(乞士)라고 한다. 수행을 위하여 세속의 명리를 버리고 출가하였으므로 그들의 생활은 검박하고 집착이 없는 단순한 삶으로서 해탈을 위한 공부만이 그 생의 목적으로 삼는 이들이다. 수행자들은 모이면 진리에 대한 말을 하는 일과 그 외에는 침묵으로 수행하는 일이 있을 뿐이다. 참으로 단순한 생활이다. 그러한 삶을 살아보지 않는 이들은 하루가 지루하고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대자유자재를 살려는 이들에게는 참으로 꼭 맞는 생활이 되는 것이다.
여러 어진 비구들이여. 오직 무상존이 가장 기특하시다. 신통은 멀리 통달하시고 위력은 넓고 크시다. 과거의 무수한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어 모든 결사를 끊고 희론을 없앤 것을 아시며 또 그 부처님들의 겁수의 많고 적음과 명호와 성자와 태어난 종족과 잡수시는 음식과 수명의 길고 짧음과 받으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아신다. 또 부처님들은 어떠한 계를 가지고 어떠한 법을 가지며 어떠한 지혜를 가지고 어떠한 앎을 가지며 어떻게 하셨는가를 아신다. 어떤가 모든 어진 비구들이여 여래는 법성을 잘 분별하시기 때문에 이런 일을 아시는가.
부처님에 대해 찬탄을 하는 부분이다. 당시의 제자들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이 모든 결사를 끊고 필요없는 말을 하지 않으시며 열반에 드신 것임을 잘 알고 찬양하신 것이다. 이에 부처님은 비구들의 뜻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착하다 비구들이여. 너희들도 평등한 믿음을 가지고 집을 떠나 수도하고 있다. 대개 행해야 할 일에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모든 성현들이 법을 강(講)하신 일이요, 둘째는 그분들이 침묵하는 일이다. 너희들의 이야기도 바로 그러한 것이어야 한다. 여래의 신통과 위력은 넓고 커서 과거의 무수한 겁의 일을 아신다. 그것은 법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또모든 천인들이 와서 말하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너희들은 여래가 모든 부처님들의 인연을 아시는 사실을 듣고 싶어 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내 말해 주리라.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의 마음을 살펴 다 아시고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것들을 잘 가리고 또한 그 부처님들의 겁수의 많고 적음과 명호와 성자와 태어난 종족과 잡수시는 음식과 수명의 길고 짧음과 받으신 괴로움과 즐거움을 아신 것이다. 또 어떤 계를 가지고 어떤 법을 가지며 어떤 지혜를 가지고 어떤 앎을 가지고 어떻게 하셨는가를 잘 아신 것이다.
비구들이여. 지금부터 91겁전에 비바시여래지진등각이, 그 다음 31겁전에 시기여래지진등각이, 31겁중에 비사바여래지진등각이 세상에 나오셨다. 비구들이여 또 그 다음에는 현재의 현겁중에 구류손부처님, 구나함부처님, 가섭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리고 나도 지금 이 현겁중에서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각 부처님의 수명과 종족, 성도하실때의 나무, 제도한 제자의 수량, 상수제자와 시자 그리고 각부처님의 부모의 명자와 다스린 나라가 있다. 이러한 종족등의 모든 사실을 밝힘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자 한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부처님의 공통된 법을 알라. 비바시보살은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들때 바른편 옆구리로 들어가 바른 생각은 어지럽지 않았다. 그 때문에 땅은 진동해 큰 광명을 놓았다. 그래서 해와 달이 미처 가지 못하는 곳들도 모두 큰 밝음을 입었다. 큰 어두움속에 있는 지옥의 중생들도 모두 큰 밝음을 입었다. 큰 어두움속에 있는 지옥의 중생들도 각각 서로 볼 수 있어 그 사는 곳을 알았다. 그때에 그 광명은 악마의 궁전까지도 비추었다. 제석천을 비롯한 하늘과 범천과 사문과 바라문 및 그 나머지의 모든 중생들도 모두 큰 광명을 입었다. 그래서 모든 하늘의 광명은 자연히 나타나지 못했느니라.
여기에서 우리는 모든 부처님들의 입태의 과정을 알게 되고 모든 부처님들이 보처보살로 도솔천에 계시다가 하강하여 입태하게 됨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입태는 천지에 광명을 놓아 지옥에서부터 천상세계에까지 무루 미침을 표현함이다.
비구들이여. 비바시보살이 모태에 계실 때 생각을 오로지 해서 어지럽지 않았다. 거기 사천자(四天子)가 있어 각각 창을 잡고 그 이를 호위했다 그래서 사람이나 혹은 사람아닌 것들이 그를 침로하거나 해치지 못했다. 어머니의 몸은 편안하고 아늑해 아무런 괴로움도 걱정도 없고 지혜는 더욱 더해갔다. 어머니는 스스로 자기 태를 관찰했다. 보살은 온몸의 모든 부분이 원만하여 자마금처럼 흠도 티도 없었다. 마치 안목있는 사람이 유리를 관찰할 때 안팍이 밝게 트이어 아무 장애가 없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마음은 밝고 깨끗해 아무런 욕심도 얼어나지 않고 또 애욕의 불길에 마음을 태우지도 않았다.
그 어머니는 오계를 받들어 가져 깨끗한 행은 밝고 엄정하며 신심이 돈독하고 남을 사랑하였다. 모든 착함을 성취하고 편안하고 즐거워서 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에 났다.
여기에서는 부처님이 모태에 처해 있을 때 지혜를 증장시키고 환경이 깨끗하고 맑았음을 밝히고 있다. 이는 모든 부처님이 출현하시려면 이러한 환경과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사실도 아울러 밝히는 부분이라 하겠다.
비바시보살은 세상에 나올 때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다. 그 때문에 땅은 진동하고 광명이 널리 비치었다. 어두운 곳들이 모두 밝음을 입은 것은 처음 태에 들어 갈 때와 같았다.
비바시보살은 세상에 날 때 고요한 마음을 오로지 해서어지럽지 않았다. 때에 보살의 어머니는 나무가지를 잡아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았다. 때에 사천자는 향수를 받들고 어머니 앞에 서서 말했다.
“그렇습니다 하늘 어머니여 지급 거룩한 아드님을 낳으셨읍니다. 걱정하지 마소서.”
보살의 몸은 맑고 조촐해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다. 마치 안목있는 사람이 깨끗하고 밝은 구슬을 흰 비단 위에 던짐과 같아서 서로 더럽히지 않나니 그것이 다 깨끗하기 때문이다. 보살이 태에서 나오는 것도 또한 그와 같았다. 보살이 오른쪽 옆구리로 나와 땅에 떨어지자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아무도 부축한 사람이 없었다. 두루 사방을 둘러보고 손을 들어 말했다.
“천상천하에서 오직 내가 가장 높다. 중생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제도하려 하노라.”
그 때에 두 샘물이 솟아났다. 하나는 따뜻하고 하나는 찬것. 그것으로 목욕물을 바친 것이다. 이것으로 일체지를 목욕시켰다.
부처님은 모두 이처럼 탄생하시게 된다. 이미 보살로서 모든 것을 갖추는 것이다. 그후 사분유관과 출가 그리고 항마와 성도에 대하여서도 자세히 밝히며 전법륜과 열반의 내용을 밝혀 불타관을 밝혀주고 있다. 이와 같이 부처님에 의하여 불교는 일어난 것이므로 부처님의 생애에 대해 밝힘으로써 모든 경전의 근본이 된다고 보아 대본경(大本經) 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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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취(六成就) : 신(信), 문(聞), 시(時), 주(主), 처(處), 중(衆)을 말한다. 모든 경전의 첫머리에 이 여섯 가지를 갖추어 있다. 이 육성취는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근거를 드는 보기이다. 첫째, 믿을 바의 부처님의 가르침을 표현한 信. 둘째, 들은 자들을 대표한 아란의 입장을 밝힌 聞. 셋째, 경을 설하셨던 시기를 분명히 한 時. 넷째, 법문을 말씀하신 주인인 부처님을 主. 다섯째, 법문을 하실 때의 장소인 處. 여섯째, 그때 함께 법문을 듣던 사람들인 衆. 이같이 이천 오백여년전에도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앞에 제시한 기술(記述)은 불경이 처음이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