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고려대장경연구소의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이달의 이야기 - 김재성 2002년 01월 239호
2002년 3월이 되면 고려대장경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발족된 지 10돌이 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고려대장경연구소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가장 큰 변화라면, 지난 12월 10일에 6년 동안의 이태원 시절을 마감하고, 안암동 대원암 경내에 위치한 옛 중앙승가대학교 비구니 수행관 자리에 새 둥지를 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 연구소가 지난 10년 간 어떤 역정을 밟아 왔는가 하는 것을 연구소 연혁을 통해 되돌아보고, 연구소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정리해 본 후, 앞으로 연구소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연구소의 발자취
고려대장경연구소는 1993년 3월 고려팔만대장경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발족하였습니다. 그 이후 9년 10개월 동안, 많은 분들이 혼신의 힘을 쏟아 고려대장경 전산화를 비롯한 많은 불사를 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 <금강경 색인·검색> 프로그램 개발, 《선문정로》 연구 프로그램 발표, 《고려대장경 해제》(전6권) 출간, 《고려대장경 이체자전》 출간 등이 가시적인 업적이라고 하겠습니다.

고려대장경 전산화본
그리고 지난 일년간 진행해 온 일들을 정리하면 현재 연구소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해, 연구소가 당면한 가장 큰 일은 2000년 12월에 나온 전산화본의 업그레이드판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고려대장경 전산화본 2000 CD(Tripitaka Koreana 2000, 약자로 TK2000)는 처음부터 설치가 잘 되지 않아 사용하기 어려운 판이었고, 연구소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전반기를 보내었습니다. 2001년 6월에 나온 TK2001은 TK2000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나온 것입니다. 이 업그레이드 작업은 현재 교정 중에 있는 TK2002로 일단 마무리되어 2002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재 전산개발실에서 대석 스님을 중심으로 한 연구원들이 사용하기 좋은 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전산화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는 고려대장경과 신수대장경을 비교해 가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미 어느 정도 작업이 정리된 고려대장경 표점본도 현재 공개될 날을 기다리며 거듭 교정작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통합대장경
2001년 5월에 동국대학교에서 있었던 EBTI 학술대회에서 우리 연구소는 TK2001과 함께 XML로 가공한 전산화본 《법화경》을 소개하였습니다. 제가 전체 책임을 맡았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가장 기초적인 분석을 한 《법화경》이 소개되었습니다. 고려대장경 텍스트본과 이미지본, 신수대장경, 북한의 선역본, 산스크리트본, 산스크리트본의 영역본을 상호 연결하여 통합대장경의 한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시도에 불과한 작업이었고 그 후, 보다 의미있는 문서유형정의(Document Type Definition, DTD)를 개발해 가며 새로운 마크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02년도에는 전산화본 《법화경》을 윤문판 《법화경》과 함께 출판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된 일로 불교 진각종의 소의경론의 전산화를 진각종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불교문화지도
연구소에서 또 한 가지 중점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는 일로 세계전자문화지도협의회(ECAI)와 관련작업으로 한국불교문화지도를 만드는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벌써 몇 차례 ECAI 국제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적이 있는 이 사업은 허인섭 학술부장이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12월 멕시코로 가서 연구소에서 진행중인 여러 작업 가운데 문화지도와 관련된 분야를 소개하고 왔습니다.

이외에 연구소에서는 구례 화엄사 화엄석경과 관련해서 화엄사와 함께 화엄석경을 탁본하고, 디지털화하여 현재 판독 가능한 부분을 60권 《화엄경》과 대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해인사의 경판을 디지털화하는 것도 진행하고 있는 큰 작업 중의 하나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1998년 이후 진행해 온 학술세미나 성과를 책으로 엮어냈고, 《고려대장경이체자전》을 만든 일도 연구소가 해 온 출판사업입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이러한 일들은 불전의 전산화와 불교문화정보의 전산화와 관련된 일들입니다. 연구소는 이러한 일들을 해 왔고 2002년도에도 이 불사는 이어질 것입니다.
지난 여름 새로이 부임하신 부소장 종월 스님은 종림 스님을 도와 이러한 불사에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전산팀과 통합대장경팀, 문화지도팀으로 이루어진 학술부 그리고 캠페인과 대외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사업부와 법인 업무와 연구소의 제반 살림을 맡고 있는 사무국(현재 20여명)의 인력이 힘을 모아 불사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미래
현재 우리에게 전해 오는 고려대장경을 완성하는 데 16년이 걸렸습니다. 연구소는 부족하지만 8년 동안 한문본 고려대장경을 전산화하는 일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습니다. 이제 교정작업을 거친 한문본은 2002년도에 쓸 만한 모습으로 여러분에게 선보일 것입니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많은 분들이 쉽고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우리말 대장경을 만들어 전산화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2001년에 완간한 동국역경원의 한글대장경(317권)은 우리가 현재 접할 수 있는 한글본 대장경입니다. 역경원에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교정·윤문 작업과 함께 한글대장경을 전산화하려는 계획하에 새로운 불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고려대장경연구소에서는 한글 세대와 통일 세대를 위한 통일우리말대장경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몇 년 전부터 해 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소개한 북한 사회과학원의 팔만대장경 선역본(전 17권)은 이러한 작업의 초석입니다. 한문 원전의 의미를 쉽고 정확하게 전해 주는 우리말대장경 불사는 연구소가 앞으로 몇 년을 투자하려는 또 하나의 불사가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불교문화를 디지털화하여 세계에 소개하는 작업 역시 고려대장경연구소에서 힘을 쏟고 있는 중요한 불사입니다. 불교문화는 물론 한국문화 전체를 시야에 넣고 있는 것은 우리 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알리려는 노력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해인사에 잘 보존되어 온 대장경판을 디지털로 탈바꿈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불전을 접할 수 있게 해 온 연구소의 불사는 이처럼 우리말대장경 불사와 문화지도 불사로 이어져 나갈 것입니다. 연구소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나 새소식은 홈페이지(www.sutra.re.kr)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