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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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실천자들 - 편집실
1997년 11월 189호
허공虛空 속에서 허공은 잡을 수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허공은 무현無限이며 무궁無第이다. 안팎이 없으며 생멸生滅의 존재조차 흔적이 없다. 하고자 함도 없고, 있고자 함도 없다. 보살의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에 허공과 같이 존재한다. 마치 허공과 같이 보살의 마음은 능히 어느 곳에나 자재自在하고 있다.
허공장은 범어로 Grganagaibha라 하며 공혜空慧를 창고에 간직함이 마치 허공과 같음을 말한다. 보살의 공덕 역시 허공과 같은 무상한 자비를 실천함을 일컬음이며 복福과 지혜를 실천함이 마치 큰 하늘과 같으므로 허공장이라 하는 것이다. 보살의 지혜와 자비는 광대무변하나 그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 어느 곳에도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것이 보살의 공덕이며 보살의 지혜이다.
「주유경注維經」에 이르기를 허공장보살은 실상혜장實相慧藏이 허공과 같다고 하였으며,「천수경千手經」에는 공혜로 중생을 관觀하시는 보살이라 하였다. 「대집경大集經」에도 허공장보살의 공덕에 대해 전하고 있다.「대일경大日經」에 나타난 바 보살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선백의蘇白衣를 입고 왼손에 연꽃을 들었으며 꽃 위에는 대도인大刀印이 있고 그 연꽃 위에 보살을 따르는 권속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표현한다고 전한다. 큰 칼은 지혜의 표식이며 백의는 맑고 깨끗하여 티가 없음을 말한다. 허공장보살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모신 예는 없으나 이와 같이 여러 경에서 전하고 있다. 이는 다분히 밀교의 영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허공에는 분별이 없으나 그 안에는 흘러가면 바람과 곧 쏟아질 단비, 오색의 무지개와 둥근 달빛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나가면 그뿐인 허공의 자취를 어떻게 중생의 마음으로 찾아낼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