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이 가면 저년이 오고 저년이 가면 새년이 오네.
가는 년年 잡지 말고 오는 년年 맞이하세.
이 정도면 오는 년年에 대한 기막힌 연하 인사다. 나 또한 붓을 들어 화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림 한 점 그린 후 이렇게 적었다.
새년 인사는 잘 받았네. 잡년 되지 않도록
새년 잘 다스리세. 참 좋은 년이네.
그 해는 정말 신나는 년年이었다. 88년도이니, 모처럼 쌍년年과 놀 수 있었다.
스님 한 분을 알고 있는데, 이 스님은 온갖 년蓮들을 다 좋아한다.
밤새 그 년들을 기다렸다가 아침에 일보고 돌아오는 스님이다.
어떤 날은 그 년들 얼굴도 보지 못했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그래도 그 년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스님은 오늘도 이년 저년 찾아다닌다.
그러다 이 스님 눈에 찍히기만 하면 바로 작품으로 걸리는 년이 된다.
이 스님 입담이 참 걸다. 옆에서 들으면 무슨 욕을 하는 것 같다.
혼자 피는 연蓮을 보면, 고孤얀 년!
둘이 피어 있으면, 쌍년!
무더기로 피어 있으면 잡년이고 잘 떨어지지 않으면 아주 독한 년이다.
어쩌다 망가지면, 조진 년이 된다.
한 번은 꽃이 다 죽었더란다.
그래서 나온 말, 썩을 년!
이 스님은 연꽃이 좋아 카메라를 들고 전국 곳곳을 다니는 연꽃에 미친 사나이다.
그런 탓에 스님들은 그를 이렇게 부른다.
“이년 저년 다 좋아하는 연蓮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