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을 좀더 새롭게 선보여야 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강박관념이다. 읽는 잡지에서 보는 잡지, 종교잡지에다가 문화잡지의 성격까지 가미시켜야 한다. 신세대의 감각도 맞추어야 하고 전통문화권도 함께 아울러야 한다. 본래 기능인 ‘포교에 더 신경 쓰라’는 절집안 보수층의 요구도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다가 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 되기 쉽상이다. 그래도 오늘까지 큰탈없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어쨌거나 신년호부턴 볼거리를 좀 많이 만들어야겠다. ‘신화엄변상도’라는 이름으로 서정적인 다색판화와 ‘영지影池’라는 제명의 전통적인 사진기사에 지면을 대폭 할애하였다. ‘호계삼소’, ‘나의 행자시절’ 등은 주제가 있는 심층취재로 사람냄새가 물씬 나도록 좀더 애를 써야 할 것 같다. 현장감 있는 발로 쓰는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정형화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해인리포트는 미래사회의 관심사 중의 하나인 환경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불교적 대안을 창출하는 데 일조를 하고자 한다. 그리고 선종 정통 수행법인 ‘간화선’도 더욱 선양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불교권 밖의 고전 자료 발굴을 통하여 해인사를 한 번 비추어 보고자 한다. 남의 거울을 통해서 우리를 비추어 보는 것도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결국 사람의 문제이다. 편집장 및 편집위원을 지냈던 중진·어른 스님들은 오늘의 ‘해인’이 있게 해 준, ‘해인’의 보이지 않는 호법신장님들이다. 그리고 그 정신을 오롯이 이어가며 제방에서 각자의 몫을 다하면서 아울러 늘 ‘해인’을 위해 무거운 짐을 마다하지 않는 현 편집위원들의 숨은 원력은 너무도 크다. 한 달에 한 번 전화 목소리로 대면하지만 마감시간 어기지 않고 꾸준히 연재를 해 주시는 역량있는 필자님·사진작가·해인기자님들은 재주없는 편집장에게 더없는 보배들이다. 그야말로 꽃보다 사람이 더 아름답다는 말의 의미를 알게 해 준다. 입력과 교정 그리고 제작 인쇄의 궂은 일을 맡아 준 여래가족들은 더없는 도반들이다.
그리고 늘 조언과 비판 그리고 후원을 아끼지 않는 해인독자님들께도 한 해를 마감하면서 두 손 모아 감사를 드립니다. 소원 성취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