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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사찰기여도 높은 만큼 각종 생태프로그램 운영은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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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편집실 2001년 11월 237호
67년 지리산 최초 지정
국립공원제도는 1872년 미국이 세계 최초로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을 지정하면서 태동하였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유럽에 비해, 상대적인 문화자원이 빈약했던 미국으로서는 광대한 자연의 신비를 영원히 보전하고 자연생태계를 보호함으로써 영속적으로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랑거리를 내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이후 국립공원제도는 급속한 산업화와 자연환경의 훼손으로 인하여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에 따라 140여 나라에서 1,400개소가 국립공원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1940년대 일본의 국립공원제도 도입 이후 금강산과 지리산, 한라산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기초조사 중 일본의 패망으로 무산되었다가 1967년 12월 27일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 공고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전국의 이름난 명산과 해안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함으로써 현재에는 모두 20개의 국립공원이 지정·관리되고 있다. 현재 환경부나 자연보존협회에서 지정한 희귀동·식물의 약 70%가 국립공원구역에 서식하고 있으며 문화재보호법에 의하여 지정된 천연기념물이나 천연보호구역 중 상당수가 국립공원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사적·명승 6개소 중 3개소가, 명승 8개소 중 6개소가 국·도립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최초의 국립공원정책은 국민의 이용증진이 주요 목적이었다. 당시 주무부처가 건설부였으며, 주요 사업으로서는 도로신설 및 포장, 각종 휴양 편익시설의 설치가 국립공원 사업의 전부였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주요 명산의 진입로에 위치한 사찰 주변은 급속하게 휴양지, 관광지가 되었고, 이에 따른 개발정책으로 인해 국립공원지역은 지정 이전에 비해 급속한 훼손이 이루어졌다.
1980년에 이르러서야 자연공원법을 제정하여 1987년 전문관리기구인 국립공원관리공단을 설립하였고, 1991년 국립공원 관리부서도 개발 위주의 건설부에서 내무부로 바뀌었다. 내무부 이관 후에도 지방경제활성화 차원의 국립공원 개발정책이 추진되면서 국립공원의 훼손과 파괴가 갈수록 심해져, 1998년에는 국립공원 관련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되었다.

국립공원에서의 사찰의 비중
우리 나라 국립공원의 면적분포를 본다면, 육상면적을 기준으로 국·공유지는 57.1%, 사유지는 36.4%, 사찰소유지는 8.3%에 이른다. 한라산 국립공원의 경우 산악형 국립공원이면서도 국유지 면적이 약 98.78%를 차지하고 있으나 지리산, 계룡산, 속리산, 내장산, 북한산, 치악산 국립공원 등은 사유지면적이 35∼40% 수준이다. 더욱이 지리산, 속리산, 내장산, 가야산, 오대산, 주왕산, 월출산 국립공원 등은 사찰소유지가 전체의 14∼41% 수준이다. 특히 속리산과 가야산의 경우는 집단시설지구 면적 대부분이 사찰 토지이다. 이는 국립공원에 대한 사찰의 기여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진입로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용 가능한 국립공원 내 지형은 거의 사찰소유여서 실제 사찰비중을 따진다면 60-80%선이라는 예상이다.(이에 대해서는 조계종 총무원 차원에서 국립공원 내 사찰의 가치와 비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나라 국립공원은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여 볼 때 순수 자연생태자원의 보호보다는 자연환경과 문화환경이 어우러진 경관지로서 그 가치와 특수성을 지닌다. 불교는 삼국시대에 전래된 이후 1,600여 년간 명산의 자연을!
기반으로 최소의 전각과 시설을 설치하고 불교 고유의 청빈하고 검소한 수행양식을 유지해 오면서, 산림과 자연을 보존해 왔다. 숭유억불정책에 의해 불교가 외형적으로 쇠락했던 조선시대에도 각 사찰마다 산감山監 제도를 두어 산림을 지속적으로 보전, 감시해 왔으며 산불시마다 스님들의 노력에 의해 명산들이 잿더미의 화에서 벗어난 많은 일화들이 승가에서 전해져 오고 있다. 특히, 전 국토가 전쟁의 참화를 당한 나라에서 국립공원을 지정할 수 있는 산림과 자연이 보전되어 온 것은 스님들과 신도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국립공원제도는 제도의 모태인 자연공원법에서 규정하고 있듯이 자연환경과 문화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는 사찰을 중심으로 하여 지정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재에도 사찰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환경부가 관리할 수 없는 자연생태계와 문화유적, 야생동물의 관리에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시설물 부지 제공 및 이용객의 편익제공 등 국립공원관리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생태주의 시대의 사찰과 국립공원
국립공원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우리 나라의 국립공원이 그 가치에 맞는 체계적인 관리가 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무부서가 환경부로 바뀐 이후에도 국립공원은 여전히 개발과 주민생활의 제약으로 일어나는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외에 국립공원의 주요 문제는 자연공원법체계, 국립공원청의 역할을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위탁, 국립공원입장료에 대한 지나친 의존(약 250억원. 국가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입장료 제도를 폐지할 수 있음), 사유지 과다로 인한 국립공원 구역조정 등의 어려움 등이다.
특히, 건설부 시절 국립공원의 개발을 위해 제정되었던 자연공원법은 국립공원의 체계적 관리를 제약하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현재, 자연공원법에는 스키장과 골프장을 제외한 모든 체육시설과 항만, 군사시설, 도로, 케이블카 등 거의 모든 시설의 설치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물놀이를 위한 선유장 등도 포함되어 있어 개발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해인사 골프장, 무주리조트 건설로 인한 덕유산의 파괴, 각종 온천개발 및 케이블카 건설로 인해 국립공원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로 다른 가치와 이용형태를 가지고 있는 국립, 도립, 군립공원을 자연공원법 내에서 차별없이 규정하고 있어 도립, 군립공원에서 적용되는 행위는 모두 국립공원 내에서 적용되고 있다. 법학자들에 의하면 자연공원법은 환경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자연환경보전법 등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발법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현재의 관리이념에 맞게 뜯어고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98년 11월 국립공원 관련 3개 학회와 14개 시민환경단체가 모인 국립공원 정책포럼에서 자연공원법을 대신하는 ‘국가공원법’?
?제정과 국립공원청의 신설을 통한 국가의 직접적 관리를 주장한데 이어 2000년 9월 참여연대와 조계종간의 ‘사찰문화재관람료와 국립공원 입장료의 합동징수’를 둘러싼 제반 정책문제를 해결하고자 구성된 ‘국립공원제도개선 시민위원회’차원에서의 국가공원법 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국립공원 관리와 발전방향을 둘러싼 논란은 결국, 국립공원 정책이념의 문제로 귀결된다. 정부 차원에서는 보전해야만 할 자연환경과 문화환경을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국립공원의 이념을 분명히 해야 하며, 국립공원청을 설립하여 산림은 산림청에서, 문화재는 문화재청에서, 국립공원 점·사용허가 및 시설 설치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정책결정은 환경부에서, 해양국립공원은 해양수산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시스템을 통합해 관리하여야 한다. 또한, 현재 형태의 고립된 생태섬이 되어가고 있는 국립공원을 백두대간을 중심축으로 하여 자유로운 동식물의 이동통로를 확보하고 자원을 관리하여야 한다.
사찰은 국립공원에서 사찰이 차지하는 비중과 자연생태적 사상관을 내세운 종교로서 자연보전과 문화유적을 보호하고 계승·발전시키는 데 더욱 앞장서야 한다. 특히, 사찰탐방객에 대해서는 예약시스템 등의 도입을 통해 적절한 인원을 유지하여 수행환경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고, 탐방객에 대해서는 전통문화 강좌, 사찰문화체험, 사찰을 중심으로 한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개발함은 물론, 백두대간과 국립공원 내 사찰의 정책협의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우리 나라의 우수한 자원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러한 사찰의 노력이 전개된다면 국립공원입장료는 폐지될 것이고 사찰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둘러싼 논란도 수그러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