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마음 ··· 떠나보내는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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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의 해인삼매 - 원성
2001년 11월 237호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도반을 만나려고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옷을 마름질하고 고무신도 깨끗이 씻고요, 도반에게 건네줄 작은 목각인형과 대만에서 찾아낸
귀한 염주알을 예쁜 비단주머니에 고이 담았습니다.
스님이 좋아하는 생크림 케이크도 사야겠지요…
시외 버스정류장까지 마중 나온다던 나의 도반에게 첫마디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합장을 하며 정중히 반배를 해야 할지…
두 손을 꼬옥 잡아야 할지… 반갑게 포옹을 해야 할지…바랑 안의 스님이 보내 준 편지들을 꺼내 놓으면 스님이 부끄러워하지는 않을까?오랫동안 연락도 못 드렸는데 대뜸 찾아가는 게 스님의 시간을 빼앗는 것은 아닐까… 여기저기 늦가을의 풍모를 보여 주신다던
스님의 반가운 초대가 왜 이리도 죄만스러운지… 미안스러운지…초가을 뜨락의 감나무에서 아홉 광주리나 수확을 했다며 맛보러 오라고 했었는데…푸욱 익어 더 감칠맛이 나는 걸 하며 스님께서 깊이깊이 숨겨 놓았던 붉은 홍시를 내놓으시면 나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면 어느새 새벽 예불시간이 다 되어 함께 기도를 드리게 되겠지…토끼눈을 해가지곤 차와 함께 며칠 밤을 함께할 스님과의 오붓한 시간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그러다가…
이별을 할 때가 되면…
서운한 아쉬움에 아리는 한숨으로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만남을 기약하게 되겠지…더더욱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건… 그만큼이나 더 가슴 아파할 스님의 뒷모습에… 또다시 홀로 있어야 할 스님의 수행생활에 더 깊은 외로움의 골을 파내는 것은 아닐지…서울행 시외버스정류장에서 무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줄 스님의 그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할 것만 같기 때문이지.
벌써부터 가슴이 아파오는 건 내마음도 그러하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