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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龍樹) 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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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등불을 이어온 이 땅의 스님들 - 편집실 1987년 07월 65호
존자는 서천축국(西天竺國) 사람으로 용승(龍勝)이라고도 한다. 스승 가비마라 존자에게서 법을 전해 받고 남인도로 갔다. 그 나라 사람들은 기복의 업을 많이 믿는 터라 존자의 설법을 듣고는 이렇게 수근거렸다.
“사람에게 복이 있으면 되지 헛되어 불성(佛性)을 말하나 누가 볼 것이며 믿을 것인가.”
“너희들이 불성을 보고자 한다면 먼저 자기라는 고집을 버려라” 하고 존자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불성은 큰 것인가, 작은 것인가.” 그들이 물었다.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넓지도 않고 좁지도 않으며 복도 없고 갚음도 없으며 죽지도 나지도 않는다.”
존자가 말을 마치자 그들이 수승한 이치를 깨닫고 수긍하였다.
존자는 다시 자리를 고쳐 앉으며 보름달 같은 자재한 몸을 보이니 모든 사람들이 오직 법음의 소리만 들으나 존자의 얼굴은 보지 못했다. 그 많은 사람 가운데 가나제바(迦那提婆)라는 이가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 사람들을 향해 말하였다.
“이 형상을 알겠는가.”
“눈으로도 보이지 않거늘 어찌 알겠는가” 하고 대중들이 입을 모아 말하니, 다시 제바자 말했다.
“이것이 존자께서 불성의 본체와 형상을 나타내셔서 우리들에게 보이신 것이다. 대체 무상삼매(無相三昧)는 형제가 보름달 같은데, 불성의 이치 또한 확연히 비고 밝다.” 이 말이 끝나자, 존자가 달 같은 형상을 사그라뜨리며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와 게송으로 말하였다.

몸으로는 보름달을 나타내어
부처님의 본체를 표시하고
설법을 형체가 없이하여
소리와 빛이 아님을 변증한다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게소을 듣자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닫고 출가하기를 간청하나, 존자가 곧 머리를 깎아 주고 구족계를 주었다. 그 나라에는 오천명의 외도가 있어 자재로운 요술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으나, 존자의 높은 덕으로 삼보에 귀의하게 하였다. 또한 존자는 대지도론(大智度論), 중론(中論), 십이문론(十二門論) 등의 불후의 저서들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후 상수(上首) 제자인 가나제바에게 부촉하였다, “여래의 정법안장을 자금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해는 잘 지녀 펴라. 그리고 게송를 들으라.”

숨음과 드러난 법을 밝히기 위해
해탈의 이치를 말하거니와
법을 증득하려는 마음 없으면
성냄도 기쁨도 모두 없나니

존자가 법을 전한 뒤에 월륜삼매(月輪三昧)에 들어서 두루 신변을 나타내었다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고요히 열반에 들었다. 가나제바와 많은 대중들이 함께 보배 탑을 세우고 기리었다. 이는 곧 진시황 삼십오년 기축(己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