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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승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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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 현진 2001년 10월 236호
입선入禪시간이었다. 선방의 스님들은 허리를 곧추세우고 정진에 몰두하고 있었다. 바람이 지날 때마다 간간이 풍경소리만 들릴 뿐 선실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 고요함 속에서 어느 스님이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놀란 스님들이 고개를 들어 일제히 그 스님을 쳐다보았다. 걱정이 된 입승스님이 “어디가 아프십니까”하고 물었을 때, 몸을 떨던 스님이 멋쩍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 놓아서….”
그 순간 웃음이 진동하듯 한 차례 지나갔다.

노스님이 머무시는 염화실拈花室에 몇 분의 손님이 찾아왔다. 차를 내 놓으며 노스님은 미소를 지으면서 법문을 하고 계셨다.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길과 마음 공부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일러 주셨다. 오랜만에 스님 방에 들른 신도들도 노스님의 가르침에 흡족해 하며 빠져들고 있었다. 그 때 근엄하게 말씀하시던 노스님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꿍짝∼꿍짝∼꿍짜작∼쿵짝….”
나이 어린 사미승이 송대관의 ‘네박자’ 트롯 멜로디를 다운받아 노스님께 드렸나보다.

산중의 비구니 암자에서 사이버 불사를 마쳤다. 인터넷을 통해 포교를 하고 사찰을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제작하였던 것이다. 신도들도 홈페이지를 이용해 신앙 상담도 하고 교리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일반인들의 관심도 적지 않았다. 그러므로 한동안 홈페이지 개설이 절 안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 날도 스님들이 모여 홈페이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비구니 노스님이 그 방을 지나면서 그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 궁금했던 홈페이지에 대해 이렇게 묻더란다.
“ 그 홈페이지, 나도 한 번 보고 싶은데 어느 책 몇 페이지에 실려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