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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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소식 - 편집실
1987년 05월 63호
깜박한 사이에 졸린듯한 눈엔 햇살 가득한 오월입니다.
술렁거림이 드디어는 강을 이루고 숲을 이뤄 이제는 그 힘겨움을 부려 놓듯 그늘을 만들고, 어린애 속살같은 햇빛과 한껏 맑음을 견주고 있을 강물의 시름겨움이 요요(寥寥)로운 달!
그러나 우리네 가슴엔 이다지도 많ㅇ느 한스러움이 첩첩이 껴있는지, 차라리 이런 봄날에 잠에서 깨어난 아이가 혼자인 것을 알고 울음을 쏱아 놓듯 마당 가득 서러움을 토하고 싶습니다.
요즘 우리의 현실은, 세상 형편이 그렇지 못한데, 우리의 슬픔은 봄빛에 더욱 짙어지는 숲만큼이나 거칠어지고 억세어질 뿐입니다. 이 모두가 살아있는 자들의 책임이고 비겁이겠습니다.
올해도 어김엇이 우리네 산천은 진달래꽃으로 활활활 불타며 우리네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으나 그 아름다움을 결코 희희낙낙하는 흥겨움의 자연물로 전락시켜선아니 될 것입니다. 그럿은 역사가 아닐 뿐 아니라 그 진달래 꽃 숫자보다 더 많은 죽음과 억울한 영령들의 뜻에 송구스러운 짓이기에 우리의 삶과 숨쉼은 그 죽음들의 담보이어야 할 것입니다.
올해도 그 어느 사찰인들 불을 밝히지 않겠습니까. 또한 부처님 오시는 날을 경해 마지 않겠습니까마는 그 화려한 불빛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는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등불 앞에 앉아 몇개의 추가 다 타도록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하리라 봅니다. 마치 불빛이 등 종이에 은은히 배어서 안 팎 모두 두루 비추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