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의우유감義牛有感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해우소 - 문대성 2001년 09월 235호
일전에 중앙 모일간지에까지 기사화된 의로운 소의 현대판 실화 한 토막은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상주시 사벌면 묵상리 임씨 할머니 집에서 기르는 13년생 암소 누렁이가 옛 주인이던 이웃 김씨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여물을 먹지 않더니 삼우젯날 외양간에서 소가 사라졌다.
산소에 가보니 무덤을 바라보고 움직이질 않는 누렁이 암소가 있었다. 무덤은 외양간에서 6㎞나 떨어져 있어 누렁이 암소에게는 낯선 산길이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기르는 집 외양간에는 들르지도 않고 김씨 할머니 집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한다.
주민들이 마을 회관 앞에 사연을 적은 의우비를 세우고 유지들이 돈을 모아 이 소를 사서 공동관리 해 팔려 나가지 않도록 하였다하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임실 오수에 의견義犬비가 있다. 술에 취해 잠든 주인의 생명을 구하고서 그 개는 싸늘한 주검으로 변하였다. 이를 기억케 하는 비석을 세웠는데 그 곳을 지나는 길손들에게 오늘날까지도 가슴을 뭉쿨하게 하는 애달픈 사연을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다.

본인은 30여 년 전부터 한우를 수십 두씩 길러온 처지이다. 그런데 소를 기르다 보면 암소 중에서도 성질도 온순하고 농사일도 잘하며 송아지를 일년에 한 배씩 꼭 낳아 주는 소가 있다. 이를 십이삼년씩 기른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시대의 변천과 더불어 기계화 영농으로 인하여 농우로서 기르는 소는 극히 한정돼 있다.
한우 송아지를 입식하여 24∼25개월 사육하면 체중이 600∼700㎏으로 성장하여 출하하게 된다. 소를 출하할 때마다 느끼는 심정은 역시 소도 생명이 있는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소저울에서 검근을 마치고 운반차량으로 옮겨 실으려면 갖은 실랑이와 함께 외양간을 떠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광경을 보게 된다. 이는 소를 기르는 농가라면 항시 되풀이되는 일이다.
불교의 윤회설에 의하면 인간이나 모든 동물들은 억만겁 생을 마치면 다시 환생한다고 한다.
소를 실어 보내면서 주인으로서의 심정은 차에 실려 떠나지 않으려고 울부짖는 소를 보게 되는데 그저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영혼 불멸이라 하였던가. 내세에는 보다 좋은 데 태어나서 행복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