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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굴! 또 다른 도피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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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의 소리 - 성원 2001년 09월 235호
얼마 전 한 보살이 하소연하다시피 이야기했다.
평소에 존경하던 스님께서 혼자 토굴을 지어 정진하신다고 하여 ‘손수 공양 지어 드시며 얼마나 고생하실까’ 하여 항상 마음이 쓰여 찾아뵈었는데 별장같이 화려한 모습의 토굴을 보고 충격이 컸던 모양이었다.
토굴이란 수행에 탄력이 붙어 대중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도 혼자서 여법히 수행할 정도의 스님이 대중생활의 번잡함을 피해 홀로 정진하는 곳이었다. 세월에 따라 토굴이라는 용어가 급속히 변질되어 암자보다 작은 규모의 혼자 사는 곳을 의미하게 되었다. 토굴이 진정 혼자만의 수행공간이고자 할 때는 얼마만큼의 규모여야 하고, 얼마만큼 단출해야 할 것인지는 누구나 느낌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사이 토굴은 그 형태와 규모 면에서 실로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개인적인 무슨 공부를 하거나, 이동이 잦은 스님들의 짐을 보관하는 작은 공간도 모두 토굴이라고 하고, 아파트 토굴이라 하여 관리가 용이하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저잣거리에 살면서도 토굴이라고 하니 토굴이라는 용어에 큰 의미를 두었던 그 보살이 받은 충격을 이해할 만도 하다.
잘못 인식되어 가는 토굴의 행태만을 지적하기 전에 왜 많은 스님들이 천하 명당임을 자타가 인정하는 대가람을 뒤로 하고 토굴로 토굴로 나아가는가 하는 문제를 함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어떤 형태이던 토굴을 소유하고 그 곳에서 생활을 엮어가는 스님들을 단순히 대중생활을 잘 엮어가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현재 우리 승단의 구조적 현실이 많은 스님들을 토굴로 몰아내는 것은 아닐까? 강원을 졸업하고 선원에서 정진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더 하고자 할 때 그러한 스님들이 머물며 공부하게 해 주는 사찰이 얼마나 있을까? 아니 어디에 있을까? 소임을 보는 스님들도 처신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주지가 바뀌면 삼직, 칠직뿐만 아니라 심지어 종무원 그리고 사찰 유관 단체장까지 모두 인사 조치하는 풍토가 계속되는 한 많은 스님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사찰 운영은 원융살림을 일구어 내지 못하고 소임자 중심의 지극히 협의적인 문중, 동문, 지역 등의 인연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안정적인 생활이 요구되는 일을 도모하는 스님들은 결국 외풍(?!
)에 영향이 없는 토굴로 자리를 옮겨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토굴이라 이름하면서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야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함께 모여 살아가는 승단의 풍토가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함부로 토굴 생활하는 스님들을 비난만 하기는 힘들 것이다. 통불교일 수밖에 없는 종단의 현실에서 개개인의 다양한 수행을 대중 처소에서 일구어 나갈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할 것이며 개개인의 승려들도 가능하면 이해와 하심의 정신으로 대중생활에서 승려의 삶을 꾸려가고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만연하는 토굴문화를 생각하며 다시 한번 승가의 참다운 의미가 화합임을 생각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