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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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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정련 1999년 12월 214호
지난 백 년 동안의 변화는 그 전의 인류 역사가 만들어 낸 모든 변화보다도 급격한 것이었다. 이제 세계는 시간과 공간의 거리가 없어지고 있다. 과학의 발달이 이처럼 공간의 거리를 좁히는 한편 또 다른 광대무변한 가장 공간인 사이버 공간이 정보화 사회를 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바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새로운 세기의 서막이다. 지난 백년의 변화를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듯이, 앞으로의 세상이 어떻게 얼마만큼 변화할 지 또한 그 누구도 정담할 수 없다. 다만 지금 우리 앞에 도래해 있는 이 세계화와 정보화의 거대한 물결은 우리가 이 문제만큼은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이것이 일조일석에 준비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설사 종단에서 전산화를 비약적으로 이룩하였다고 해도 다른 모든 분야가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기형적 구조의 생산에 불과한 것으로 제 기능을 발휘할 수가 없다.
포교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동안 종단은 포교에 대한 일관된 종책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포교는 원력 있는 스님들이 스스로 현장을 개척하고, 일선에서 노고 분투하는 일로 간주되어 왔고, 그러다 보니 그 활동은 개별적이고 분산적이었으며 효율성을 꾀하지 못했다. 그러던 가운데 94년 종단 개혁 이후 포교원이 별원으로 독립하면서 포교와 신도 종책에 관한 거대한 담론과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시도와 종책이 모색되었던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포교원의 별원화 이후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제기된 문제가 하나의 조직적인 틀로 엮어지고 종책적인 과제를 설정하여 종단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포교원은 지난 5년 동안청소년 포교의 활성화, 정기적인 신행의 정착, 계층 포교의 활성화, 신도 교육 체계화, 포교단체 및 신도단체의 활성화, 포교 행정 체계화 등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였다. 그 결과 파라미타 청소년 협회의 설립을 비롯한 각종 단체의 활성화와 신도 교육 교재 발간 및 각종 포교자료 발간, 각 부문별 포교 활성화 및 포교 행정의 정착이라는 작은 성과를 일구어 냈다. 그러나 그 성과는 5년이라는 짧은 시간만큼이나 작은 것이며 오히려 우리가 일구어야 할 더 큰 일을 확인한 기간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이제 그 동안 확인된 우리의 현실과 과제를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신도 조직의 변화 문제가 있다. 조계종과 각 사찰의 신도 조직은 임원만이 존재하는 무기력한 조직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신도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은 기존의 단선적인 신도조직의 틀을 일과 활동 위주로 재편하고 이를 네트워크화 하는 것, 곧 종횡의 연대를 구성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조직을 재편하는 일과 활동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바로 봉사와 공동선의 추구이다. 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신도들이 실천할 수 있는 유의미한 활동, 사회의 공동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일에 동참하여 신도 조직이 사회적 역할과 힘을 발휘하도록 하고, 이에 우리 불교가 사회적인 역할과 기여를 해냄과 동시에 간접 포교를 통한 사회와 일반 대중의 우호적 인식을 제고하여 사회 지도력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활동의 단위를 전국적으로 네트워크화 하여 종횡의 연대를 이룩하려면 말 그대로 조직적인 실천 활동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종횡의 연대 활동은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NGO운동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포교원은 이와 같은 종횡의 연대, 즉 네트워크 형성을 장기적인 신도 종책으로 설정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두번째는 각 연령층별 포교의 강화이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포교의 중요성은 차세대 불자의 형성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포교원은 지난 96년을 ‘불교 청소년의 해’로 선포하고 청소년 포교의 활성화와 전국 불교 청소년 조직의 건설을 위해 매진하였다. 이에 따라 전국 청소년 포교 기구인 ‘사단법인 파라미타 청소년 협회’가 설립되어 4년에 걸쳐 활동해 왔다. 어린이와 청소년 포교의 효과는 하루 아침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청소년 포교에서 일정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한다. 그 증거로 포교원이 올해 실시한 전국 청소년 종교 의식 조사에서 항간의 예상을 뒤엎고 불교 청소년의 비율이 26.2퍼센트, 개신교 청소년의 비율이 26.6퍼센트로 나타난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그 동안 개신교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을 뒤엎는 수치로서, 이것은 그 동안 종단차원에서 청소년포교에 힘을 기울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동안의 다른 조사결과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것이지 확실한 성과라고 하기에는 이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유아 어린이와 청소년 포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종책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과제는 포교 취약 분야에 대한 종단적 역량의 투여이다. 군부대, 경찰, 교도소동포교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집중적 투자가 필요하다. 포교원은 지난 5년동안 열여섯 개 군부대에 11억여 원을 투자하여 군법당을 건립하고 매년 군 포교 지원금을 지원해 왔다. 포교의 황금어장이라고 불리는 군포교에 투여된 이러한 예산은 포교원 전체 예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군법당 건립이 라는 하드웨어 분야에 대한 지원에서 탈피하여, 군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포교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포교원에서 발간한 군 포교 소책자의 경우 올 한 해만 4만여 권이 배포되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지원과 개발은 앞으로 포교원이 더욱 주력해야 할 일이다.
세번째는 새로운 지평인 정보화사회에 기민하게 대응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정보화의 물결은 이제 온 세계를 뒤덮고 있다. 인터넷은 마치 하나의 그물코를 잡아당기면 그와 연결된 모든 그물이 끌려오는 인드라망과 같이 중중무진의 정보 세계를 열어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이제 한정된 지역과 공간에 국한된 정보로는 더 이상 변화에 대응할 수도, 선도할 수도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이버 포교의 강화는 새로운 세기에 가장 큰 과제로 대두할 것이다. 따라서 포교원은 사이버 포교의 활성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들 수 있는 것은 한국 불교의 세계화이다. 이제 세계는 말 그대로 지구촌을 형성하고 있다. 종단사태가 미국CNN의 방송망을 타고 미국 전역에 중계되듯이 이제 멀고 먼 다른 나라의 상황도 인류적 관심사가 되는 시기이다. 마찬가지로 한국불교도 한반도라는 한정된 지역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이제 경쟁력은 한정된 지역 안에서만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대이다. 많은 사람이 한국 불교의 우수성과 정통성을 이야기하고 불교사상이 서양의 물질 문명을 대체할 새로운 대안이라고 말하지만 지금 세계 불교의 주류는 티베트 불교와 일본 불교이며 한국 불교가 문명사적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한 상태이다. 따라서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불교사상, 한국불교의 진수를 전할 수 있는 한국불교의 세계화, 국제 포교의 활성화는 새로운 세기에 포교원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이와 같은 과제가 포교원이 담당할 과제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처한 포교현실이고, 현대 사회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시급히 힘을 기울여야 할 포교의 과제와 전략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