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악어 부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아내 악어가 남편 악어에게 졸랐다.
“저기 저 나무에서 나무로 옮겨다니는 저 짐승, 원숭이의 심장을 먹고 싶으니 구해 오세요.”
“아니 물 속에 사는 내가 무슨 재주로 나무위를 획획 날아다니는 저 원숭이 심장을 구할 수 있겠어? 그건 어림없는 일이야.”
“아내가 먹고 싶다면 무슨 수를 쓰든지 구해 올 것이지 왜 못한다고 그래요?”
아내 악어가 이렇게 다그치자 남편 악어는 하는 수 없이 강기슭으로 다가가서 원숭이를 불렀다.
“원숭이님, 원숭어님. 나를 봅시다.”
“아니 무슨 일로 나를 부르시우?”
“제가 보기에 원숭이님은 왜 맛없는 과일만 잡숫고 계십니까? 저 강 건너
쪽에는 더 맛있는 과일이 많이 있는데 말이에요.”
“강건너 쪽에는 더 맛있는 과일이 많다구요?”
“그럼요.”
“하지만 내가 무슨 재주로 강을 건너갈수 있겠소.”
“그건 염려 마십시오. 이 악어가 등에다 태워 강을 건네 드릴께요.”
이렇게 해서 원숭이를 등에 태운 악어는 강 한복판 깊은 곳에 이르자 물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에 소스라치게 놀란 원숭이가 소리를 질렀다.
“아니 왜 물속으로 들어가는거요?”
“그걸 알고싶냐? 내 마누라께서 네 심장을 먹고 싶다고 해서 잡아가는 중이다.”
“무엇이?! 내 심장을 먹고 싶다고?’”
“그래. 넌 이제 꼼짝없이 죽었다.”
“에이, 그럼 진즉 그 말을 할 것이지. 난 말야, 니무에서 나무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그 때마다 심장이 출렁거려서 니무를 탈적에는 심장을 꺼내어 나무 위에 걸어 놓고 다닌다구. 저기 저 나무가지에 걸려 있는것 보이지?”
“그게 정말이야?”
“아 저기 저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걸려 있는 거 보이잖아? 어서 강가로 나가. 내 얼른 가지고 올테니까.”
이렇게 해서 악어는 다시 강기슭으로 다가갔다. 이 때 원숭이가 악어등에서 뛰어내리며 악어의 머리통을 냅다 발로 찼다.
“야! 이 멍청한 놈아. 세상에 어떻게 심장을 꺼냈다 넣었다 한단 말이냐!”
「분생경」에 실려 있는 ‘악어와 원숭이’ 의 이야기는 바로 이런 내용이다.
우리나라 설화문학의 대표 작품 가운데 하나인 「별주부전」의 ‘거북이와 토끼’ 이야기와 너무도 똑같다. 옛날 옛적의 우리 스님들이 「본생경」에 들어 있는 ‘악어와 원숭이’ 이야기를 읽고 당시의 불자들에게 악어와 원숭이를 아무리 말해주어도 악어를 본일이 없고 원숭이를 본일이 없으니 알아들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지금 같으면야 비디오 테이프를 틀어 저것이 악어요. 저것이 원숭이라고 보여줄 수도 있지만 옛날에야 사진이 있나, 그림이 있나, 악어와 원숭이를 설명 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의 옛 스님께서 생각다 못해 짜낸 아이디어, 바로 그것이 악어 대신 거북어. 원숭이 대신 토끼로 대치했던 것이니, 우리의 위대한 설화문학 가운데 한편인 「별주부전」은 바로 ‘자타카’로 불리우는「본생경」의 이야기를 각색함으로써 탄생되었던 것이다.
거기에 우리의 선조들은 「본셍경」에도 없는 용궁龍宮까지도 덧붙여 창작함으로써 멋과 재미를 더했으니 금상첨화라 아니 할수 없다.
이렇듯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 땅에 전해져 일천육팩 년을 내려오는 동안 우리의 숨결 속에 흥건히 젖어들어 아름다운 우리의 심성을 가꾸고 향기로운 설화문학으로 피어났으니 「심청전」, 「흥부전」도 그 바탕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었다.
「본생경」 이외의 여러 경전 가운데도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는 이루헤아릴 수없이 많거니와 얼핏 보면 황당한 것 같지만 깊이 들여다보고 음미해 보면 황당한것 같은 부처님의 그 이야기 가운데는 실로 21세기를 바라보는 오늘의 우리들에게도 정신이 번쩍 들게하는 지혜와 경고가 함께 담겨 있다.
뱀의 머리와 꼬리가 서로 제가 제일이라고 싸우다가 결국은 불구렁이에 빠져 죽은 이야기는 결코 오늘의 우리가황당한 이야기로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서로 나만 옳다고 우기다가 이혼하는 수많은 부부들, 서로 제 욕심만 채우려고 극한 투쟁을 벌이는 노사분규, 서로 제 주장만 옳다고 주장하는 남과 북의 비극, 어느것 하나도 부처님이 들려주신 ‘뱀의 머리와 꼬리’와 다르지 않다.
1층도 2층도 짓지 아니하고 3층 누각만 짓겠다고 우겼다는 어리석은 장자의 이야기도 부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1층, 2층을 짓지 아니한 채 3층 누각반 짓겠다는 그들은 오늘의 우리 주변에도 얼마나 많은가?
그러고보면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는 재미로 들려주린 그냥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부처님이 들려주신 한토막 한토막의 이야기 속에는 21세기를 내다보는 오늘의 우리에게 삶의 좌표를 제시해 주는 알토란 같은 지혜와 경고가 함께 들어 있다. 행여라도 불교경전을 읽다가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만나거든 싱거운 이야기로 여기지 말라. 거기엔 반드시 당신의 인생을 바꾸어 줄 보석이 담겨 있으니 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