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의 3조인 승찬 대사께서 남긴 불후의 선시 신심명 제1구이다.
사는 것이 힘이 들수록 우리는 그 곳에서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그런 마음의 심연에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살아 숨쉬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삶을 두려워해서 바다에 자살을 기도했던 사량이 깨어나 옆에 있던 사람에게 왜 자기를 살려냈냐고
항의를 했다. 그 사림이 조용히 말했다.
‘아무도 당신을 살리지 않았습니다. 당신 스스로 깊은 무의식 상태에서 모래사장까지
헤엄쳐 나온 것입니다. 당신이 무슨 이유로 죽으려 했는지 모르지만.
죽고 싶어 한 그 이상으로 당신은 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이 사람은 뒤통수를 한방 맞은 듯했다.
자신의 자살 충동은 실은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의 극단적인 표현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안 것이다.
어느날 모임에서 외국인 무희를 보았다. 한 사람은 타성에 젖은 채 춤을 추고 있었으나,
다른 사람은 춤과 하나가 되어 온 마음으로 추고 있었다.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 와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며
호응을 했고, 주위 사람들도 모두 하나가 되어 모임이 아주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한 사람의 무희 덕분에 그 날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언어와 사상을 떠나 모든 마음이 궁극에는 하나로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치 있는 삶이란 의미를 채우는 삶이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하나임을 알 때, 추운 길바닥에 누운 노숙자를 보며 영혼의 한 자락이 고통을 느낄 때,
그런 마음이 모여 온 세상이 밝은 마음으로 가득찰 때,
우리가 꿈꾸는 불국토는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