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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명(馬鳴) 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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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등불을 이어온 이 땅의 스님들 - 편집실 1987년 05월 63호
존자는 바라나국(波羅奈國) 사람으로 공승(功勝)이라고도 한다. 인격과 덕망이 출중하므로 그렇게 불렀다. 스승 야사존자에게 법을 전해 받은 뒤에 화씨국에서 교화하던 어느 날 웬 노인이 갑자기 존자 앞에서 엎어졌다. 존자가 노인을 가리키며 대중들에게 말하기를 “이는 예사 무리가 아니다. 반드시 기이한 일이 있을 것이다” 하였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노인은 없어지고 땅에서 금빛나는 사람이 솟았다가 여자로 변하더니 오른손으로 존자를 가리키며 게송으로 말했다.
거룩한 어른께 경배합니다.
여래의 수기를 받으시고
지금 이땅에 왕림하시어
수승한 뜻을 펼치시네
여인이 게송을 마치고 홀연히 사라지니 존자가 다시 말했다. “곧 마군들이 와서 나와 힘을 겨루리라”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폭풍우가 몰려오며 천지가 아득해지더니 거대한 금용(金龍)이 나타나서 위력을 분발하며 산천을 진동하였으나 존자는 태연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러자 마의 장난이 곧 사라졌다. 그로부터 칠일이 지나서 메뚜기만한 벌레가 존자의 자리 밑으로 숨어들었다. 존자가 벌레를 손으로 잡아 내어 대중에게 보이면서, “이것은 마가 변화한 것인데 나의 법을 몰래 들으러왔다”하고는 곧 놓아 주었으나 움직이지 못했다. 존자가 그에게 이르기를, “네가 삼보에 귀의하면 진정한 신통을 얻게 되리라”하였다.
마가 드디어 제 본 모습으로 돌아와 절을 하며 참회하니 존자가 물었다.
“네 이름은 무엇이며, 너를 따르는 무리는 얼마나 되느냐.”
“제 이름은 가비마라(迦毘摩羅)요, 권속의 수효는 삼천에 이릅니다.”
“제가 너의 재주를 다하여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느냐.”
“저는 큰 바다를 아주 작은 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너는 성품의 바다도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
“무엇을 성품의 바다라 하는지 저는 처음 듣는 말입니다.”
“산하대지(山河大地)가 성품에 의하여 생성되고 삼배와 육신통(六神通)이 이로부터 난다.”
가비마라가 이 말을 듣고 신심을 내어 그의 권속 삼천을 데리고 출가하기를 원했다. 존자가 오백의 아라한들을 시켜 구족계를 주게 하고, 이어서 “여래의 거룩한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전하니 그대는 잘 받아 펴라”하시고는 끝으로 게송으로 말했다.
숨거나 드러남이 본래 한 가지 법이요
밝음과 어두움 또한 둘이 아니다.
깨달은 법을 오늘에 전하나
받는 것도 버림도 아니다.
법을 전한 뒤에 용분신삼매(龍奮訊三昧)에 들어 마치 햇빛 같이 몸을 공중으로 솟구쳤다가 열반에 들었다. 많은 제자들이 사리를 용감(龍龕; 닫집)안에 봉안하니 때는 현왕(顯王) 삼십칠년 갑오(甲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