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신도 조직과 포교의 실제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특집 - 도현 / 지리사 연암 1989년 02월 84호
불교는 아득히 먼 붇다 시대부터 우리 인류에게 삶의 가치와 미래에 대한 이상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땅에 불교가 유입된 이래 지금까지 이 문화와 민족의 사상 및 정치 등 제반에 걸쳐 끼친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고 하겠다.
불교가 처음으로 들어왔을 때는 상유 사회로 전파되어 기층서민 대중과는 먼 입장이었으나 조선 시대의 숭유억불에 의한 혹독한 정치적 탄압을 오히려 내부의 결속과 결사정신으로 극복하면서 소외된 계층에 더욱 밀접하게 다가가서 그들과 접목함으로써 종교의 본래적 사명을 다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해방이 되면서부터 지금까지 불교는 새로운 시대의 민중과 그들의 삶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내부의 진통만을 거듭하면서 점점 종교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모습으로 변질되어 왔다. 이와 같은 현상은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하였던 불교가 수출산업사회로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에 중요한 원인이 있다. 또한 해방과 더불어 물밀듯이 밀려오는 서
구 종교와 사조에 밀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고도의 정치적 차원에서 행해지는 민족종교와 민족문화와 민족공동체에 대한 탄압과 분열공작에 의해 자율성과 창의성이 저지 당했던 데에도 큰 원인이 있다.
해방 이후 불교는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자각으로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일제 식민 유산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친일 왜승색 척결을 주장하며 내부 정화운동을 펼치게 된다. 정화운동의 삼대 목표는 도재 앙성, 역경사업, 포교사업이다. 이 세 가지는 불교가 현대사회에서 그 막중한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점에서 바라볼 때, 불교는 그 책무를 다하지 못하여 오히려 많은 기층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으며 소수의 중산층이나 상류사회의 위안의 대상으로서 단지 구시대의 유물을 지키는 문화재적 가치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불교 상황을 다시 한번 점검하기 위해 세 가지 기본 요소 중 포교사업, 즉 신도의 포교 현실과 그 조직성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포교 중에서도 유아나 청년 학생층에 대해서는 정신과 물질면으로 계속적인 투자와 관심올 해야 하지만 일반 신도는 이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종교 단체는 특별한 수익 사업을 하지 않는 비영리 집단이기 때문에 주로 신도들의 헌금이나 기도금 등이 경제적 자원의 기초를 이룬다. 다른 종교가 흔히 그렇듯 불교는 이와 같이 비영리적이다. 그러나 지금의 노스님들이 그들의 젊은 시절과 비교해서 이야기하듯이 과거보다는 여러 가지 변에서 풍요로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좋은 여건에서도 비록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불교의 교세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으며 교단 내부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우기 최근에 와서는 역사와 사회의 가치 척도이며 양심이어야 할 종교인이 그 본분을 망각하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 부처님의 사상을 어느 특수층에게만이 아니라 노동자, 농만, 어부, 광부 둥 어느 곳의 어떠한 집단에게라도 시대와 상황에 맞도록 전달하는 포교 방법이 개발 되어 있지 못하며, 이를 담당할 자질이 우수한 포교」사의 양성 또한 뒤따르고 있지 못해서 포교의 현황은 정체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성직자나 포교사들이 통일된 법요집으로 공부하거나 일관성있는 교육을 이수하지 않아서 각기 다른 목소리로 포교하다 보니 배우는 신도는 혼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일정한 종단 행정적 차원에서 각기 행정 단위나 지역에 맞게 제적사찰제를 시행하여 신도가 이동이나 조작에 신경을 씀으로써 사원의 재정적 근원이 될 수 있는 신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함에도 거의 전무한 상태이니, 이처럼 사찰의 재정적 근원을 관리하지 못하는데 그 경제 사정이 천태만상임은 두말할 것도 없겠다.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의 구조를 살펴보면 총무원 밑에 25교구 본사가 있고, 그 본사 밑에 행정과 지역의 조건에 따라 말사가 분할 소속되어 있다. 이 정도면 조직의 커다란 뼈대는 서 있는 편인데, 여기에 총무원 산하 별원으로 중앙포교원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본사가 말사, 신설 포교당파 중앙 조직이 결여되어 있어서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포교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첫째 이유는 중앙 집중적 행정체제는 갖추었으나 승니법과 교육법이 정비되지 못한 것이다. 승니법과 교육법에 교육의 의무조항이 없으며, 또한 수행과 법계냐 품계에 따라 제반 처우 개선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몇 백년 전의 방법이 그대로 시행되고 있다. 게다가 전통사찰은 거의 공원화되어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불법을 전하는 방법이나, 이들이 사찰을 대상으로 해서 연구할 만한 곳이 드물다. 또한 장소를 개방하는 조건으로 많은 금전이 생기다 보니 힘들여 가면셔 신도 포교에 힘쓰지 않는 경향도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처방하기 위해서는 각 본사에서 행자원을 두어 출가하여 승려가 되려는 자가 행자 과정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케 하고, 다시 전 교구본사 차원의 행자원을 설립하여 모든 행자가 일정 과정의 통합된 행자교육올 이수케 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엄격한 기숙사가 운영되는 수도원적인 대학 교육을 마친 자에게 승니 자격을 부여한 뒤 본인의 희망에 따라 수행 내지 포교에 종신적으로 힘쓰게 한다면, 한국불교의 미래에는 희망이 보일 것이다. 한편으로 수행승은 수행승대로 포교승이나 행정승은 그 나름대로 실제 포교에 도움이 되도록 시대와 역사에 부응하는 재교육을 일년에 1,2회씩 의무적으로 받게 하면 더욱 효과를 거둘 것이다. 현 중앙포교원은 상임포교사가 뛰어다니면서 포교하는 것 이외에도 포교원 산하에서 포교치침이 될 수 있는 자료집이나 산문 둥을 발행하여 전국의 사암이나 포교사가 동시에 같은 내용을 가지고 법회
에 임하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지한 토의를 하여 전국 사암에서는 동일한 명제를 가지고 기도나 법회가 치루어지도록 의견 조정과 합의를 보아야 하겠다. 현재는 당해 사찰의 주지스님이나 열의가 있는 스님이 있으면 조금은 낫겠지만, 그것도 자료나 방법이 각기 달라서 도저히 신도들의 의식을 통일시킬 수가 없다. 또한 현재
한국인구의 절대 다수가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사회구조도 주말 문화여서 모든 이들이 그 속에서 불교의 제반 행사는 아직도 그와 같은 부말 문화 구조에 적응하지 못해서 제반 행사에 참여도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생각하고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불교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모든 사찰에서는 신도의 교적을 재정비해야 한다. 우선 일년에 한두 차례 나오는 신도를 그냥 방치하지 말고 신도의 가정사(길흉사)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또한 교육을 시킴으로써 법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유도한다.
둘째 , 이 재정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재교육이 뒤따라야 한다. 이 재교육은 삼귀 의계와 입교식 등의 행사를 통해 사원과 가정의 거리를 좁히고 사원이 곧 우리 모두의 신앙의 전당이요 신앙 공동체의 장임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의 헌금으로 삼보와 부처님의 정법이 호지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정기적으로 내는 신도의 헌금은 공식적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사찰의 공영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오계와 십계와 보살계를 받는 과정에서 철저하고 단계적인 교육을 이수한 신도 중에서 신도회를 구성하거나 간부를 선발하여 사원 업무에 동참시킨다면, 출가승만의 운영체제에서 오는 폐단을 방지할 수 이‘T고 한편으로는 신도에게 일체감과 주인 의식을 심어 주어 화합된 승단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엄선된 신도가 사찰운영에 참여해야한다. 이들이 사원의 공영화에 참여하고 각 단위 사찰의 신도 조직이 이루어지면 이단의 사찰의 신도 대표가 교구 본사의 신도회 대의원이 되고 다시 이 대의원 중에서 교구 본사 신도회장단이 구성된다. 그런 뒤 교구본사 회장단이 모여 중앙 전국 신되회 대의원을 구성하고 여기서 전국 신도회 회장을 선출한다면, 명실 상부한 신도회 조직이 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신도회가 제반 사업에 참여할 때 불교의 경제성이나 대부정적 차원에서 오는 열등감을 해고사고 스님과 신도가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교단적 차원을 형성함으로써 조직과 정보가 생명인 현대사회에서 그 소명과 책임을 다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넷째, 중앙 포교원은 포교부와 연수부와 연구부와 총무부 파트로 나뉘어서 일을 처리해야 한다. 중앙포교원은 포교자료집 발간과 상임포교연구소 개설을 통하여 전국의 포교실태와 상황을 구조적으로 점검하고 연구소에서 연구된 자료를 일선포교사들에게 제공하고 연수부를 통해 전국신도 간부 및 일반 신도를 계속 수련 시키며, 총무부 파트를 통해 꾸준히 조직 정비와 인사관리를 하고 각 시행 단체를 격려 육성하면, 이천만 불교의 포교 관리 문제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갈 것이다.
다섯째, 산중 불교의 특색을 살려야겠다. 지금 전국의 교구본사는 모두 각 지역에 맞게 배치되어 있다. 농경사회에서는 사찰이 그 지역의 대중에게 신앙적으로 제반문화적으로 현실적인 귀의처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산업사회로 사회구조가 바뀌었고 모든 문화나 경제구조가 대도시 중심으로 바뀐 오늘날의 불교는 구 위상이 새롭게 정리 되어야 한다. d제 전국은 어디나 일일생활권이다. 오염되고 복잡한 환경 속에 사는 대도시의 사람들은 신선한 공기를 마셔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주말이면 자연을 찾는다. 현대인의 형편이 이러하므로 산사를 찾는 이들은 관광명소로서의 사찰이 아니라 신앙의 성전으로서 또한 조상이 물려준 정신 문화의 현주소로서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는 총무원 차원이나 각 교구 본사 차원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수도도량으로서 적합한 곳은 집중적으로 수도 도량으로 만들고, 현제 많은 관람객이 오는 사찰은 폭 넓게 포교대책을 마련하여 포교사가 거주하면서 특히 대도시에 있는 신도들이 성지를 참배하거나 수련회에 참여하는 도량으로 활용케 한다면, 도시불교와 산중불교의 조화 속에서 어느 종교보다 대중과 접촉이 용이할 것이다.
여섯째, 언론과 복지 생활을 활성화함으로써 사회구조적 포교를 해야 한다. 종교가 할 수 있는 사회복지, 즉 교육사업, 병원, 출판문화 등과 같은 일에 평신도가 참여함으로써 신도와 더욱 굳건하게 맺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추진되고 있는 방송국이 속히 개설되어서 문서포교의 차원을 넘어서는 영상 시대의 포교를 펼쳐야 하겠다.
지금까지 전개해 온 포교와 개혁운동은 불법적 교리의 재해석과 그 해석을 실천에 옮기는 운동의 일환이었으며 그 과정에 산발적인 부분이 있었음을 인식함으로써 포교와 개혁운동을 전체적인 유대와 공감의 형성에 근거하여 지향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불교계는 포교와 개혁운동의 전체적인 지향을 찾기 위한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전개된 운동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공동의식을 느낄 수 있는 연합체나 유기적 관계를 형성해야 하겠다. 이 공동의식 자체가 새로운 운동의 동기가 될 때. 이 의식의 이념적 표현이 곧 불법의 새로운 이념적 전체적 지향과 포교의 전략을 위해서는 많은 평신도, 운동가, 불교학자, 그리고 종단의 책임 있는 분들이 광범위하고도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하며, 우리는 여기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