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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청년회 조직과 그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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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조화제 1989년 02월 84호
1. 민족의 현실과 청년불자 공동체의 위상
4‧13 호헌조치 이래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적으로 타올랐던 반 독재 민주화운동의 열기 속에 고 박종철, 조성만, 이한열 군을 비롯한 사랑하는 이 땅의 우리 동생들과 누이들이 그 꽃다운 목숨을 조국과 민족의 제단에 바치고 산화한 지도 어느 듯 재작년이 되었다. 그동안 동서 신 데땅트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헝가리를 필두로 한 동구권 및 철과 죽의 장막 속에 가리어 있던 소련, 중공과의 교류가 급진전되었으며, 마침내 철천지 원수처럼 교육을 받아 온 북한과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비정치 분야에서의 교류가 활발하게 논의, 진전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금석지감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착잡한 심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작년 봉은사 사태의 결과로 인하여 한국불교 최대의 정통 종단인 조계종의 지도부가 완전히 둘로 갈라져 대적하고 있는 비통한 현실에서 그러하며, 오늘의 불교의 모습을 천주교나 기독교와 같은 타종교의 그것과 비교할 때 더욱 그러하다.
오늘날의 기독교인과 정치인들까지 ‘대승적’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사용하거니와, 우리가 이른바 대승불교권에서 살고 있음을 누구나 알고 있는 바이다. 그리고 대승불교의 목적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으로, 또는 전미개오 반고흥락, 성취중생 정불국토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한편 우리 민족의 위대한 스승 원효성사는 해심밀경과 대승기신론 등의 사상에 입각하여 불교의 근본 목적을 ‘귀일심원 요익중생’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한편 칠십년대이래 특히 최근에 와서 많은 뜻 있는 출가 재가의 젊은 불자들이 중심이 되어 민중 불교운동으로 대변되는 민주화투쟁과 불교자주화운동을 다양하게 전개하면서 불교의 근본 목적에 다가서고 있음을 볼 때 퍽 고무적으로 생각된다.
이제 이 글에서는 이론보다는 구체적 현실에 입각하여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층의 모임으로서의 대학생회 및 청년회의 바람직한 위상과 당면 과제, 그리고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대안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스무살에서 마흔살에 걸친 청년층도 나이를 세분해 보면 각기 다른 특정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들은 왕성한 지적 욕구, 합리적 사고, 이상에 대한 뜨거운 정열, 강렬한 자아 실현 욕구, 예민한 감수성, 사회생활의 적응과정에서 오는 고통, 민족과 역사 현실에 대한 예리한 관심과 고뇌, 이성과의 사귐 및 결혼문제로 인한 갈등들과 같은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정의와 이상을 위해서는 때에 따라서 목숨을 아끼지 않는 저돌성이 있으며, 지성력과 활동력이 가장 왕성한 계층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이들이야말로 사회 개혁, 역사 변혁의 중심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들 계충에 의해서 역사의 참다운 발전이 주도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 청년불자 공동체의 문제점과 당면과제
인생 경험이 미숙한 청년기의 젊은이들, 특히 미혼자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불법에 대한 이해가 추상적, 이론적, 관념적이기 쉬우며, 인격과 인생관에 있어 코페르니쿠스적 변환을 경험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겠다. 그것은 통불교적 전통의 조계종의 경우에 일반적으로 그 교리가 난삽하다는 것과 경전이 방대무비하다는 문제와도 무관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청년불자 공동체는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대부분 대학생회와 대학생이 아닌 청년회로 나누어져 있으며, 대학생회는 대불련 소속의 각 대학 불교학생회와 팔십년대초 이른바 사원화 운동의 결과로 창립된 각 사찰 및 신행단체의 대학생회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청년회는 사찰 혹은 비 사찰 신도 공동체 속의 한 그룹으로 존재하는 경우와, 일반 신도회와 동격으로서 독자적인 위치를 가진 사찰 청년회, 그리고 사찰과는 직접적인 관계없이 공간만을 이용하는 등의 완전히 독립된 조직체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대학생회는 현재 그 대부분이 민중불교 운동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청년회는, 특히 사찰 청년회와 독립된 청년회의 경우, 일정한 지도체계나 교리이념이 없어서 사전 나열식의 교양불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곳이 많다.
이제 이러한 청년 공동체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면, 우선 시대적 상황에 예민하게 역동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민중불교 운동쪽의 단체들은 불법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저한 신행보다는 사회과학분야에 대한 공부와 토론에 더욱 열심을 낸다는 것이다. 이는 근래 들어 우리나라 민주투쟁운동의 제일의 광장으로 등장하고 있는 명동 천주교회 청년단체 연합회〔明育〕에 소속되어 있는 열 아홉개의 단체도 마찬가지로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사찰 주지스님 및 지도법사의 의식과 자질과 능력의 문제이다. 이는 앞으로 계속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만, 타종교와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므로 출가 승려들의 배전의 정진과 수행이 요구된다.
또한 중요한 문제는 신회원 입문교육과 기존 회원 재교육을-위한 프로그램이 아직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곳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학생회가 아닌 일반 청년회의 경우에는 구성원이 다양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적 수준이나 직업, 연령, 사회적인 직위, 입문 동기, 개성, 취향, 그리고 무엇보다도 불교에 대한 이해 정도가 천차만별 이어서 법회 운영 및 그 밖의 활동에 뜻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다음문제로는, 타종교에서도 마찬가지로 겪는 문제이지만, 임원 담당을 기피하는 현상과 혹은 그와 반대로 선거제로 인한 과열 경쟁으로 화합의 공동체가 분열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청년불자 모두가 불타의 근본정신으로 되돌아가 무아 무심의 경지에서 서로 분담하고 양보함으로써 해결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는 어느 종교에나 공통된 현상이지만, 일반적으로 청년회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 정도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여성 불자들에 대서는 특별한 배려와 전문적이고도 조직적인 교육이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사회의 민주화, 조국의 평화통일이라는 중대 과제가 주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말했듯이, 우리 불교 지도부는 혼미와 난맥상을 거듭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눈 감고, 귀 막고서 이현실을 외면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이 땅의 젊은 이들이여, 이민족의 역사가 우리 청년불자들을 부르고 잇다. 그러니 우리들은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여래의 부촉을 받은 사도로서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
3. 문제점 및 당면 과제의 해결책
앞서 이야기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무엇보다도 승가가 본연의 모습으로 하루 빨리 돌와서 이 땅에 선지식들이, 훌륭한 지도적 승려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하겠다. 둘째로 청년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법회 운영을 최소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를 근간으로 하여서 시행해야 할 것이다. ①불타의 생애에 대해서 감동적이면서도 깊이있는 이해를 함으로써 불타정신을 체험하는 것 ②반야공관에 입각한 중도사상과 그 실천행으로서 바라밀에 대한 깊은 인식과 수행 ③대승보상 행도의 처음이다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보현 보살 십대 행원에 대한 이해와 부단한 실천 ④실천존재의 규명과 진정한 생명의 해방을 목표로 하는 선으 세계에 대한 지도와 교육 ⑤특히 여성불자들을 고려한 승만경의 해설, 그 중에서도 유명한 십대수(십대수)와 삼대원(삼대원)에 대한 이해 셋째로 소속사찰, 신도, 지도법사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는 상의상관 상보상생에 대한 상호 인식의 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로 특히 대학생회 출신의 불자들이 졸업 후에는 반드시 동문회를 조직하여 후배들에 대한 후원과 지도와 자문의 역할을 담당해야 함은 물론이며, 이러한 동문회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불교계와 민족이 당면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지혜와 힘을 결집합으로써 이땅의 정토화를 앞서서 이끄는 세력으로 등장해야 하겠다. 그리고 이렇게 결성된 협의체와 불교실업인단 등이 뜻을 함께 세워 문화관, 청년회관 들을 마련하고 후배들과 함께 이 땅의 정토화를 위해 힘써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