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불교문화단지 조성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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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해인사 개산 1,200년 - 무관
1997년 06월 184호
지금 우리나라의 유수한 사찰들이 관광지화됨으로써 찾아오는 관람객들의 요구조건도 다양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관리하는 주제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문화의 범위가 북토요 그 위에 세워진 건축물이나 구조물 그 외의 자연환경까지 포함되니 그 주체가 국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국민 천체가 하루 아침에 이러한 문화 유산을 조성한 것은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그 주체를 역사에 둠으로써 국가가 관리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국가는 이러한 문화유산을 관리할 기관과 보존하고 연구할 임직원을 배치하고 효과적인 관리와 효율적인 보전 등을 연구하고 실용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마땅하다. 물론 막대한 국가 예산 가운데서 얼마나 비중을 두고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시키며 미래에 보여 줄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때로 어느 한 집단이나 한 가정이 실용적인 개선보다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개수를 미루어 온 보수성이 한시대의 유물이 되는 경우가 있음을 본다. 이런 측면에서는 문화가 한 시대의 보편적인 가치를 지연시킨 점을 지적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실용적인 변화의 가치는 단순 편리만이 위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또 아무리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고 하더라도 특수와 보편을 모두 바탕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불교 유적과 유산들이 문화재로서 의미를 지니는 데는 이러한 불교적인 특수성과 함께 보편적인면도 함께 공유되었을 것임은 분명하다. 늦게나마 불교문화와 문화재인 유물들의 보존과 계승을 위하여 l994년 해인사와 통도사 등 대본사들이 이러한 문화재를 최선으로 보존하기 위한 박물관 건립을 기획하고 추진해 온 것이다. 통도사는 천이백 평 규모의 삼중 콘크리트 기와지붕 형태의 박물관이 전통사찰 입구인 통도사의 일주문 앞에 건축되고 있으며 월정사, 은해사, 마곡사, 금산사 등 십여 개 사찰에서도 부지를 확보하고 설계에 들어가있다.
해인사는 전임 주지 지관스님이 부임한 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과 사간판 이외에 전승되어 온 동산의 문화유산과 말사에 보관하기 어려운 경판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기획을 입안하게 되었고 일부의 예산을 확보하였다. 이어서 성법 주지 때에는 건평이 축소 조정되어 설계까지 거의 마무리하는 과정에 이르렀다. 그뒤 지금의 보광 주지가 부임한 뒤 해인사에서 보존보관해야 할 유물들의 품목과 수효 등을 다시 재확인 조정하는 과정에서 장소의 협소함과, 현대 건물에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서 기존 해인사의 배치 구조에 미칠 미관장의 문제, 탐방객 문제 등 여러 면을 감안하여 장소의 이전과 아울러 더 크게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불교 문화유산에 대한 구체적인 가치를 동산 문화재에만 국한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 역사의 기록도 함께 보여주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게 되었다. 그리하여 불교문화유산을 전시하는 공간은 과거를 주변적으로, 가시적으로, 정지된 것으로 보이는 차원을 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불교 교리에 대한 이해와 교육, 학술대회, 수련, 참선 등으로 승화된 차원의 공간도 포함하기로 한 것이다. 곧, 불교 문화재를 보관하는 박물관 공간은 종교계인 신앙심을 발심케 하는 상징적인 공간의 역할도 아울러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찰 건물의 특징들은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 속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을 위주로 한 실용성에 주안점을 두어 왔다. 이러한 건물의 설계 및 배치의 구조는 오직 불보와 법보, 승보를 기준으로 하여 정중에 석탑을 세우고, 인도의 탑인 스투파sutupa의 신앙 형태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네 일반사회의 건물배치 구조를 적용하여 발전해 왔다. 가력국과 신라, 고려와 조선조로 거치는 이천여 년의 불교 역사속에서 사찰 건축물의 배치와 각 건물의 주요 실용성의 배려에 의한 내부 배치의 효용성은 충분히 검토되어 왔다. 승단의 실용적 변화 곧, 법당의 예식과 법문 집행시의 쓰임새, 그리고 불전의 예배 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을 담은 갖가지 장엄은 무시할 수 없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해인 불교문화단지 내의 박물관 성격은 해인사가 가지고 있는 이런 특징을 보여줄 수 있어야한다. 박물관의 성격을 가진 유물전시관은 첫째로 한국불교 역사와 성보유물을 보존하면서 전시하는 공간이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일반대중을 위한 교육적인 장소이기도 해야 한다. 셋째로 생활속의 불교를 보이는 공간이며, 넷째는 해인사를 소개하고 또 홍보하는 역할도 맡아야 한다. 다섯째로 팔만대장경 등 불교 교리와 경전의 연구를 담당할 수 있어야한다.
박물관에 대한 이런 결론을 중심으로 지연 경관과 상치하지 않는 건축물의 기본 설계에는 21세기를 내다보는 현대의 건축 기술이 도입될 수밖에 없고, 건물의 배치는 앞에서 말한 적어도 다섯 가지의 기능을 담당할 공간과 시설의 배치가 요구된다. 여기에 해인사라고 하면 먼저 팔만대장경부터 떠올리는 일반의 인식을 감암하여 해인사의 상징인 장경판전을 현대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또 각종 전시실은 그 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현대 사회가 주는 정보도 감안하여 단순한 유물의 전시 기능이나 미적 효과를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장경판전이 대장경판과 함께 유네스코에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그 건축물의 단순한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과학적인 많은 정보를 오늘의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자연의 입지인 건축 부지의 선정에서 배치와 높낮이, 통풍구의 설치와 일조량에 따른 경판의 보존 등, 경판만이 아니라 판전이 가진 특수한 괴학적 비결들은 연구하는 학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점들을 고려한 유물전시관의 배치와 설계는 한국적 설계에 가장 능한 학자와 설계자에 의해 지금 한창 진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