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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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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의 해인삼매 - 원성 2001년 08월 234호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친구들로부터 야유를 받거나 무시를 당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면 따돌림을 조장하던 리더였다거나….
왕년에는 나도 왕따였답니다.
왕따가 되기까지 어떤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요.
설사 그것이 나의 잘못이었건 그렀지 않았었던 간에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감수성이 예민한 그 시기에, 특별한 화젯거리가 없었던 학창시절에, 동네북처럼 타겟이 되어 웃음거리가 되곤 했어요.

나는 오리처럼 튀어나와 뒤집어진 나의 입모양에 가장 콤플렉스를 가졌더랬어요.
도반들은 내 입만 보면 밥맛이 떨어진다라든지 썰어 놓으면 한 접시라고들 서슴지 않고 놀려댔었죠.
하긴 내 입이 너무 커서 밥 먹을 때에, 음료수를 마실 때 입 가장자리에 질질 흘리거나,쉬는 시간 잠시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다가 일어나면 내 책상을 온통 침으로 홍수를 만들어 놓곤 했었죠.
그것도 입에서부터 책상까지 이어져 내린 영원히 끊어지지 않는 한줄기 침. 아… 질기기도 질기기도… 경전마저도 흠뻑 적셔 버리는 엄청난 양 때문에 햇살이 드는 창가에 책을 말리는 경우도 허다했어요.
그날그날 말리지 않으면 이튿날 책이 안 펴지거든요… .
입이 너무 큰 나머지 웃거나 이야기를 할 때 입에서 튀어나오는 파편은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거기에 고춧가루라도 끼어 있으면 너무 훤하게 잘 보이는 함박웃음으로 도반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내 별명은 오리주댕이, 어찌 생각해보면 도반들의 조롱이 너무나 당연한 것임에도 내 입의 구조가 벌여 놓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연출이 나 스스로도 우울하게 만들어 버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긴 내 얼굴 탓하고 괴로워한 것만은 아닙니다.

생김새보다 더 소중한 마음을 가꾸고, 자기의 노력을 다해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한다면 그것으로서 자기의 약점에 시선이 몰리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랑스러운 자기의 자신감을 가지게 되겠지요. 남이 가지지 않는 장점을 스스로 노력하여 찾는 것이죠.

왕따의 공통분모, 자기합리화. 그것 때문에 더더욱 배타적이고 비판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죠.
결국 그러는 가운데 친구들로부터 고립되고 이기적이고 뻔뻔스러워져 버리죠.

과거 왕따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방어와 억눌린 자기의 의사표현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출해 내는데 그렇게 성격이 삐뚤어져 갈 경우 죽을 때까지 왕따를 면할 수 없겠지요.

미운 오리새끼에서 더러운 오리가 되느냐 백조가 되느냐는 본인 스스로의 노력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