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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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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 현진 2001년 08월 234호
- 사건 하나 -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같이 탔던 사람을 내려 주고 막 출발하려는데, 전경이 차를 막아섰다.
“정차 위반입니다. 면허증 제시하여 주십시오. 그 곳은 버스 정차 구역입니다.”주차위반은 들어 보았어도 정차위반은 처음이라서 위반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고 옥신각신하다가 나도 모르게 반말을 하였던 모양이다. 그 때 전경이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항의하듯 말했다.
“왜 반말을 하십니까?”
내가 뭐라고 말하면 그는 계속 ‘반말하지 마십시오’를 되풀이하였다. 생각해보니 내가 심했던 것 같아서 씩씩하게 한마디 던졌다.
“미안합니다. 전경님!”
그랬더니 범칙금 발부장을 뗄 것처럼 완강하던 전경이 이렇게 말했다.
“안전 운행하십시오.”

- 사건 둘 -
차를 몰다보면 어쩔 수 없이 법규를 위반하는 경우가 생긴다. 부산에서 경주를 가는데 사고가 났는지 고속도로 정체가 심했다. 30분 정도 꼬리를 따라가다가 일행 가운데 한 사람이 소변이 급하다고 하였다. 죽을 힘을 다해 참고 있는데 마침 2킬로미터 전방에 휴게소가 있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그래서 옳다 싶어 갓길로 차를 몰았는데 얼마 못 가서 경찰관에게 잡히고 말았다. 사고 위치가 다름 아닌 휴게소를 불과 1킬로미터 남긴 지점이었던 것이다. 그 때의 그 기분은 바지에 실례(?)한 그 황당함과 같다. 문을 열고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봐줄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빡빡 깎은 머리를 만지면서 말했다.
“스님들인데 한 번 봐 주십시오”
“스님이니까 교통법규를 더 잘 지켜야지요!”
경찰관의 그 한마디에 말문이 막혔다. 억울한 일이긴 하지만 수행자의 자존심을 더 이상 구길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갓길 통행금지 위반으로 벌금 6만원을 통보 받았다. 범칙금 발부장을 주면서 벌점이 30점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30점이면 한 달 면허정지 처분이다.
휴게소에서 볼일을 본 도반이 말해서 웃었다.
“6만 원짜리 오줌이라서 그런지 색깔이 더 노랗네요.”

- 사건 셋 -
한 달 면허정지 처분을 받아 안전교육을 받기 위해 교육장으로 갔다. 4시간 교육을 마쳐야 15일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행자로서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재교육을 받는 일이 부끄러워서 얼굴이라도 가릴 작정으로 등산 모자를 눌러 쓰고 강의실에 앉았다. 잠시 후 교육관이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모자 쓰신 분은 벗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