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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나야사(富那夜奢) 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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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등불을 이어온 이 땅의 스님들 - 편집실 1987년 04월 62호
존자는 화씨국(華氏國) 사람으로 성은 구담(瞿曇) 이요, 부친은 보신(宝身) 이었다. 스승 현존자의 법을 전해 받은후 바라나국(波羅奈國)에 이르니 마침 마명대사(馬嗚大士)라는 이가 마중나와 예배하고 물었다.
“저는 어떤 것이 부처인지 알고자 하는데 어떤 것입니까?”
야사존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부처를 알고자 하는데 알지 못하는 것 그것이니라.”
마명이 또 물었다.
“부처도 모르는데 어찌 그것임을 알겠읍니까?”
“부처도 알지 못하거늘 어찌 그것이 아닌 줄은 아는가.”
“이는 톱(鉅) 의 이치입니다.”
“너는 나무의 이치이다.”
“톱의 이치란 어떤 것입니까?”
“너를 평평한 것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나무의 이치란 무엇입니까?”
“네가 나의 쪼갬을 당한 것이다.”
부나야사의 이 말에 마명이 활연(豁然)히 깨닫고 머리를 조아려 제자가 되기를 간청하였다. 이에 부나야사 존자는 대중을 향해 이와 같이 말했다.
“내 옆에 서 있는 이 마명은 전생에 비사리국(毘舍離國)의 왕이었다. 그 나라 안에 말과 같이 생긴 사람이 한명있었는데 헐벗은 몸으로 떨고 있었다. 왕은 신통을 부려 누에(蠶)가 되어 그로 하여금 옷을 얻어 입게 하였다. 그뒤 다시 왕이 중인도에 태어났는데 말같이 생긴 사람이 감동되어 슬피 울었으므로 마명이라 하였다. 그리고 여래께서 수기하시기를 ‘내가 열반에 든지 육백년 후에 마명이라는 어진 이가 나타나서 바라나국의 외도들을 굴복시키고 한량없는 사람들을 제도하여 나의 법을 계승하리라’하셨는데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그리고 마명에게 분부하였다.
“여래의 거룩한 정법안장을 그대에게 전하니 그대는 잘지녀 펴라. 그리고 게송을 들으라.”
미혹과 깨달음은 숨움과 드러남 같고
밝음과 어두움운 서로 여의지 않나니
이제 숨음과 드러남의 법을 전하나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다.
존자가 법을 전한 뒤에 신통 변화를 나타냈다가 조용히 열반에 드니, 대중이 보배탑을 세워 전신을 봉안하였다.
이는 곧 안왕(安王) 14년 무술(戊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