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91문화결산 (음악 ·미 술 ·연극)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특집 - 최정희 1991년 12월 118호
91년도(불기 2635년)의 불교 음악, 미술, 연극계는 불교 문화를 대표하여 구태를 벗고 새롭게 꽃필 수 있는 지리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씨 찬불가 이십 곡 탄생
그 가운데에서도 불교 방송이 찬불가 정비 5개년계획 1차년도 사업으로 이십곡의 새 찬불가를 탄생시킨 것은 올 불교 문화계의 으뜸가는 수확이다.
70전으로 거슬러 오르는 찬불가는 이십여 년 전부터 아무런 규제도 없이 만들어지고 불러져 왔다. 중구 난방으로 작사, 작곡되어 온 그 물줄기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절실한 과제를 아무도 절감못하는 속에서 불자들은 불교방송이 개국되면 불교 음악에 새 바람이 일것으로 기대를 걸었다. 결국 불교방송은 올 봄 개국 1주년을 맞아 찬불가 정비 작업에 착수하여 찬불가 가사를 공모하면서 먼저 찬불가에 대한 개념 부터 규정했다. ‘법회 의식 현장에서 부를 수 있는 부처님의 자세와 지혜를 찬란하는 노래가 찬불가라고 못박은 것 이 그것이다. 불교방송은 법회 의식을 귀의, 찬란, 예배, 공양, 참회, 발원, 회향 등 일곱 개 분야로 나누고 여기에 축 하, 절기, 행사곡을 더해 열 개 분야에 이십곡의 원불가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서는 물론, 12월 5일 호암아트홀에서 발표 무대를 갖고 전국에 악보를 배포하는 등의 보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교리와 경전에 준거하여 불교계 시인들이 쓴 가사에 곡을 붙인 새 찬불가가 모두 찬불가로 채택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러나 이 작업 때문에 그동안 불교 왜 노래를 무조건 찬불가라고 통칭하던 불교 음악의 무질서가 바로 잡히게 되었다. 또 오년 내로 백곡이 만들어지고 기존의 찬불가를 분야별로 선별하는 정비 작업이 마무리되면, 불교 의식은 자연스럽게 \'음악화. 현대화\'되고 더불어 법회 의식이 통일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불교 음악은 공연 무해에서도 예년에 비해 평직을 웃도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대표적인 무대는 91종교음악제에서 갈채를 받은 국악 교성곡 「붓다」(박법훈 곡. 성일 스님 시) 공연을 꼽을 수 있다. 삼백여 합창단원이 화음을 이루어 부처님이 생애를 합창한 이 작품은 한국적인 정서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카톨릭, 기독교 등 타종교인들에게도 아무 거리낌 없이 박수를 받았다. 불교방송을 비롯해 평화방송과 기독교방송이 공동 주최한 91종교음악제는 지난 해와는 달리 세종교가 한날, 같은 무대에서 공연하여 각 종교음악의 특성을 잘 나타냈다
불교방송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무릅쓰고 내놓은 사십 분짜리 대곡연「붓다」는 이 음악제를 계기로 공연용 불교음악 한곡을 마련한 셈이다.
12월 5일 호암아트홀에서 새 찬불가 이 십 곡을 선보인 「음성공양의 밤」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찬불가의 새장을 여는 무대로서 일곱 개 합창단 사백여 명이 출현했다.
정부기 교수 (중앙대)의 곡만을 호암아트홀 무대에 올린 제3세대 발표회는 불교 음악의 새로움을 모색하는 작업으로서 역시 91년의 수확이었다. 그밖에도 범조 스님이 예술의 전당과 미국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가져 국내외로 화제를 뿌렸다. 그러나 김용호씨는 타계는 작곡가 빈곤에 허덕이는 불교계의 큰 손실이었다. 청룡합창단 (단장, 정복녀) 은 고인을 추모하는 음악제를 열어 그의 업적을 기렸다.
순회 공연을 통해 불교 음악의 메아리가 전국 곳곳에 울려 퍼지게 한 불교성악회는 수법 스님의 입적과 함께 십칠 회로 순회 공연의 막을 내렸다. 수법 스님 역시 불교음악계의 숨은 일꾼이었다.
정목, 도신, 섬진 세 스님이 음반을 낸 것도 9l년도 불교 음악계의 굵은 뉴스이다. 정부기 교수 곡만을 수록한 오승희씨의 음반을 포함하여 금년도 독집 음반은 모두 네 개가 나왔고 불음보급회 (회장, 조영근) 가 선시를 불음 가요로 출반한 것을 더하면 올 음반 출간도 예년에 비해 풍성했다.
조영근씨는 그밖에도 어린이 불교 음반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코드의 「불교음악 연구원」이 발족하여 전국여성불교연합회와 불교성악회의 불교 음악 강좌, 삼보합창단의 미주 공연 묘심 스님의 신미년 송년 불교음악제 등은 불교 음악의 내일을 여는 크고 작은 음악 포교 불사로써 914년도를 장식했다.

대중 속의 불교 미술
불교 미술계에도 새바람은 불었다. 동국대 강사인 진철문 씨의 조각전은 불교 조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대표적인 전시였다. 구상은 물론 비구상 작품도 불교 조각의 기본 사항을 존중하면서 현 대적인 기법으로 처리허여 일반인들까지도 거리감 없이 감상했다. 더구나 불자들의 경우에는 높은 소장욕을 보여 이 작품전은 불교 미술의 방향을 선명히 보여 주기도 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 「色是空」전도 불교 미술의 영역 확대 작업으로 시도되었으나 본래의 기획만큼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명이다. 성륜 스님의 짓거리 작품 (퍼포먼스) , 도열 스님의 만다리전 둥
금년에는 불교 미술이 교계를 벗어나서 일반 대중과 호흡을 같이하는 경향을 보였다.
동국대 경주 캠퍼스 이정원 교수의 조각전은 불교 사상과 생명의 본질이 조형 언어로 추출되었다는 명가 속에 눈길을 끌었고. 한남대 박병희 교수가 윤회를 주제로 한 테라코타와 브혼즈 작품에 불
교 사상을 담아내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불교를 소재로 한 대형 작품전은 프랑스 파리에서도 열렸다.
김기혁. 정숙희 부부는 각 사찰의 설화를 회화화한 불교설화전을 파리에서 갖고. 귀국한 뒤에 그 작품을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이 책은 영어와 일어로도 번역되어 불교 설화가 갖는 사상적인 의미와 우리 불교의 문학, 미술 세계를 여러 나라에 알리는 몫도 하고있다.
만봉 스님 일본 초대전, 박정자 단청 전은 우리 고유의 불교 색채를 보여 준 전시였다. 그밖에 대형 전시도 여러 번 있었으나 개인전만큼 큰 명을 받지는 못 했다. 대형전은 문화부 주최의 「91종교인 미술큰잔치」, 「한국불교미술협회 제6 회 회원전j, 「문화재전통기능보유자 제2회 조각집」 등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 91종교인 미술 큰잔치는 ‘실속없는 대형전이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스님들이 만든 극단
91년도 불교 연극의 두드러진 현상은 스님들이 불교 연극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다는 것이다. 금년에는 스님들의 힘으로 두 개의 극단이 창간되었다. 현장 스님이 만든 극단 「바람」과 일봉스님이 재 창단한 성극단 「중이 바로 그것이다. 극 단 「바람」은 창단 기념으로 「박」을 무대에 올렸고 . 이어서 「사문의 母」를 공연했다. 「종」의 경우에는 극단 「신협」과 합동 작품으로 「서천꽃밭」을 창단 기념 무대로 마련했으나, 관객 동원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부산에서 공연된 대형 뮤지컬 「원효대사」도 불교 극단 「하늘 개인날」의 작품이다. 이 극란도 정허 스님이 사 년 전에 만든 극단이다. 원효대사로 분장한 정허 스님은 이 작품의 극본을 직접 썼다. 현장 스님도 극단 「바람」이 공연한 두 작품의 회곡을 직접 썼고, 일용 스님은 「서천곷밭」에 스님으로 출연했다. 이처럼 연 극 포교의 원력을 갖고 일선에 나선 스님들은 일인 삼역을 하고 있으나, 그 노력의 대가만큼 실적을 거두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극란 「종」은 「서천꽃밭」 공연 뒤의 후 한 작품 명가와는 달리 관객 유치에 실패하여 극단 해체라는 아픈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실패를 맛본 당사자 스님들은 교계의 비협조와 무관심에 섭섭함 올 금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연극 포교란 차원에서 교계의 협조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앞서서 더 중요한 것은 수준높은 작품으로 일반 관객의 호용을 얻어야 한다는 지론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서울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그것은 목탁구명 속의 작은 어 둠이었습니다」와, 지난 가을 월북 작가 함세덕의 희곡을 무대에 올린 「동승童慣」이 12월 1일부터 앵콜 공연에 들어간 것은 바로 그 좋은 예라는 것이다.
문화 포교란 의욕만으로는 안 되고 그 의욕에 버금가는 예술성이 조화를 이룰 때 관객 또는 청중의 호용을 얻어야 결국은 포교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교훈으로 불교 연극계의 현실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구룡사 소속의 극단 「신시」(대표, 김상열)가 문예회관 대극장에 올린「無顆歌」는 원효대사 일대기를 오늘의 시대상에 맞게 통일로 가는 길을 모색한 작품이다
같은 해에 원효대사를 주제로 두 개의 무대가 마련된 것도 공교로운 일이나, 그 동안 원대사를 그린 극이나 영화처럼 각종 예술 작품이 줄을 잇는 것은 원효대사의 사상이 그만큼 깊고 폭넓음을 잘 대변하는 현상이라 하겠다. 이처럼 좋은 소재를 불자들이 어떻게 예술성과 결합시켜 재조명해내느냐는 불교 문화 계에 몸담고 있는 불자들의 사명이다. 불교 연극계뿐 아니라, 미술, 영화, 문학 등 불교 문화계가 이 사명감에 철저할 때 문화 포교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