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복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복을 못 받고
죽은 듯이 엎드려 살길래
크고 큰 부처님 복 주머니에
무슨 사고가 터진 줄 알았더니
보고 들리는 요즘 세상일들이
그게 아니라서 기분이 참 좋다.
억천겁을 지난들
우리들의 이러한 거울보기 놀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인데
사람들아,
밤 가운데에 그대 눈을 떠라.
절벽 위의 그대 귀를 열어라.
“졸시(拙詩) 거울보기 전문”
작년 한해는 그 아니 가슴 아픈 사람이 뉘였으랴. 몸부림도 치고, 소리도 지르고, 싸우다가 더러는 고귀한 생명까지 내놓는 참으로 불행한 일도 있었다. 오늘도 그런 시험은 계속되고 있다. 누가 우리들을 이토록 노여움에 겹도록 만들었는가. 무엇이 우리들로 하여금 혼돈 속에서 이토록 몸부림치게 하였는가. 무슨 권리로 우리들의 육신과 영혼을 이렇게 지치고 고달프게 했단 말인가.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랬다. 돈에 눈이 어두운 자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때에 따라서 털갈이를 서슴없이 해대는 간교한 인간들의 소행이다.
그러나 작젼 한해 동안에는 억압당하고 구속받던 우리들의 영육이 잠을 깨는 함성이 있었다. 그래서 권력을 참되게 감당하지 못한 자들은 지금 그 권력의 무게에 못 이겨 실로 엄청난 고통과 허무를 끌어안고 생지옥의 보를 받고 있다. 돈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양심과 진실을 버리고 짐승이 되었던 자들은 지금 그 돈의 무게 때문에 세상의 온갖 부끄러움을 한꺼번에 짊어지고 있다. 아부와 간교한 지혜로 인생의 행복과 삶의 진실을 매도해 버렸던 자들은 지금은 오히려 불행의 터널속을 헤매며 신음으로 자신을 힐책하고 있다.
얼마나 어리석은 짓들인가. 얼마나 불쌍하고 가련한 비극인가. 인과(因果)는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철칙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으며 빈부귀천이 따로 없는 것이 인과의 절대성이다. 그러나 아직도 착각과 환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들이 거들먹거리고 있다. 아직도 진실과 허위를 가리지 못하고 허위적거리는 자들이 우글대고 있는 세상이다.
권력은 책임이지 힘이 아니다. 권력을 힘으로 착각한 어리석은 무리들 때문에 이 나라의 오늘이 이렇게 시끄럽고 어지럽게 된 것이다. 자기의 욕망을 위해서 권력을 휘둘러 댄 자들 때문에 이 나라의 오늘이 이토록 힘든 고비를 맞고 있는 것이다.
권력은 좀더 많은 선행을 할 수 있는 크나큰 이점이 있다. 그래서 권력은 좀더 많은 봉사와 헌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한다.
옛부터 죄를 지어 가며 빼앗은 권력은 선한 목적으로 사용된 적이 없었다. 비정상적으로 권력을 장악하면 정상적인 삶의 기회를 잃어 버리고 마는 교훈을 우리는 역사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디즈레일리는 “모든 권력은 위탁이다”라고 말했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런가 하면 돈을 똥보다 더 더러운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돈은 잘 쓰면 충직한 하인 같지만, 잘못 관리하면 못된 상전과 같다고 말한 사람도 있다. 돈을 인생의 목적으로 착각한 자들은 진리와 진실도 돈으로 계산하려 든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황금만능의 환각에 사로잡혀 진정한 삶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무리들이 횡행하고 있는 시대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데 불편을 덜어주는 충직한 하인처럼 돈을 지배할 수 있을 때 황금의 횡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돈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돈의 노예가 되고 만다.
민족의 비극과 역사의 불행은 돈과 권력이 제자리를 찾지 못할 때 춤추듯 일어나 휩쓸고 다닌다. 단기 4322년 올해는 더 이상 불행하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분노와 갈등으로 이 나라, 이 민족이 방황해서는 안 될 것이다. 훌훌 벗어 버려야 한다.
“오욕(五欲)에 물든 자는 그물에 걸린 새와 같고, 오욕에 처해 있는 자는 칼날을 밟은 것과 같고, 오욕에 집착하는 자는 독이 있는 나무를 껴안은 것과 같으니, 지혜로운 이는 욕망을 똥구덩이 같이 보아 버리느리라.”
대장염경에 있는 말씀이다.
“굶주린 자에게 밥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면 무슨 잘못이 있으며, 헐벗은 자에게 옷을 주고 재앙에 빠진 자를 구해 주면 이 또한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앙존마경에 있는 말씀이다.
오욕을 버리고 나서, 남을 위해 나누고 베푸는 일을 늘 잊지 않으며 이에 힘쓴다면, 어찌 불행과 비극이 넘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