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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칠년명금동불상延嘉七年銘金銅佛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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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미소 - 편집실 1999년 11월 213호
깨달은 이의 미소가 아름다운 까닭은 그 당당함에서 비롯된다. 진리는 선악과 사비가 떠난 곳에서 존재하므로 이와 같은 깨달음을 얻은 이에게 시비선악에 대한 주저가 있을 리 없다. 거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깨달은 이의 면모이며 산들바람을 즐거이 받아 들이는 것 또한 깨달은 이의 아량이다.

연가칠년명불상의 미소에는 이처럼 깨달은 이와 당당함과 자유로움이 배어 있다.

불상의 광배 뒷면에는 다음과 같은 명문이 적혀 있다. “연가延嘉 칠년七年이 되는 기미己未년에 고구려국 낙랑樂浪 동사東寺 주지인 경敬과 제자 연演을 비롯한 사도師徒 40인이 현겁천불賢劫千佛을 조성하여 유포했는데, 스물아홉번째 인현의불因現義佛(또는 현세불現歲佛)은 비구법류法類가 공양한 것이다.”

연가 7년은 고구려의 연호年號이다. 광배 뒷면 위의 조성기造成記에 빼서 이 불상의 명칭을 연가칠년명 금동불상이라고 했다. 기록의 기미년을 기준으로 하건데 이불상이 조성된 시기는 479년과 539년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대체로 539년에 조성된 것으로 통용된다.

힘차게 휘날려는 옷자락은 드넓은 대륙을 달리던, 또한 끝없는 지평선에서 힘차게 솟아 오르던 태양을 맞이하던 강한 기상을 느끼게 한다. 생략되고 굵은 옷 주름 선과 좁은 대좌 위 두툼한 연꽃 잎은 일체의 장식을 배제하므로 오히려 강렬하고 대담하게 표현됐다. 신체에 비해 큰 손과 발은 불상의 상호만큼이나 명쾌하다. 이것은 큰 손으로 중생의 고통을 보듬어 안으며 진리를 몸소 행하고자 하는 실천적 의지를 상정한다. 광배의 소용돌이 치는 듯한 강렬한 화염문은 세상의 고통과 즐거움을 승화시킨 표현으로 이 불상의 명쾌하고 힘찬 기상을 돋보이게 한다.

천사백여 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은 미소에는 고구려인의 정신이 함께 숨쉰다. 석가여래는 고구려인의 얼굴을 빌어 진리眞理를 보였으며. 불상을 조성한 고구려의 불제자들은 불상에 나타난 진리의 표현을 통해 지금 이 순간 우리와 만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과거세와 현재의 만남이며 현겁의 인연불因緣佛이 아니고 무엇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