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물이다. 인간은 하루에 2~3의 맑은 물을 마셔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생태계 또한 마찬가지여서 지구의 70% 물로 구성되어 있고, 사람의 몸도 70% 수분이다.
사람도 어릴 때는 몸에 수분이 많다가 점점 나이가 들수록 수분이 줄어든다. 어린아이의 살은 눌러보면 탄력이 있어 금방 제 모습으로 돌아오지만, 나이 많은 사람은 탄력성이 적다. 즉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자기 몸의 수분이 빠져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물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될 뿐더러, 만약 5%만 빠져도 기절을 하게 되고, 10%이상 빠지면 목숨을 잃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물을 강이나 하천, 용달샘, 호수 그리고 최근에는 지하수를 통해 공급 받고 있다. 그런데 그 물이 최근 20~30년사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게 되면 소름이 끼친다. 강물이 죽어가는 데도 우리 인간들은 아직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페놀사건으로 대구시민 250만 명이 유독 물질로 오염된 수돗물을 마셔 전국민이 충격을 받은 지 6개월도 안되었는데, 강물이 개선되기는커녕 점점 심하게 오염되어 간다. 금호강물은 물이 시꺼멓다. 악취가 섬혜 단전 호흡을 배운 사람이 아니면 근처에 갈 수도 없다. 돌맹이를 던지면 강물이 빽빽해 돌맹이가 잘 들어가지도 않는다. 이 강물이 흘러 내려가 부산 시민의 식수가 되고, 이 물로 근처의 농작물이 재배되어 우리들의 식탁에 오른다.
그런데 나는 30년 전 그 금호강에서 수영을 했고, 동네 형들은 작살로, 어른들은 그물을 던져 팔뚝만한 잉어 ·가물치를 잡았으며, 월척이 넘는 붕어도 많았다. 그것을 초고추장과 함께 날것으로 먹었고, 가마솥에 다 넣고 끊여 매운탕으로 먹었다.
30년 전 한강도 맑은 강이었다. 용어 ·잉어 ·메기 ·쏘가리 ·뱀장어 등이 많았고, 봄철에는 복어 같은 바닷고기까지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폭파되어 없어진 밤섬에서 잡은 장어구이는 서울의 명물이었다. 낚싯대를 한번 드리우면 수십마리씩 잡아올렸다. 요즈음 담배연기 자욱한 실내낚시터에서 쪼그리고 앉아 낚시를 하는 사람에게는 전설에나 나오는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우리 나라는 약 3,900개의 하천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오염되어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 공업용수로도 척 합치 않게 되었다. 도대체 30년도 안되어 이처럼 오염된 원인은 뭘까?
그것은 한 마디로 강물이 가지고 있는 자기정화 능력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이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강을 살펴보자 옛날에는 댐이 없었다. 따라서 강물은 막힘이 없어 바다로 흘러러 들어갔다. 합성세제도 없었고, 가축의 배설물은 퇴비와 함께 땅에 이용되었고, 농약도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공장도 적어 폐수의 유입량도 적었다.
그런데 댐을 만들어 물을 막기 시작했다. 수력발전을 위해 또 공업용수,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청평댐 ·소양댐 ·의암댐 ·춘천댐 ·팔당댐올 세워 물을 막으니 물이 고여 썩을 가능성은 정점 많아졌다.
특히 80년대 들어서부터는 합성세제를 많이 써 4천3백만 인구가 방방 곡곡에서 샴푸로 머리를 감고, 뭉게 구름처럼 흰거품을 뿜어내는 합성세제로 빨래를 하고, 온 들판과 골프장에서까지 맹독성 농약이 뿌려져 강물로 유입되었다. 그 뿔만 아니라 아직도 많은 공장이 온갖 중금속과 독성 물질을 한밤중에 몰래, 장마철에 몰래, 비밀 배출구로 몰래, 시도 때도 없이 강물에 쏟아 붓고 있다.
가축의 경우도 옛날에는 집에서 필요한 만큼 몇 마리씩 키웠는데, 지금은 무엇이든 대량으로 키운다. 옛날 농촌 닭은 낮이면 먹고 싶은 곳으로 나 다녔고 개와 오리와 어울려 놀다가 저녁이면 닭장에 들어와 밤사이 알을 낳았다.
그런데 요즘은 큰 건물을 짓고 그 안에 칸막이를 쳐서 독방을 만든 다음 병아리를 집어 넣는다. 먹이는 수입한 사료에다 방부제 ·호르몬제 · 성장촉진제 ·곰팡이 방지제 등 화학물질 등을 섞어 준다.
이렇게 키운 닭이 낳은 계란과 옛날 자연스럽게 자란 달의 계란 맛은 그 맛이 다르다. 맛만 다른 것이 아니고 옛날에는 똥, 오줌이 거름으로 다 쓰였지만 지금은 주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하천은 악취를 풍기게된다.
돼지도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집집마다 뜨물통이 있어서 먹다 남은 옴식은 전부이 통에다 담았다. 뜨물은 돼지 키우는 사람이 걷우어갔다. 이 ‘짬밥’은 돼지의 식량이 되었고, 돼지가 배설 한 똥, 오줌은 훌륭한 거름이 되었다. 똥, 오줌은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고, 비옥한 땅에서 자란 농작물은 병충해도 잘 없었다.
지금은 식당에서 나오는 그 많은 ‘참밥’도 돼지의 사료로 쓰이지 않고 그대로 쓰레기장에 매립된다. 그 대신 돼지의 배설물은 대부분 하천에 흘러 들어간다. 공장폐수로, 가축의 배설물로 오염된 강에서 물고기가 때 죽음을 당하고, 중금속이 검출되고 눈알이 없거나 혹이 달린 기형 물고기가 발견되어도 이젠 놀라는 사람조차 없다.
절(寺)하면 생각나는 것이 명산(名山)이다. 그뿐 아니라 아직까지 현대의 오염된 문화가 가장 침투되지 않은 곳이다. 철의 부엌을 가보면 재래의 것이 제일 많다. 밥을 할 때도 전기 밥솥이나 가스레인지 대신에 큰 가마솥에다 나무로 불을 때서 밥을 하는데 밥맛이 아주 기막히게 좋다.
그 밥을 먹고 난 후 설거지를 할 때는 퐁퐁이나 트리오 등 합성세제로 한다. 빨래도 합성세제로 한다.
갚은 계곡에서부터 합성세제의 거품이 흘러나온다. 이 합성세제의 거품은 물 속에 산소의 공급을 차단하여 물의 자기정확 능력을 감소시키고, 태양광선이 물 속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수중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한다. 또한 거품은 하수의 종말 처리시 각종 오염물질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처리비용이 2배 이상이나 들어 국민의 부담은 많아진다. 합성세제로 세탁한 물은 다시 식수에 합성세제가 검출되어 우리의 건강을 해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세계에서 가장 맑고 맛있는 물을 오염시켜 놓고, 이제는 먹는 물을 수돗물 대신에 생수를 사먹고, 정수기를 달고, 약수를 길어오고, 청량음료를 사먹는다.
지금 생수를 먹는 국민이 줄잡아 20%나 된다. 생수는 수돗물보다 무려 1800배나 비싼 한 말에 4천원씩이나 한다. 석유값과 맞먹는 값이다. 정수기 단 집은 두 집 건너 한 집이 다. 돈 있는 사람은 집에다 1백m이상 깊게 지하수를 퍼서 걸러 마신다. 도대체 물마저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마시는 희안한 세상이 되었다. 내년이면 생수도 정부에서 공식으로 시판을 허용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여 외국의 생수도 수입이 개방된다. 프랑스의 ‘에비앙’생수가 들어오고, 로키산맥의 빙하수가 들어오고, 알라스카의 물이 수입되면 수돗물을 먹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하나. 물까지 따로 먹는 세상에 국민의 동질성이 확보될 수 있을까? 벌써 공기까지도 돈 있는 사람은 별장을 지어 좋은 공기를 마시고, 공기 좋은 골프장해서 흰 공을 때라고 있지 않은가?
물과 공기를 가장 많이 오염시키는 기업주는 맑은 공기, 깨끗한 ,생수, 조용한 환경에서 무공해 식품을 먹는데 반해, 노동자들은 나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오염된 수돗물과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하나 뿔이다. 국민 각자가 합께 더불어 살수 있는 환경보전 ·공해추방 운동에 참여하는 일이다. 국민이 가만히 있는데 정부나 기업이 공해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준 나라는 없다.
특히 불교는 생명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는 공존의 철학을 가졌기 때문에 환경을 보존하고 공해를 추방 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종교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불교는 오염된 강물에 물고기를 방생하는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염된 강물에서 물고기는 괴로워서 살 수도 없고, 기형으로 나타나거나 죽고 만다. 불교는 깊은 산사(山寺)의 맑은 공기를 속세인 도시까지 확산시킬 수 있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 만약 산사의 맑은 공기만 지키려고 하면 얼마되지 않아 철의 공기까지도 오염되어 살기 힘든 환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불교계 일각에 생태계를 보전하려는 움직임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모든 운동도 마찬가지이지만 공해추방 운동은 개인의 삶의 변화와 우리 사회의 모순이 함께 풀려야 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철학과 불과 공기는 흥청망청 쓸 수 있는 자 유재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함께 관리하고 보존해야 할 공동의 재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 땅, 이 지구는 우리가 사는 동안 잠깐 빌린 것이기에 우리의 후손에게 나쁜 환경을 물려 주는 것 만큼 최악은 없다. 이대로 만약 10년 더 오염시킨다면 대망(大亡)의 2천년대가 아니라 우리 모두 큰 피해를 당하는 대망(大亡)의 2천년대가 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자. 그리고 함께 연대하여 이 땅을 되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