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 세간에 있어
세간을 떠나지 아니하고 깨달음이 있는 것이니
세상을 떠나서 따로 보리를 구하려는 것은
마치 토끼뿔 거북털을 구하려는 것과 같으니라.
어떤 사람이 깊은 산속의 도인을 찾아와 “스님께서 저를 도인을 만들어 주십시요 얼마든지 스님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네가 10년 동안 내 시봉을 하겠느냐. 10년 동안 시봉을 하면서 시키는 대로 하면 도인이 될 것이다.” “예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래 10년 동안 하는데 내가 주문을 가르쳐 줄 테니 그것을 화두삼아 밤낮 주야로 외워 가지고 밤낮이 하나가 되도록 외워라. 잠을 자도 외울 수 있고 꿈을 꿔도 외울 수 있고, 밥 먹거나 똥 싸거나 앉거나 눕거나 오거나 가거나 이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화두가 무엇이냐 하면, ‘살짝살짝 하는구나. 암만 그래도 나는 안다’. 이런 것입니다. 그래 이 사람이 10년 동안을 그저 딴 것은 안하고 오직 이것만을 합니다. 꿈이나 생시나 잠잘 때나 투철하게 이것이 변함이 없게 됩니다. “그래 됐다. 그럼 가거라. 확철대오라고 해서 하늘이 뒤집어지고 땅이 꺼지는 것이 아니니까 내가 너에게 더 가르쳐 줄 것이 없다’
그래서 이 사람이 10년만에 하산을 하여 집에 돌아 왔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아무개가 10년 동안 도를 닦아 도인이 되어 돌아왔단다 하고 야단을 벌이며 이 사람에게 법문을 청합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멍청히 앉아서 “살짝살짝 하는구나. 암만 그래도 나는 안다” 이 소리만 하고 있어서 “에이 벌어먹을 자식, 괜히 산속에서 허송세월만 했구나”하고 모두 가버립니다.
그날 밤 때마침 이 집에 도둑이 들어서 살살 고방을 뜯는데 방안에서 무슨 궁시렁 궁시렁하는 소리가 들려 이 도둑놈이 살며시 벽틈으로 방안을 보니까 이 사람이 잠은 안자고 앉아서 무어라고 하고 있어서 가만히 들어보니 “살짝살짝 하는구나. 암만 그래도 나는 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도둑놈이 깜짝 놀라서 줄행량을 쳤어요 그래 이 도둑이 소문을 내기를 진짜 아는 사람이다 하니 인근의 사람들이 몰려와 자기의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돈을 꿔주고 못 받는 사람, 부부싸움으로 오는 사람, 친구간에 다툼이 생겨 해결 못하는 사람, 별의별 사람이 와서 해결책을 물을라치면 이 스님이 다른 소리 없이 이 말만 하는데 이상하리만치 모든 것이 해결되어 버립니다. 이것이 내 이름을 듣는 이는 삼악도를 면하고 내 얼굴만 보아도 해탈을 얻게 된다는 말입니다. 점점 임금에게까지 소문이 들어갔어요 세상에서 제일 욕심이 많은 사람이 임금인지라 임금이 이 도인을 불러서 자기의 제일 가까운 곳에 두고 지 내게 됩니다. 그러나 이 도인은 하는 일이 없어서 언제나 “살짝살짝 하는구나. 암만 그래도 나는 안다”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신 중에 역적을 도모하는 사람이 임금을 죽이려고 이발사를 꼬여 임금이 이발 할 때 수염을 깎다목을 찔러 죽이라고 합니다. 그래이 이발사가 임금 이발을 하면서 손을 벌벌 떨면서 목에 칼이 내려가는데 이 도인이 또 옆에 있다 “살짝살짝 하는구나. 암만 그래도 나는 안다”하니 이 이발 사가 깜짝 놀라 칼을 내던지고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무개가 시켜서 그랬습니다. 목숨만 살려주십시오”하니 이와 같이 이 도인은 언제 어디서고 중생제도의 소임을 다하게 됩니다.
이러한 무한능력, 영원생명을 마하반야라고 합니다. 이러한 마하반야는 ‘집중하다’라는 뭇이고 잡아 모은다한 뜻입니다. 낙동강·대동강 등 온갖 강물이 모인 것이 바다입니다. 오줌물 · 똥물 · 약숫물 · 빗물까지도 필경에는 바다에 모여듭니다. 그러나 이 바닷물은 항상 풍파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 파도가 있는 이유는 욕심, 즉 끌어 당기는 것 때문입니다. 달은 달로 잡아 끌고 지구는 지구대로 잡아당기는 아전인수격의 힘이 있는데, 즉 만유인력이니까 잡아당기는 힘이 있어 바람이 일고 바람 때문에 파도가 생긴다는 것 아닙니까. 이것이 오욕팔풍(五敬八風)의 경계이니 이로 말미암아 바람이 일고 파도가 생긴다, 파도가 출렁출렁하니 하늘의 밝은 달이 턱 비치려 해도 옳게 비출 수가 없다 이겁니다.
일천강에 달이 뜨니 일천의 달이더라.바닷물이 조용하면 삼라만상이 다 여인(如印)이 되는 까닮에 이런 경지를 해인(海印)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바다에 파도가 맺고 물결이 조용해야만 나타나는 까닭에 조용하게 하려면 혼들리는 그릇을 묶어놓고 집중시켜야 가능한 것처럼 흔들림을 멈추는 것이 해인삼매에 도달하는 제일 조건입니다.
‘반야’라 함은 마하 프라즈나인데 집중의 뭇이니 집중해서 모이면 조용해지고 조용하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빛나는 것 아닙니까. 이것이 또한 대적광삼매(大寂光三妹)니 흩어지는 마음을 화두로 집중하고 집중하면 조용해지고 맑아지고 밝아지고 빛나게 마련이니 이것이 우리 참선하는 방법이요 지혜를 얻는 경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일본 교토에 동본원사라는 절의 박물관 유리진열장에 장단지만한 머리털 뭉치가 동아줄로 서리서리 꼬여 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이렇습니다. 몇 백년전에 절 법당을 지을 때 127자나 되는 대들보를 끌어 올리다 밧줄이 끊어져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답니다.
그래서 가장 튼튼한 뱃줄이 사람 머리털이라 하니 수만 명의 신도가 그 자리서 머리를 끊어 동아줄을 만들어 그 동아줄로 대들보를 감아서 동본원사의 법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사실이야 어떻든 간에 그 머리털을 보고 업이 벌어져 오므릴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생각이라고 하는 것도 ‘마하프라즈나’의 마하인력이기 때문에 손오공보다 더 빨라 눈깜짝할 사이에 지구를 입곱 바퀴 반 도는 빠르기입니다. 화두를 챙길 때도 금방 도망가 버리고 또 금방 사라져 버리고 합니다. 옷젓가락으로 계란을 집으려는 것과 같이 죽어라고 마음이 도망간단 말입니다. 도망가는 것을 불들어 매는 것이 화두입니다.
화두 한 가지를 간택해서 송(調)하다 보면 염(念)이 되고 이것을 놓치지 않고 계속 송(調)화두 염(念)화두를 철두철미 사무쳐가면 화두가 말을 하면서도 길을 가면서도 챙겨지는 관(觀) 화두가 된다 이겁니다. 가능한 것입니다. 안 되는 것을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공부하는 경계가 그렇다 그런 말씀입니다.
화두 가운데 의심이 있어 끊어지지 아니하면 이것을 진짜 의심이라 한다 진짜 의심이 일어날 때에는 점차에 속하지 아니하고 앞과 뒤가 꽉 막혀서 동서남북을 분별하지 못하느니라. 만약 참선을 하고자 활진대 맡길되는 물 속에 돌맹이 하나 던졌을 때와 같이 꼭대기부터 맨 밑바닥까지 끊어지지 않아서 진실로 능히 이와 같이 화두가 계속되어 7일간에 만약 확철대오가 없다면 나는 지금 대망어를 범했기 때문에 너희를 대신하여 지옥에 가겠다.
어떤 것이 진짜 참선이냐! 화두가 딱 잡혀서 놓아 지지 않는 경지, 아까 ‘살짝살짝 도인’처럼 잠잘 때 나 꿈꿀 때나 생시나 화두가 되는 그런 경지, 그런 경지가 7일 동안 계속되면 깨쳐집니다. 만약 화두가 조금 되다가 의심이 없어지면 진짜 의심을 발한 것이 아니요, 조작된 것이니라 하셨듯이 참선하는 사람은 언제나 화두를 부지런히 잡으라는 것입니다.
간절하고 치밀하게 공부 지어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