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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소리를 내지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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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법문 - 법전 2001년 04월 230호
잡계요요진일성 界寥寥振一聲하니
산림요탕대풍생 山林搖蕩大風生이로다.
전위기령유상회 全威旣逞猶傷悔라
하처행인부담경 何處行人不膽驚고.
온누리 적적할 때에 한마디 외치니
산천은 진동하고 큰바람 일어났네.
있는 위세 다 부려도 후회를 하니
어느 곳의 행인이 간담이 서늘치 않겠는가?

황벽에게 백장이 물었습니다.
“어디를 갔다 오는가?”
“대웅산 밑에서 버섯을 따가지고 옵니다.”
“대충大蟲(즉 호랑이)을 보았는가?”
이에 황벽이 호랑이 소리를 흉내 내자 곧바로 백장 선사는 도끼를 들고서 찍는 시늉을 하였습니다.
이에 황벽이 한 대 갈기자 백장 선사는 깔깔 웃으면서 방장실로 돌아갔습니다.
이튿날 상당하여 대중에게 말했습니다.
“대웅산에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났으니 여러분들은 조심하라. 백장 노인도 한 번 물렸노라.”
백장 선사는 황벽 스님을 호랑이라고 칭찬하였지만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대표적인 선승은 장사경잠일 것입니다. 경잠 스님은 남전보원 선사의 법을 이었습니다.
이런 경잠 스님의 별명은 잠대충岑大蟲입니다. 대충이란 호랑이를 가리키는 뜻입니다.
호랑이 기개를 가진 경잠 선사라는 말입니다.
이건 그냥 생긴 이름이 아니라 그럴만한 이유가 전해져 옵니다.
장사경잠이 뜰 앞에서 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그 때 앙산이 말했습니다.
“사람마다 저런 일이 있건만 다만 수용하지 못할 뿐이구나.”이에 경잠이 말했습니다.
“흡사 그대가 수용하라 한 것 같구나.”
그러자 앙산이 다시 말했습니다.
“어떻게 수용하시겠습니까?”
이에 경잠이 바로 앙산을 차서 쓰러뜨리니 앙산이 말했습니다.
“당장에 호랑이같이 되었구나.”
이로부터 제방에서는 경잠 스님을 잠대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앙산혜적과의 문답에서 앙산을 차서 넘어뜨릴 정도의 기용을 지니고 있어 때로는 대호大虎 즉 큰호랑이라고도 불렸습니다.

화림선각 선사에게 배휴가 다니러 왔다가 물었습니다.
“스님은 시자가 있습니까?”
“두 명이오.”
“어디에 있습니까?”
이에 선사가 ‘대공大空아! 소공小空아!’하고 부르니 호랑이 두 마리가 암자 뒤에서 뛰쳐 나왔습니다.
배휴가 이에 깜짝 놀라니 선사가 호랑이를 보면서 말했습니다.
“손님이 와 계시니 가 있거라.”
이에 호랑이 두 마리가 으르렁거리면서 뒤로 사라졌습니다.
이에 배휴가 물었습니다.
“화상은 어떤 수행을 하였기에 이런 신통력을 얻으셨습니까?”이에 선사는 염주를 들어 올리면서 말했습니다.
“알겠는가?”
“모르겠습니다.”
이에 선사가 말했습니다.
“나는 항상 관세음보살을 염念하고 있느니라.”
화림 선사는 관음보살을 염한 힘으로 사나운 짐승을 길들였으니 도의 눈이 환히 밝으면 만 가지 반연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또 수나라 담순曇詢이라는 승려가 산길을 가다가
호랑이 두 마리가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날이 지나도 그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스님은 보다못해 석장錫杖으로 두 마리를 떼놓고는 말했습니다.
“함께 같은 숲 속에서 살면서 어찌 서로 틀어짐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제 각자 딴 길을 가기 바란다.”이에 호랑이 두 마리는 머리를 조아려서 가르침을 받고는 각각 길을 떠났던 것입니다.

남전이 귀종歸宗?삼산杉山과 함께 행각을 할 때 길에서 호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이에 한 명씩 호랑이 곁을 저마다 스쳐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남전 선사가 귀종에게 물었습니다.
“아까 호랑이를 보았는데 그 모습이 어떻던고?”
“고양이 같았습니다.”
다시 귀종이 삼산에게 물었습니다.
“아까 호랑이를 보았는데 그 모습이 어떻던고?”
“개를 닮았소.”
그러자 귀종이 남전 선사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내가 보기엔 그건 바로 호랑이였어.”
세 사람이 호랑이를 보고는 제각기 소견을 내었습니다만 둘은 맞고 하나는 틀렸습니다.
그러나 산골노인이 손뼉치면서 웃고 들꽃을 머리에 가득 꽂고 돌아오는 것만 같겠습니까?
다시 처음의 황벽 선사와 백장의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대웅산에서 호랑이를 보았는가?’하고 물으니 황벽이 호랑이 소리를 내자백장 선사는 도끼를 들고서 찍는 시늉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황벽이 도리어 한 대 갈기자 백장 선사는 깔깔 웃으면서 방장실로 돌아간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을 가지고 위산이 앙산에게 물었습니다
“황벽의 호랑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화상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때 백장이 한 도끼로 찍어 죽였어야 할 것이거늘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는고?”“그렇지 않습니다.”
“그대는 또 무엇이라 하는가?”
“호랑이 머리에 탈 줄 알 뿐 아니라 법의 꼬리도 잡을 줄 압니다.”“혜적이 매우 위태로운 말을 할 줄 아는구나?”

이제 산승이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고자 합니다.
사실 백장은 비록 호랑이를 죽일 위력은 있으나 위험을 당하자 겁을 내었습니다.
황벽은 참을성 없이 재주를 부리다가 치졸해졌습니다.
시회대중이여!
백장이 직접 물린 곳을 참으로 알고자 합니까?
공부를 제대로 마친 뒤라면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웅산하반반호 大雄山下斑斑虎가
촉착상인수감고 觸着傷人誰敢顧오.
친조일구노파심 親遭一口老婆心이
하증용착요간부 何曾用着腰間斧리오.
대웅산에 줄무늬의 호랑이가 있어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상하게 하니 누가 감히 가까이할꼬스스로가 한 번 물린 친절한 노파심이
무엇 하려 허리의 도끼를 찾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