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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의 실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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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당 솔바람 - 경성 2001년 02월 228호
- 여섯 가지 화경법和敬法 -


모든 국민들이 각자 제 몫을 챙기고야 말겠노라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그로부터 야기된 갈등과 충돌로 인해 사회의 전반적인 위기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당리당략을 위한 각 정당간의 첨예한 대립, 여야 정당 내에서의 집안 싸움, 노사간의 대립 등등은 마치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을 연상케 하고 있으며, 모두들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면 그만이라는 태도를 엿보게 한다. 그러나 진흙벌 안에서 주먹질하는 이전투구泥田鬪狗의 형상은 마침내 나와 상대방 모두 손 발, 얼굴 등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 끔찍한 상황을 만든다는 것을 서로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말라버린 가지 저 끝에서 새싹을 준비하고 있는 나무들처럼 지금의 갈등상황을 이겨내고 화합으로 도약하는 씨앗을 바탕에 품고 있다는 것에 한 가닥 희망을 가지게 된다.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크고 작은 집단 그리고 모임 역시 각 구성원과 계층간의 갈등이나 대립은 자연스럽고 정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의 대립과 갈등을 대화나 타협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길이며, 또한 대화와 타협만이 결국에는 모든 계층간의 발전을 도모하는 최선책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부처님께서는 집단의 윤리로서 여섯 가지 화경和敬으로 대중들의 화합과 이익을 꾀할 것을 강조하셨다. 화경은 팔리어巴利語로 sriya인데 기뻐함, 친애親愛, 동정同情, 존중尊重 등을 의미한다.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에서 설명하고 있는 육화경법六和敬法을 살펴보도록 하자.

1. 먼저 자신업慈身業이다. “여기 비구들은 함께 수행하는 이에 대하여 밖으로나 안으로나 자신업慈身業을 현기現起한다. 이는 화경법和敬法이다. 친애親愛를 낳고 존경尊敬을 낳고 능히 무쟁無諍과 화합和合과 일치一致에 도움되리라.”자신업이란 신체적인 행위行爲로 자비慈悲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2. 자구업慈口業과 3. 자의업慈意業에 대한 것이다.
“여기 비구들은 함께 수행하는 이에 대하여 밖으로나 안으로나 자구업과 자의업을 현기한다. 이는 화경법이다. 친애를 낳고 존경을 낳고 능히 무쟁과 화합과 일치에 도움되리라.”즉, 말과 마음으로 겉으로 드러낼 때나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부분까지도 늘 이웃들에게 자비를 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기의 주변에 평안과 화합을 이루고 실천해 가는 길이라고 설하고 있다.
4. 이평등利平等이다. “여법如法하게 얻은 소득所得, 여법한 이양利養은 비록 하나의 발우에 들어갈만큼 적은 양이라 할지라도 그 이익은 지계持戒의 동범행자同梵行者들과 함께 분배分配하고 수용受用해야만 한다. 이도 또한 친애를 낳고 존경을 낳고 무쟁과 화합과 일치에 도움되는 화경법이다.”이것은 단체의 수입을 그 단체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분배하여 수용하는 것을 뜻한다.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서도 여법하게 얻은 소득, 여법한 이양은 설혹 한 발우 만큼의 적은 량이라 할지라도 함께 수행하는 사람들과 함께 분배하고 수용하는 한 그 집단은 번영이 기대되며 어떤 경우에도 쇠망衰亡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전통적으로 승가僧伽에서는 승원僧園이나 정사精舍 등 공유재산은 이를 공평하게 이용하고 또한 의복이나 음식물 등 그날그날의 이양은 현전現前 승가에서 평등하게 분배하여 수용하는 것을 규칙으로 하며, 이것이 바로 화합승가和合僧伽의 이념을 표현하는 것이다.
5. 계평등수지戒平等受持이다.
“그리고 또한 파괴되지 아니하고 과실過失 없고 오점汚點 없고 자유自由롭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찬탄하며 오염되고 더럽힘 없이 삼매三昧에 전입轉入하는 계戒가 있다. 이와같은 계에서 수행자들은 함께 수행하는 이웃들과 함께 밖으로나 안으로나 계를 구족하고 산다. 이는 화경법이다. 친애를 낳고 존경을 낳고 능히 무쟁과 화합과 일치에 도움되리라”고 설하여 수행자들이 같은 계를 실행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만일 비구들이 각각 서로 다른 계戒를 지니고 있다면 승가의 화합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구성원 전원이 동일한 규칙에 복종함으로써만 집단의 질서는 유지된다. 그리고 그 계는 완전한 계이며 그것을 완전하게 실행하는 것이 바로 다섯 번째의 화경법이다.
6. 견평등수지見平等受持이다. 이는 동일한 교법敎法을 수지하고 신앙을 하나로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출리出離로 이끄는 성견聖見이 있어 그것을 실천 수행하는 자로 하여금 바르게 고진苦盡으로 이끄는 것이며 이와같은 견見에 있어서 수행자는 함께 수행하는 도반道伴들과 함께 밖으로나 안으로나 견해를 같이하여 산다. 이는 화경법이다. 친애를 낳고 존경을 낳고 능히 무쟁과 화합과 일치에 도움되리라.”만약 신앙이 다르고 수지하는 교법이 다르다면 승단僧團의 평화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수지하는 교법은 존귀하고 생사를 벗어남에 도움되며 고苦를 멸滅하는 힘을 가진 진실한 가르침이 그 조건이며, 그러한 가르침에 대하여 한가지 동일한 소견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견화경見和敬이다.
이러한 육화경법六和敬法 가운데에서 앞의 세 가지는 구성원 각자가 항상 몸과 입과 뜻으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을 향하여 간단間斷없이 자비를 실행하는 것이고, 4는 각 구성원에게 이익의 혜택을 골고루 나누는 물질의 평등을 의미하고, 5는 동일同一한 규칙과 규율을 준수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집단의 화합을 도모하는 수행의 동일이며, 6은 고苦를 멸하는 힘을 가진 존귀한 교법으로 집단의 평화를 실현하는 신앙의 동일성을 말한다. 이러한 육화경법을 실행하는 집단에는 구성원 상호간에 돈독한 친애의 정이 생기고 서로간에 존경하는 마음이 생하여 전체를 능히 섭취하여 크고 작은 모든 다툼을 진정시키고 진정한 화합과 평화를 실현하게 된다.
우리 모두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할 것이며, 그보다 앞서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격정에 휘말리지 않는 성숙한 대화와 공동체적인 삶을 위한 양보와 타협을 실천할 때에 어려운 현실의 모든 문제점들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으며, 아울러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