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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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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견진 2001년 02월 228호
21세기는 디지털 시대라고 불립니다. 국내 인터넷 인구 역시 1600만을 육박하고 있습니다. 불교계의 각 종단에서도 인터넷 포교에 역점을 두고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인터넷 방송국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사이버 포교를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제작한 불교 사이트도 100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요즈음 TV를 보면 대부분의 광고들이 인터넷 홈페이지 및 사이버 시대에 관한 것들입니다. 최근에는 안티 불교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불교의 모순점을 낱낱이 파헤치는 광경도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점은 물론 나쁜 점까지 인터넷의 세계에서 중중무진 펼쳐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행동을 합니다. 이제 인터넷은 행동의 전제가 되어 있습니다. 전화번호를 모를 때도 안내 해줍니다. 기차표와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위치와 장소를 모를 때는 지도로 길을 알려 줍니다. 은행에 직접 찾아가지 아니 하여도 송금과 대출 및 입출금 조회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와대나 정부기관에 신문고를 울리고 싶을 때에도 인터넷으로 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든 살림살이가 정보화로 대중화로 흘러 가고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많은 사찰에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조계종단에서도 97년부터 정보화 사업의 일환으로 종단의 모든 자료들을 통합하여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여 종무행정과 포교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종도들에게 제공되는 달마넷 및 조계종 홈페이지 작업과 아울러 중앙종무기관, 교구본사, 말사간의 정보 공유 시스템을 통한 광역 네트워크 구축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산사에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스님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자들은 삶의 문제에 직면하여 상담을 하고, 스님들은 고통에 얽힌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사이버 법당에서 여러 불자님들과 새로운 시대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 많은 젊은이들은 삶에 갈증을 느끼며 인터넷에 스스로 참여하여 삶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그것이 승가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들 어찌 그것이 제대로 된 변명이 되겠습니까?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지금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굳이 몸소 찾아가지 않아도 중생들은 이미 인터넷의 바다에 와 있습니다.
종단의 기본교육기관인 강원講院의 생활은 앞으로 중생을 이끌어 나가기 위한 수행과 그 방법을 익히기 위한 수학 기간입니다. 이 기간 동안에 중생들과 대화하면서 수행의 여파가 인류에게 희망의 빛으로 다가갈 수 있는 교육과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직면한 현상 속에서 중생 스스로가 그 원인을 절실히 느끼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삶을 해탈시키는 방법을 스스로 증득케 해야 할 것 입니다.
화살을 맞아 신음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것을 뽑아내는 구체적인 방법이 세상 어느 것보다도 중요합니다. 지금도 신음하고 있는 내 안의 번뇌덩어리를 녹이며, 그 증득된 방법과 밝은 기운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정화되고 세상이 정화되어야 세계가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해우소解憂所에서 물욕에 가득 찬 마음을 비우려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외웁니다.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진치 삼독三毒도 이같이 버려 한조각 구름마저 없어졌을 때 서쪽에 둥근 달빛 미소지으리”이제는 번뇌를 버리는 수행불사를 인터넷에서 펼쳐야 합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대화 수단까지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말로써 교화할 사람은 말로써 교화하고, 글로써 교화해야 될 사람은 글로써 교화하고, 인터넷으로 교화가 가능한 사람은 인터넷으로 교화를 해야 합니다. 이젠 관세음보살님이 인터넷에 화현化現하여 법을 펼치고 사바세계의 중생을 자비로써 구원해야 하는 시대에 와 있습니다.
저도 요즈음 서투르지만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연습해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법을 나누기 위하여 끝없이 연습하고 정진하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불교 종무행정 전산화 실현과 함께 앞으로 사찰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어 보고자 개인 홈페이지<myhome.naver.com/kjin000 >를 개설하였습니다.
처음이라 무척 서툴지만 하나하나의 방법을 발견하는 기쁨 속에서 “아! 내가 드디어 정보화로 한걸음씩 내딛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마저 들게 합니다.
조계종 교육원의 소식과 더불어 여러 가지 사진과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새삼 느낀 점은 남을 칭찬하기는 쉬워도 나의 새로운 모습과 향기를 세상에 알린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개인과 단체와 사찰은 자신이 머무른 장소에서 맡은 바의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인터넷 사회를 무대로 각자의 사업을 연출함으로써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층 더 승화시키는 수행이야말로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므로 사찰과 종단 교육기관에서도 내면의 향기를 간직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연꽃이 되어 중생들의 고달픈 행로에 또 다른 안식처를 제공하여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지혜를 베풀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불법문중佛法門中의 대지大智를 배우는 학인스님 여러분!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수행이라면 이제는 이것을 통하여 증득된 것을 같이 나누고 세상을 맑게 하는 것 또한 수행의 연속일 것입니다. 중생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할지라도 보살의 서원은 끝이 없는 것처럼 지금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진을 해야 합니다.
옛 속담에 ‘각주구검刻舟求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세時勢의 변천도 모르고 낡은 생각만을 고집하여, 이를 고치지 않는 어리석음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입니다. “초楚나라 사람이 배에서 칼을 물 속에 떨어뜨렸는데 떨어뜨린 위치인 뱃전에 표를 해 놓은 후, 배가 앞으로 옮겨간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배가 머무른 뒤에 표해 놓은 뱃전 밑의 물 속에서 칼을 찾으려고 하였다”는 대목은 <여씨춘추呂氏春秋 찰금편察今篇>에 나오는 고사故事입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해 가는 현실 속에서 자칫 잘못하면 시대 속의 무심한 용사로 남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게 합니다. 이제 수행환경은 변화되었고 사회환경 또한 변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진리만은 변화되어서는 안 될 것이지만 지금 흘러간 강물을 언제까지나 부여잡고서 옛날을 그리워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존의 모든 틀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현실을 직시하면서 수행합시다.
새로운 새날을 인터넷과 더불어 수행하고 끝없이 정진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