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 지금 우리는...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이달의 이야기 - 법전 2001년 01월 227호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저마다 뒤를 돌아보고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노라고 아우성들이다. 우리에게 일이야 늘 그렇게 벌어졌고 또한 어떤 방법으로든 마무리지어져갔다. 그런 것들로부터 연속인 그러한 날들이 새해가 다가오면서 다시 한 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해를 보내면서 다짐해 보기도 하는 게 우리 인간들이기도 하다. 참으로 2000년 한 해는 나에게는 새로운 날들이기도 했고 가장 사람을 많이 만난 한 해이기도 했다. 디지털 시대… 네트워크 시대… 참으로 생소한 단어지만 나 또한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임을 부정할 수 없는 한 해였다.

문득 어느 분이 사 주신 컴퓨터로 이것저것 만져 보다가 그냥 그렇게 배워진 컴퓨터 앞에서 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한 해이기도 했다. 거의 문명과는 담을 쌓고 살아오다가 접한 컴퓨터 속은 무한한 부처님의 바다였고 그 동안 살아온 내 모습이 이론적 삶이었다면 컴퓨터를 알고 난 다음 생활은 직접 저잣거리로 뛰쳐나와 수많은 사람들과 울고 웃는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진정 사람의 향기를 맡으면서 진정한 해탈을 배운 그런 한 해였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만히 관觀하는 그런 공부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부딪히면서 자기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공부를 하게 했다. 일찍이 사람이란 팔만 사천 가지의 심리가 있다고 누누이 배우고 익혀 왔지만 보이지 않는 컴퓨터 공간에서 느낌으로만 주고 받는 수많은 기운들을 받으면서 인간의 팔만 사천 가지의 숨겨진 마음의 실체가 밖으로 드러나는 그러한 마음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거울이 되어 내 자신을 진정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인지, 물어 의심할 여지가 없는 곳이 컴퓨터 속 수많은 사람이 바로 나였음을 알았고 그래서 나는 그 때부터 그 사람들과 숨쉬면서 웃고 울었다. 사람들은 참으로 영악하고도 나약한 어리석은 존재다. 아무리 스스로 영리하고 지식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데는 하나같이 똑같았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철저하게 포장하고 사는 모습들 그러고도 스스로 포장한 그 모습에 힘들어 하며 살아가는 모습들… 그러면서도 놓지 않으려는, 끝없이 타오르는 욕망, 그러한 모습이 인간이 가진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습들이었다. 그러한 이 시대에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굳이 반문하지 않더라도 정답은 나와 있다. 첫째도 수행이요, 둘째도 수행이요, 셋째도 수행이다. 반복시켜 자기를 다스리지 않는다면 천번 만번 수행을 외쳐본 들 모든 것은 그 자리에 머물고 말것이다.

언젠가부터 늘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 다도를 즐기면서 공부를 하는 그런 시간을 나누어 가지고 싶었던 것인데 마침 몇 명 젊은 청년들과 알게 되어 매주 토요일마다 그런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나는 그 청년들의 모습을 보고 참으로 감동을 받는다. 그 청년 세 사람은 한 마을에서 자라 같은 학교 다니고 지금은 부모님 뒤를 이어 농사를 짓는 순수한 총각들이다. 농촌에 산다고 늘 무시하는 그러한 도회지 사람들을 접하면서 자기들을 우뚝 서게 하는 것은 수행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을 볼 때 진정 그들은 나에게는 부처님의 화신불이 아닐 수 없다. 농사일로 두꺼워진 손바닥으로 다기를 만지면서 행다를 하고 그리고 차를 우려 헌다를 하는 그들의 마음과 행동에서 볼 수 있는 진정한 모습들은 이 나라의 농촌은 결코 단순한 농사를 짓는 그런 농촌이 아님을 알리고 싶은 내 마음 간절하다. 그래서 실천적 수행만이 진정 자기를 바라볼 수 있고 자기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말로만 천번만번 읽고 쓴들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몸으로 배어든 것은 마음으로 분명 배어들게 되어 있다. 그래서 예사로 생각하는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의 공간 속에서도 그들은 다도를 통해 작은 예절 하나하나에도 아주 정성을 다해 행하고 실천하려는 그 몸짓이 마음으로 물들여져 늘 실생활에서도 그러한 모습이 되길 스스로 바라는 마음 정말 갸륵하고 또 갸륵하다.

일주일 내내 힘든 농사일을 접어두고 토요일엔 어김없이 밝은 모습으로 모여서 행다를 하고 그리고 부처님께 올리는 차 한 잔의 정성은 결코 그들을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하진 않을 것이다. 모든 대우는 스스로 행하고 받는 것이다. 내 것이 작은 것은 내가 작게 행한 것일 것이고, 내 것이 큰 것은 내가 크게 행한 것일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기가 행한 것이 크다고만 생각하고 받는 것은 작다고 아우성이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그래서 난 컴퓨터를 알고 난 뒤에 또 하나의 숙제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인터넷 방송국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한다.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그러한 것들은 진정 머리가 아니고 가슴인 것을 작은 소리로 크게 외치고 또 외쳐 본다. 이 세상 사람들은 참으로 바쁘게 살아가고들 있다. 친구도 컴퓨터로 만난다. 굳이 따로 시간 약속해서 장소 정해 만나지 않아도 그 속에서 먹을 수도 있고 주고 받을 수도 있다. 먹는다는 것, 받는다는 것, 준다는 것, 모두가 마음이 아닐까, 그러기에 컴퓨터 속에선 더더욱 그러한 것들이 마음으로 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난 그러한 것들을 많은 사람에게 권장하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느낌! 그 느낌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들이 컴퓨터를 통해 만나는 인간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일장일단은 있는 것이지만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므로 느낌을 중요히 여긴다. 그 느낌을 바로 전달하고 전달받을 수 있는 곳이 컴퓨터인 것 같다. 물론 컴퓨터 속에서 별 좋지 못한 일도 벌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컴퓨터 속만 그런 것이 아니다. 컴퓨터 밖의 세상에도 그러한 일들은 언제나 벌어지는 것이고 똑같은 물도 소가 마시면 우유를 만들고 뱀이 마시면 독을 만들듯 사용하고 행하는 사람들의 근기가 좌우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바쁜 세상, 생활 속에서 그래도 시간 아껴가면서 빨리 접할 수 있고 많은 걸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컴퓨터 속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모두가 바깥 생활을 접어 두고 컴퓨터만 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그 속에서 공부한 그 느낌을 실제 생활에 접목시켜 진정한 자기를 연출시킬 수 있는 그러한 시대가 바로 디지털 시대, 네트워크 시대임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 있어 새해의 심전心田은 이미 컴퓨터의 사이버 세상에서도 일구고 있는 느낌이다. 그 밭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에 있어서는 마음(心)과 컴퓨터는 닮은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