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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호법선신에게 들켰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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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법문 - 법전 2001년 01월 227호
무량겁래증미우 無量劫來曾未遇러니
여하부동도기중 如何不動到其中고.
막언불법무다자 莫言佛法無多子하라
최고구담나일통 最苦瞿曇那一通이로다.
무량한 겁으로부터 만난 적이 없는데
어찌하여 움직이지 않고 그 속에 이르렀는가?
불법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부처님께 다섯 신통을 얻은 선인仙人이 물었습니다.
“부처님은 육신통을 얻으셨는데, 나는 오신통 뿐이니 어떤 것이 나머지 한 신통입니까?”
이에 부처님은 선을 크게 불렀습니다.
“선인아?”
“예!”
그러자 부처님은 다시 되물었습니다.

선인이 자기보다 한 단계 높은 신통력을 가지고 있는 부처님께 그 한 가지 신통력을 알고자 하였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대답해 주지 않고 도리어 선인에게 그 말을 다시 반문해 버립니다.
여기에 의심의 단초가 있습니다.
어쨌거나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신통력을 부리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어느 한 장자長者가 전단향 나무로 발우를 만든 다음 그 속에 보배주머니를 담았습니다.
그리고는 마당에 높은 장대를 세워 그 꼭대기에다가 달아 놓고는 신통력이 있는 사람이 가져가도록 하였습니다. 발우와 보배를 탐낸 외도·바라문·사문 할 것 없이 모두가 실패하였습니다.
그 소문을 들은 빈두로 존자가 목건련에게 신통력으로 그 발우를 가져올 것을 권하였습니다.
그러나 신통제일 목건련은 ‘사람들이 보는 데서 신통력을 보인 적이 없다’고 하면서 거절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빈두로 존자는 그 곳으로 가서 신통력으로 몸을 솟구쳐 장대 끝의 그 발우와 보배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광경을 보려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한바탕 난리를 치렀습니다. 이 사건의 전말이 부처님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모든 대중을 모이게 한 다음 빈두로를 꾸짖었습니다.
“네가 한 짓은 옳지 않다. 위의가 아니고 사문의 법이 아니고 청정한 행이 아니다.” .

사실 신통력이라고 해 봐야 그건 유위법有爲法의 하나일 뿐이지 생사生死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은 아닙니다. 그래서 호국수징護國守澄 선사에게 어느 납자가 ‘회창법란會昌法亂 때 호법신장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물으니 ‘절문 앞의 두 금강신장은 한바탕 웃음거리’라고 대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어떤 선사는 신통력을 질문하니 ‘나무하고 물긷는 것’이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우두법융牛頭法融 선사에게 처음에는 새가 꽃을 물고 와서 공양을 했지만, 사조도신四祖道信 스님을 만난 뒤에는 꽃을 물고 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묻자 동산洞山 스님은 ‘온 몸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유위법을 닦을 때는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무위법을 닦을 때는 그 흔적마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옛 선사들은 자신의 흔적이 드러나는 것을 오히려 매우 부끄럽게 여겼던 것입니다.

백장 선사가 어느 날 한밤중에 잠을 깼습니다. 갑자기 따뜻한 물이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자도 깊은 잠에 빠져 있는지라 아무리 불러도 그대로 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뒤에 누군가 시자 방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하여 시자를 깨우는 것이었습니다.
시자가 잠을 깨자 말했습니다.
“큰스님께서 더운 물을 찾으시오.”
이에 시자가 놀라 벌떡 일어나 물을 끓여 선사의 방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 의아해 하면서 물었습니다.
“도대체 이 한밤중에 누가 이렇게 물을 끓여오라고 시키던가?”시자가 이제까지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자 선사께서는 탄식하면서 말했습니다.
“나는 결국 수행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구나. 만약 수행을 제대로 했다면 사람도 느끼지 못하고 귀신도 알지 못해야 하는데 나는 오늘 토지신에게 내 마음을 들켜 이렇게 되었구나.”
남전 스님에게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어느 날 선사는 농막을 한번 들르게 되었습니다. 도착하니 농장을 지키는 사람이 미리 공양을 준비해 놓고 기다렸다가 맞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선사가 물었습니다.
“내가 평상시 출입할 때 남에게 알리는 일이 없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공양을 성대하게 미리 준비하였는고?”“지난 밤에 토지신이 와서 알려 주었습니다.”
“아이쿠! 내가 수행의 힘이 없어서 귀신에게 들켰도다.”“선사께서는 큰 선지식인데 어찌하여 귀신에게 들켰습니까?”이에 선사께서 말했습니다.
“토지신 앞에도 밥 한 그릇을 더 놓아라.”


사실 아무리 호법선신이 수백 번을 나툴지라도 그건 생사해결법과는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그저 하나의 조그마한 신통력일 뿐입니다. 신통력을 신통력인 줄 알고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야지 여기에 무슨 큰 공부라도 한 줄 알면 이는 깨침과는 십만 팔천 리로 멀어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신통력이라는 방편을 통하여 대중을 제대로 된 공부길로 인도한 선지식이 있습니다. 오조홍인五祖弘忍의 제자인 파조타 화상의 이야기는 신통력이 어떻게 공부길로 나아가는가를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파조타破墮 화상이 숭악嵩嶽에 있을 때 일입니다. 산중턱에 재각齋閣이 있었는데 매우 영험이 있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이에 범부들이 거리의 원근을 마다하지 않고 끊임없이 공양물을 올렸습니다. 재각 안에는 조왕단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 공양물을 올리기 위하여 사람들이 산 목숨들을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에 선사가 어느 날 시자를 데리고서 재각에 들어가 주장자로 조왕단을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그대는 본래 진흙과 기왓장으로 합쳐져서 이루어진 것인데 영험은 어디로부터 왔으며 성스러움은 어디에서 생겼는가?” 그리고는 몇 차례 두드리고는 다시 말했습니다.
“파야破也! 타야墮也! 깨졌다! 떨어졌다!”
그러자 조왕단은 그 자리에서 바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조금 있으니 푸른 옷에 높은 관을 쓴 사람이 나타나 절을 하면서 말했습니다.
“저는 본시 이 재각에 있는 조왕신입니다. 오랫동안 업보에 끄달려 있다가 이제 화상의 무생법문을 듣고 해탈을 얻었길래 이렇게 와서 인사를 올립니다.”이에 선사가 말했습니다.
“이는 그대가 본래 지니고 있는 불성이다. 내가 지어내어 한 말은 아니다.” 그러자 조왕신은 두 번 절하고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조왕단을 파해 무너지게 한 이 일로 인하여 파조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 어느 날 파조타에게 대중들이 말했습니다.
“저희들은 오랫동안 좌우에서 모셔도 가르침을 받지 못했는데 조왕신은 어떤 법을 들었길래 해탈을 얻었습니까?” “내가 무슨 별난 법을 썼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에게 말하길 ‘진흙과 기왓장이 합쳐서 이루어졌는데 영험이 어디서 생기고 성스러움이 어디에서 일어났는가?’라고 했을 뿐이다.”그럼에도 대중들은 법문을 그냥 영함담 듣듯이 가만히 듣고 앉아 있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파조타 화상은 대중들을 향해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너희들은 왜 일어나서 절을 하지 않느냐?”
그러자 대중들은 놀라 일어나 절을 하는데 선사가 주장자로 머리를 때리면서 말했습니다.
“파야破也! 타야墮也! 깨졌다. 떨어졌다.”
이 말 한마디에 그 회상의 모든 대중이 크게 깨쳤던 것입니다.
이제 오늘 법문을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선인에겐 오신통이 있습니다. 세존에게 육신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세존에게만 있는 그 한 신통이겠습니까?잘 참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차녀이귀소한거 女已歸漢去어늘
애랑유재화변천 郞猶在火邊이로다
아리따운 아가씨는 벌써 하늘로 날아갔거늘
어리석은 서방님은 여전히 아궁이 앞에서 기다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