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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천안 관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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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실천자들 - 편집실 1997년 03월 181호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으로도 다 바라보고 도닥일 수 없는 세상이 있는 것일까. 법당에서 울려나오는 관세음보살 정근 소리가 온 산야를 메워도 이 세상 어딘가에는 그 눈빛의 광명과 손길의 따사로움을 기다리는 중생의 헐벗은 삶의 자리가 아직 아픔인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세상의 온갖 소리를 들어 살피고 보듬어 준다는 천수천안관음보살. 그는 누구일까. 그는 스물일곱개의 얼굴과 천개의 눈을 가진 관세음보살로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나 대비관음에라고도 한다. 육관음 가운데 두번째이며 온몸이 황금색으로 치장되어 있다. 그러나 조형 또는 그림에서는 천개의 손, 천개의 눈을 묘사하기 어려우므로, 줄여서 두눈과 두손을 중심으로 양쪽에 각각스무개의 손을 묘사하고 손바닥마다 한개의 눈이 있다. 이 마흔 개의 손은 한 손마다 각각 스물다섯종류의 중생을 제도하므로 40×25의 천수가 되고, 따라서 눈도 천안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것은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큰 작용이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특히 지옥의 고통을 해탈하게 하여 모든 소원을 성취시키는 보살이라고 한다. 천수관음, 그는 여러 관음들 가운데 가장 힘이 있는 수제자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8세기경부터 천수관음이 널리 신앙되어 천수보살의 불화가 많이 그려졌다. 특히 경주 분황사의 천수관음도는 눈먼 아우의 눈을 뜨게 하는 기적을 나타내기도 했다. 눈먼 이들의 눈을 뜨게 하고 중생의 못다 이룬 꿈을 보듬던 천수천안 관음보살. 그가 영원한 존재로 우리의 가슴과 뇌리에 살아있다 할지라도 우리의 미망을 우리 스스로가 깨치지 못한다면 관세음보살의 명호로도 우리의 번뇌와 세상의 아픔은 씻을 수 없을 것이다.
천수천안 관음보살, 그는 다만 법당에 조성된 예경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이르러야 할 우리 자신들의 모습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