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팔만대장경’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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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임병화
1994년 08월 150호
월간「해인」지의 지령 150호를 짐심으로 축하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불교는 고도로 관념화되고 추상화되어 웬지 모르게 어렵고 그래서 쉽사리 접근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이런 현실을 볼 때「해인」지는 난해하고 전문적인 분야를 일반인들의 감각에 맞게 아주 쉽게 엮어 전달하는 일에서 그 임무와 역할을 충실히 해온 점에서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매체라 하겠다.
불교에 대한 깊은 지식의 부재와 가치관 혼란으로 방황하는 초심자들에게 「해인」지는 바른 신행 생활과 가치관 정립의 정답지 역할을 했다.
불자들에게 감로수 같은 법음을 전해 준 성철 큰스님의 “가야산 메아리,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논단, 정아한 사진과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를 제시해 준 “벽화설명들은 일반인들로 하여금 불교에 매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차(茶), 선(禪), 불교음악, 불교미술의 세계가 절에서 생활하고 공부하는 스님들의 옥고를 통해 일반 불자등에게 전달될수 있게 한 다양한 기획물들은 그 기획 자체가 돋보였다.
한편 바른 사회 참여를 제시해 준 “해인 리포트와 “수상은 의식 있는 독자들에게 차원 높은 신선한 감각으로 받아들여진 좋은 글이었다.
그런가 하면 “편액,”주련해설에서는 불교만의 전통적인 향수와 산사의 분위기가 은은한 풍경 소리와 함께 들려 오는 듯했다.
그 밖에 “독자의 소리, “말씀의 숲, “에세이들은 해인지에 관심을 갖게 할뿐더러 생활에 활력소 역할까지 한 알찬 내용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에 와서는 「해인」지도 이런 전문성이나 독창성을 지키기보다는, 잡지 홍수 시대를 맞아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다른 교계 잡지와 같은 상식적인 맥락으로 흐르지 않나 하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그러다 보니 불교가 지니고 있는 그 특유의 사상이나 사찰의 전통적인 맛, 또 스님들의 고유한 멋이 조금은 퇴색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대중성이나 사회성을 소홀히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인」지의 기본 틀을 깨지않는 범위에서 기획하고 글을 담아 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해인」지는 한국 승가의 정신돠 사상을 담아 내는 전문지, 불교와 사찰의 멋을 느끼게 하는 글을 많이 게재하는 월간지로서 교계의어떤 언론매체보다도 문서 포교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
지금이 바로 「해인」이 지령 150호라는 연륜을 단단한 주춧돌로 삼아서, 승가와 재가 그리고 「해인」지가 하나되어 또 하나의 “신팔만대장경을 만드어 나간다는 마음으로 다시 출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불교가 개인의 수행에만 그칠 수도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사회 활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수도 없음을 생각 할 때, 「해인」지의 역할은 실로 막중함을 절감한다. 불교 대중화가 모든 불지들의 염원이라면, 편집진은 한국 불교의 고유한 정신과 멋을 면면히 이끌어 가야 할 사명이 있음을 명심해야 할 터이다. 그래야만 법보종찰 해인사에 봉안된 팔만대장경 조판 정신과 합일하여 불교의 근원적인 물줄기를 잡아 나갈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