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 곳에 열매가 맺습니다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선불장일기 - 효림
1994년 06월 148호
의현스님전 상서
지금 우리는 의현스님이란 이름 대신에 서황룡이라는 속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불교계 대중들의 정서입니다. 신문에서도 언제부터인지 서황룡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0일 전국승려대회에서 스님을 체탈도첩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스님을 존중해 주는 의미에서 의현스님이라고 존칭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일찍이 우리 불교사에서 승려대회를 통하여 체탈도첩을 당한 사람은 스님이 처음일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스님께서는 불교계에 여러 가지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그 첫째가 다른 스님들은 총무원장 자리를 한 차례 만기를 채우지 못한 것이 관례였는데, 스님은 두 차례 만기를 채우고 그것도 부족해서 삼선을 강해하여 일시나마 일단 삼선에 당선되었던 것입니다.
스님이 삼선을 강해할 때 총무원 측해서는 총무원자으로서 능력이 탁월하고 추진력이 있다는 하였습니다. 앞으로 종단 안팎으로 해야 할 일도 많고 특히 숙원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으로 내놓은 사업들을 추진하려면 의현스님이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일단은 설득력이 있었던지 법난을 겪는 가운데서도 종회의원들은 스님을 삼선에 당선시켰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더 물어 보겠습니다. 아직도 스님은 종단 내에서 자신이 가장 능력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스님이 아니면 종단의 숙원 사엽 및 대선 공약 사업 따위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모두가 명심하고 주의해야 할 것은 독재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능력을 과신하는 정신상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분명 그와 같은 발상은 정신 장애입니다. 아니, 그 날 30일 종회에서 스님이 억지로 삼선 총무원장에 단독 출마하여 선출된 뒤에 한 당선 종회 속기록을 읽었습니다. 그 내용은 마치 스님만이 종단을 위하고 불교 발전을 위하는 듯한 것이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이 스님을 일러서 재주가 비상하다고 하였습니다. 종단 정치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여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도 하였습니다. 나도 그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재주가 뛰어나고 정치 수완이 비상하였지만 스님은 한국 불교사에서 가장 어리석고 못난 스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재주가 있으면 무엇 할 것이며 정치 역량이 있으면 무엇하겠습니다. 결국 자기 재주만을 너무 과신한 나머지 스스로 무덤을 파고만 것입니다.
또 30일 중앙 종회에서 스님은 일평생 고기 한 점 먹은 적이 없고 술 한잔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일생 동안 청정하게 살아왔다는 얘기겠지요. 참으로 일생 동안 고기 한 점, 술 한 잔 먹어 본 적이 없다면 참으로 훌륭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청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삼보정재를 수십억 원씩 유용하고 개인 재산으로 착복하는 행위, 또 그 돈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고 처자 권속을 은닉해 놓고 사는 것을 문제 삼고자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청정 수행자를 규정 짓는 것은 옛날 봉건사회에서 청정 수행자로 생각하는 것과는 그 내용이 크게 다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불가에서는 아무리 나쁜 사람의 잘못이라도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바록 사실을 말하는 것이더라도 구업을 면할 수 없다는 뜻에서입니다. 나도 스님의 잘못을 노골적으로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게 알아두십시오. 사람은 누구나 한 두 번의 실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한두번의 실수로 잘못한 것은 참회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잘못을 상습적으로 또는 의도적이며 계획적을로 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상습적으로 매관매직을 했으며, 이렇게 번 돈으로 권력을 사고 폭력배와 전투 경찰을 샀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그 돈을 물쓰듯이 하는 사람들은 대중을 우습게 봅니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스님은 먼저 총무원장 자리를 돈으로 샀습니다. 그리고 인사권을 남용하여 전국 유수 사찰의 주지직을 돈을 받고 팔아 왔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29일 아침 폭력배와 전투 경찰도 돈으로 샀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정말 실수 였습니다. 이 한번의 실수로 스님은 불교사에서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요승이 된 것입니다.
우리들을 더욱 실망시키는 것은 탈종 성명서 따위에 나타난 바와 같이 스님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혀지도록 불교를 망신시켰는데 아직도 자기 잘못을 은혜하고 빠져 나갈 구멍을 찾음은 참으로 나쁜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 많은 스님들, 그것도 종권을 탐한다고 할 수 있는 기성세대의 승려가 아니라 순수한 열정의 출가 정신이 식지 않은 젊은 스님들이 수백 명 수천 명씩 모여 구종법회를 하고 있는데, 오직 서의현 한 사람만 물러나면 된다고 하면서 온갖 고생을 각오하고 구종법회를 하고 있는데, 폭력배를 동원하여 그렇게 무지 막지하게 짓밟고 뭉개 버릴 수가 있는 것인지요, 총무원장 자리가 무어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아침 이슬같이 초롱초롱한 젊은 스님들을 전투 경찰을 사서 그렇게 두들겨 패야 했던가요.
오죽하면 여든, 아흔 살 되신 원로 스님까지 분을 삭이지 못해 하셨겠습니까. 지금도 아쉬운 것이 구종 법회 도중 스님의 측근을 통하여 몇 번이나 사표를 권고했을 때 스님은 끝까지 최형우의 백을 믿었든지 우리를 기만했습니다. 만일 그 때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 승려대회를 하기 전에 사표를 냈다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도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잘못이 많이 있지만 불가의 자비는 스님을 체탈도첩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며, 동화사로 돌아가 안주 할 수 있도록 해 주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의현스님이 한국불교의 발전을 앞당겨 주었다고 합니다. 부처님 당시 제바달다가 역행 보살로서 부처님의 위덕을 손상하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위대하게 했듯이, 스님은 극악한 술수를 거듭하여 결국 자신의 불행하게 되었지만 그 대신에 오늘의 개혁 회의를ㄹ창출하고 이 시대 한국 불교를 우대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개혁의 바람으로 불교는 한국 사회에서 한발 앞서가게 될 것입니다. 스님은 제바달다와 같은 역경 보살로서 이나라 불교 발전에 이바지하였으니 크게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무 역경보살마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