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중국에서의 불교 평가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논단 - 신규탁 1994년 05월 147호
고려 봉건 통치자들은 불교를 국교로 내세우고 부처의 신비한 \'힘\'을 빌어 왕권을 합리화하고 통치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여 불교를 장려 하였으며, 외적들이 침입 할때마다 부처의 “보호”를 받는다는 미명 아래 막대한 노력과 물자를 들여 대장경을 찍어내는 일을 벌이곤 하였다.
「팔만대장경해제」권 제1의 서문(1987년 평양사회과학출판사)
위의 글에는 북한에서 불교를 어떻게 보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 불교에 대한북한의 이런 시각은 중국에서의 불교인식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중국에서 불교를 어떻게 인식해 왔는지는 불교가 전해진 동북 아시아의 현대 사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에 몇 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에서는 불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최근의 동향을 알아 보도록 한다.


중국에서는 불교와 중국 문화의 관계를 어떻게 논하고 있는가. 사회주의 혁명 이후 중국에서 불교와 중국 문화와의 관계는 크게 세 가지 시각으로 나눌수 있다.
첫째는 불교와 중국문화와의 관계를 기본적으로 긍정하는 시각이다. 곧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에 전해져 중국 문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사무량謝無量 씨는 「불교동래대중국 문학지영향 佛敎東來對中國文學之影響」에서 이렇게 평하고 있다. 범음梵音의 전래는 음운 개혁의 할아버지로서 중국 문학의 발달에 큰 도움이 되었고, 번역된 오천여 권의 경전은 중국 문학의 흐름속에서 한 종풍을 세웠다. 또 불교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는 민간에 흘러 들어가 대중 오락의 참신한 문체를 창조했다.”
또 상임협常任俠 씨는 「불교여중국회화佛敎與中國繪畫」에서 불교의 각종 회화에 주목하면서 회화에서 불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평하고 있다. 그는 “불교는 중국 예술사 중고中古시대에 빛나는 성과를 이룩했다”고 하였다. 그런가 하면 추락秋樂 씨는 불교가 중국 문학, 그 가운데에서도 변문變文에 미친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변문여중국문학變文與中國文學」에서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변문은 중국 문학의 발전사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하였다. 이런 입장은 임계유任繼愈 씨의 「중국철학사中國哲學史」(제3권)에서도 보인다. 임씨는 변문은 불교의 전파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평하고 있다.
위와 같은 긍적적인 평가와는 달리 두번째의 견해는 불교를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사원이 빽빽하게 들어서 미신을 선양하는 것”이라든지, 또는 “많은 종파를 세워 신도들을 흡수하는 것”이라든지, “인민을 마비시켜 봉기를 방해하는 것,” 이 세 가지를 불교가 끼친
피해로 들고 비난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 중에 범문란范文關씨는 「당대불교인언唐代佛敎引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불교가 비록 문화 영역에 많은 성과를 이루어, 보호해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불후의 작품을 남겼다고 하더라도, 불교는 예술을 마약 판매의 광고로써 이용하였고, 그 예술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끼친 해독은 컸다.”
세번째 견해는,”역사상 종교를 믿는 무리들, 특히 종교지도자들, 예를 들어 중국 당나라 때의 현장법사 일행 스님 같은 경우는 과학 문화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따른 종교의 반동적 본질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평가는 유양등 游馬等 씨의 「마극사열녕주위종교관적기개문제 馬克思列寧主義宗敎觀的幾箇問題」에 잘 나타나 있다.

이상이 지난 50년대에서 60년대 사이에 있은 중국에서의 불교와 중국 문화에 대한 평이었다. 이런시각은 그 뒤에도 계속되었다. 그런데 최근 불과 십 년 사이에 불교와 중국 문화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이 전개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교와중국 문화의 관계에 대하여 긍정적인 명가를 내리고 있다. 이것은 전시대와 다른 점이다. 계선림 季熟林씨는 「아화불교연구 我和拂敎硏究」 에서 --불교는 중국에 전래된 이래로 중국 문화의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었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그 발전을 북돋아 성장을 도왔다”고 명하고 있다. “불교 문화는 중국 고대 문화의 구성 요소로서 중국 전통 문화에 큰 영향과 작용을 미쳐 빛나는 문화 유산을 남겼다. 따라서 중국 문화에 미친 불교의 영향을 연구하지 않고는 중국 문화사와 중국 철학사, 나아가서는 중국 역사를 거의 쓸 수 없다”며 불교의 역할을 높이 평하고 있다. 요즈음은 이런 시각이 지배적이다. 위의 시각과 기본적으로는 입장을 함께 하면서도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혼적이 남아 있는 평을 하는 이들도 있다.
갈조광 葛兆光씨는 「선종여중국문화 禪宗與中國文化」에서 선종은 중국 문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천 여 년 남짓하게 사대부들을 통하여 중국 문화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중화 민족은 심리, 성격, 사유방식, 관념 등에서 오늘날에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런 영향은 사람과 사회의 진보를 가로 막는다”고 얘기한다. 다음에는 구체적으로 각 분야별로 불교의 평가를 보기로 한다.

불교와 중국 고대 철학과의 관계에 대하여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는, 방립천方立天 씨의 「중국불교여전통문화中國佛敎與傳統文化」에 잘드러나 있다. “초기의 중국불교철학은 위진현학 魏晉玄學에 의지하여 유행했으나, 뒷날에는 중국화된 불교의 각 종파가 인도 불교와는 달리 수많은 명제와 사상을 제기하여 중국 고대 철학을 풍부하게 발전시켰다. 그리하여 그것은 다시 송명리학 宋明理學 에 홉수되어 중국 고유의 철학과 합류하여 고대 전통철학의 한 부분이 되었다.” 또, 소연전 蘇淵雷 씨는 「불교여중국문화전통 彿敎與中國文化傳統」에서 “”불학佛學과 중국 철학의 교섭은 철학의 새로운 명제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추진했고 그 범위를 확정시켜 그 내용을 풍부하게 했다”고하였다.
이런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조박초 趙樸初 씨는 「불교여중국문화적관계 佛敎與中國文化的關係」에서 불교 자체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불교 철학 자체도 매우 깊은 지혜를 포함하여 우주와 인생에 대한 통찰과 인간의 이성에 대한 반성, 또는 개념에 대한 분석 따위에서 독자적인 깊은 견해를 갖추고 있다.“
이와 입장을 같이하여, 불교 철학은 인간 생의 근원과 인간의 인식 능력, 또 세간의 본체와 피안의 세계라는 문제까지도 관여했다고 평하는 두계문 杜繼文씨는 「불교화중국고대철학佛敎和中國古代哲學」에서, “중국고대 철학의 내용을 보충하여, 그것에 의하여 중국 철학 발전사 속에서 특수하고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말하고 있다. 첫번째 견해와는 다른 의견으로 방립천方立天 씨의 유물주의 논의가 있다. 이것이 두번째의 입장이다. 그는 「위진
남북조불교논총 魏晉南北朝佛敎論叢」에서 “중국의 철학사에서 유물주의와 유심주의 양군의 싸움에서, 불교 철학은 유심주의 쪽의 중요한 군대였고, 어떤 시기에는 불교와 반불교의 투쟁 그 자체가 유심주의와 유물주의 투쟁의 중요한 내용이었다.”세번째의 견해는 위의 두번째의 견해와 노선을 함께 하면서도 부분적으로는 불교의 역할을 인정하는 시각이다. 고진농 高振農 씨는 「불교문화여정신문명佛敎文化與精神文明」에서, “불교는 종교의 일종이고, 세계관의 측면에서 말한다면 유심주의의 일종이어서, 변증유물주의의 세계관과는 근본적으로 대립적인 관계에 있다. 그러나 그 유심주의의 사상 체계 속에는 몇 가지 합리적인 요소도 들어 있다”고 평하였다. 곧, 중요한 개념, 범주, 명제를 많이 제공했고, 많은 중요한 경험적 교훈을 제공하여 인간 인식의 발전을 풍부하게 했다”는것 등이다.

V
불교와 중국 문학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방립천 方立天 씨는 위의 책에서 “불교는 중국 문학에 새로운 문체와 새로운 경지, 그리고 새로운 주제 결정과 언어 표현의 방법을 가져 왔고, 형식과 내용 모두에 중요한 변화를 초래했다”고
한다. 또 고진눔 高振農 씨는 위의 책에서”불전 중에 반야학설과 선사상은 도연명, 왕유, 백거이, 왕안석, 소식 등의 대 문호들의 시가 창작의 경지를 개척했고, 그들 작품 곳곳에 반야학설과 선사상의 흔적이 보인다”고 평하고 있다. 나아가 전중련 錢仲聯 씨는 「불교여중국 고대문명관계佛敎與中國古代文明關係」에서 “불교와 함께 중국어에 전래된 성명학 聲明學의 논리는, 중국 고대 음운학에 4성聲의 발명과 시가詩歌의 격률格律에서의 8병病을 제정토록 했고, 그 결과 당나라 이후 율체시 律體詩 의 새로운 체제가 개척되었다고 하여 불교와 중국문학과의 관계를 논하고 있다.

불교와 중국 예술에 대해서는 거의 모두가 불교의 공헌은 중요하고 거대한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곧, 각지에 있는 “불교의 사원과 탑은 중국 고대건축의 꽃이었음과 동시에 고대 노동인민의 예술적 성과의 최고 결정이었다” 라든가, 또 각지에 산재하는 석굴은“대량의 고대 불교 예술을 보존하고 있고. 그것은 인류 예술의 보배 창고이자, 중국고대 예술의 보배 창고이다. 그 예술의 빛은 오늘날 전 세계에 있는 몇 천만 예술가들에게 더욱 동경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입장은 고진농 高振農 씨의 위의 책에 잘 드러나 있다.
“소연전 蘇淵雷 씨는 「불교여중국전통문해購文與中國專統文化 에서, “불교 사원과 탑의 건축은 중국 고대의 두공斗拱, 비담飛擔” , 휘비식 翬飛式 지붕 등 궁전 누각의 조영 방식에 영향을 주었고 침투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우수한 고전예술의 유산은 다름 아닌 바로 중국과 인도 두 민족의 지혜와 재능이 낳은 공동 산물이고, 중국과 인도의 문화 교류의 역사적 증거 그 자체이다”하고 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불교 음악은 중국 고대음악의 구성 요소의 하나이고, 중국 민간의 설창 說唱 음악 音樂 음운학 音韻學 그리고 악률樂律, 음계 音階, 자보학字譜學의 발전에 한결같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손창무孫昌武씨는 「불교여중국문학 佛敎與中國文學에서 이렇게 평하고 있다. “불교의 우상숭배는 걸출한 불교 미술을 낳았고, 중국의 미술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불교와 그 밖의 문화 영역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불교여중국문화 佛敎與中國文化」 에서 손창무 孫昌武 씨는 불교 윤리는 중국의 유가 윤리와 융화 과정을 통하여 자연 유교화되어, 일찍이 중국 고대 윤리 사장의 구성 요소의 하나가 되었다. 또 불교의 인명논리학因明論理學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중국의 묵변 墨弁과 함께 삼대 논리의 하나가 되었다. 게다가 불교경전의 의소과판 義疏科判은 문헌 주석의 방식을 풍부하게 하여, 중국 유가의 전통적인 장구주소학 章句注疏學 의 발전에 본보기를 제공했다. 그 밖에도 불교를 둘러싸고 불교사, 불교 문헌, 불교 의례제도, 불교 경제 등등 많은 학술 연구 분야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많은 문화 영역에서 불교는 한결같이 일정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상과 같은 연장선에서 불교와 중국문화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좀더 깊이 논의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저술을 보면 중국 문화 발전사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지위와 작용은 계속 높이 평가되고 나아가 불교 문화를 중국 문화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보아, 이것과 중국의정신 문명 건설의 관계를 찾아 가려는 노력이 앞으로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