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간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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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그림마당 - 이철수
1995년 01월 155호
돌덩이가 이만큼 의젓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당간지주가 이만하면 철당간도 드높았을 터입니다. 그 당간에 높이 내다 걸었을 깃발은 위 없는 지혜를 나누어 주마 하는 표식이 되었을 것이지만 당간에 걸린 깃발이 높아서 시대의 정신이 그만큼 도저했는지는 헤아리기 쉽지 않습니다. 어리석은 정신일수록 크고 높고 빛나는 것으로 자신을 장엄하려 들기도 하는 것을 압니다. 어리석은 것들이 때로는 오래 남아서 어리석은 뒷날과 짝을 이루기도 합니다. 빈 당간지주 앞에 부끄럽게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