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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동물산책(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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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강화 - 윤상림 1994년 04월 146호
뱀-현세와 내세를 다 버리다
만담에서 ‘찐방에 무서워’ 는 아니지만 누구나 이만큼 무서운 것이 하나 둘쯤은 있다. “나는 거미가 무서워ꡓ, ”나는 애벌레가 무서워ꡓ, ꡐ아이구, 나는 껍질없는 달팽이야ꡑ 따위가 화제로 오르면 꽤 떠들썩한 이야기가 된다. 그 가운데에는 사람이 무섭다는 이도 있는데 이것은 좀 심하다. 그러나 무서운 것, 싫은 것의 첫째는 뭐니뭐니 해도 뱀이 아닌가싶다.
하세가와 마찌꼬(長谷川町子) 씨의 「심술쟁이 아준마」에는 동물원의 뱀 코너에서 심술쟁이 아줌마가 몹시 힘이 세어 보이는 남자의 어깨에 장난감 뱀을 얹어 기절시키는 이야기가 있다. 동물원 사람이 그 남자를 들것에 실어 나가며 장난도 좋지만 장소를 생각해야지ꡓ 하면서 우스운 이야기를 끝낸다. 뱀은 파충류인데 인도는 뱀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뱀의 보물 창고이다. 산스크리스트어로 뱀은 보통 ‘기는것’ 이라는 뜻의 샤르빠Sarpa-영어의 Serpent와 어원이 같음-또는 ‘배로 가는 것’ 이라는 뜻의 우라기Uraga 따위가 쓰인다. 또 독뱀 가운데에 왕인 코브라는 주로 나가Naga라고 하는데, 이것은 보통 한자로는 龍 이라고 하면서 특별히 취급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편에 龍 의 항목을 두어 설명하므로 참조하기 바란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ꡐ용이 되지 못한 뱀ꡑ , 보통 ‘뱀의 껍질 벗기ꡑ 라는 비유로 나온다. 이 비유는 필자의 빈곤한 기억으로는 옛날에 이루어졌다고 생각되는 경전에 이따금 나오지만, 그 뒤에 이루어진 경전이라든가 대승불교경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꼭 가르침을 받
고싶다. 오래된 불교 경전에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려면. 「숫타니파타」의 ‘뱀’ 항을 읽는 것이 좋다. 이 「숫타니파타」에는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씨의 「부처님의 말씀」(岩波文庫)이라는 뛰어난 현대어 번역이 있는데,
여기에 있는 ‘뱀의 껍질 벗기’ 비유를 예로들면, 안으로 노하는 일 없이 세상의 잘되고 못됨을 초월한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낡은 껍질을 벗어 버리는 것과 같다.
이 세상에 돌아오게 되는 연 緣이 되는 번뇌로부터 생기는 것을 조금도 갖지 않는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낡은 껍질을 벗어 버리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곧 ‘뱀의 껍질 벗기ꡑ 란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버린다‘ 는 것을 비유한다. 그렇다면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버린다‘ 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가 여기서 현세를 버린다는 것은 세속의 생활을 버리고 완전히 출가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세를 버린다는 것은 이미 어떤 처지에도 다시 태어나지 않는 곧, 윤회 전생의 세계를 떠나 번뇌를 완전히 끊은 열반 적정의 세계로 들어감을 뜻한다.
실은 이 “뱀의 껍질” 벗기 비유는 불고가 일어나기 조금전에 엮어진 「우빠니샤드」 제4장에 나온다. 이에 따르면 ꡐ마음에 욕망이 다 없어질 때,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죽지 않게 되면 이 세상의 우주 근본 원리인 브라만(梵)이 된다ꡑ고하는 글 뒤에 이어서 “마치 뱀의 목숨 없는 껍데기가 벗겨져 개미집 위에 놓여져 있는 것처럼ꡓ이라고 하였다. 더구나 불교에서는 불사“不死”와 열반‘涅
槃‘은 같은 말이다.

용 불교의 수호자
‘고래가 용을 집어 삼켰다’ 란 말에서 무엇이 생각나는가? 난센스에 열중하면 가여운 일. 이것은 프로야구의 大洋호엘즈가 中日드래곤즈에 크게 이긴 것을 스포츠 신문에 보도할 때 쓴말이다. ‘드래곤ꡑ하면 영화 땐에게는 친숙한, 지금은 없는 홍콩 영화 쿵후의 대 스타 이름이 떠오른다. 그 높은 음조의 ꡐ아쪼ꡓ 하는소리는 지금도 필자의 귀에 남아있다.ꡒ ‘드래곤’ 이나 ꡐ용ꡑ 이라고 하면 우리는 가시 돋친 비늘과 뿔 에 짧은 다리를 하고 곧잘 입에서 불을 내뿜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것은 서양이나 아니면 중국의 이미지일 뿐이다.
이에 대하여 불교에서의 ‘용’은 대체로 빠리어와 산스크리트어의 \'나가nagaꡑ를 어원으로 하는데, 본래는 뱀 특히 뱀 중의 왕인 코브라나 ‘킹코브라’를 의미한다. 이 글의 앞장은 ‘뱀ꡑ 이지만 같은 뱀이라도 ’나가‘ 인 용은 특별 취급한다. 인도와 불교에서는 ‘나가’ 에 얽힌 중요한 이야기가 몇 개 내려온다. 또 ‘나가’ 숭배는 아라아인이 쳐들어오기 전부터 인도에 살았던 사람들 사이에 널리 행해졌다는 것은 오늘날 잘 알려진 일이다. 커다란 보리수 밑에 .‘나가’를 새긴 돌기둥, 돌판이 자주 보인다.
힌두교의 전설에 ꡐ나가; 는 땅 속 깊은 파티라라고 하는 곳이나 바다에서도 산다고 한다. 단지 보통 뱀을 포괄한 .‘나가’ 도 따뜻한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물을 지배한다는 생각이 옛날부터 내려온다. 물은 땅에 사는것, 땅에 자라는 풀, 나무, 곡식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므로, 풍년과 땅위의 넉넉함을 맡고 있는 것으로 믿어져 왔다.
오늘날전해 오는 인도의 옛날이야기에는 ‘나가’ 가머리에 값비싼 보석을 달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곧잘 보인다.
힌두교 신화에서는 ‘아난타’ 나 ‘아디세샤’ 라는 이름의 나가가 유명하다. 이 나가는 무한無良이라고 해야 할 세계가 철저히 파괴된 시대에, 프라즈마 상태라고 하는 물질의 컴컴한 바다 위에서 우주의 최고 신인 비슈뉴신이 자는 침대로 표현되어 있다. 옛부터 나가는 불교의 수호자 라고 여겼다. 예를들어 석가부처님이 태어났을 즈음 하늘에서 따뜻한 물과 찬물 두줄기가 내렸다고 한다. 이른바 갓 태어난 아기를 목욕시키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 이 전설은 오늘날까지 갓 석존의 생신, 곧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아기 부처님에게 감로수를 끼얹는 풍습으로 남아있다.
또 법「법화경」에 따르면 이 팔대용왕八大龍王 가운데 ‘사가라’에게는 여덟 살짜리 딸이있었는데, 문수보살의 지도로「법화경」의 힘을 입어 갑자기 남자가 되어 깨달음올 얻고 부처가 되어 중생을 했다고 한다.

미야모토 케이이찌


나까무라 하지메 편 ․윤상림 한글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