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나라 새 - 여성의 잘못
샤카족 출신 왕자들이 석가를 흠모하여 출가해서 수행승이 되었다. 그러나 스스로 해탈을 구해 출가한 것이 아니라 석존을 흠모한 것만으로 집을 떠났으므로, 아내와 아이들은 지금 어쩌고 있는지, 환속해 버릴까 하는 따위의 생각이 많아 수행이 잘 되지 않았다. 그것을 본 석존은 자신이 크나라 새였던 때의 이야기를 하여 여자로 인한 해와 잘못을 보여 주려고 하셨다.
크나라 새는 그 때가지 여러 번 태어났다 죽었다 하면서 보고 듣고 겪은 여성의 악덕에 대해 줄곧 말한다. 여자란 남자가 튼튼하고 잘살고 기세가 있을 때는 받들어 모셔도 조금이라도 힘이 약해지거나 가난해지면 버리고 떠난다. 왕에게 사랑받는 귀엽고 어여쁜 왕비일지라도 정욕에는 한이 없어 못생긴 남자인데도 정을 통하는 일이 있다.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려 정견定見이 없으므로 수행자라고 해도 남자에게 유혹당하면 갈피를 잡지 못한다. 크라나 새는, 여자는 악을 타고난 죄 많은 몸이어서 비록 극형에 처해야 할 죄를 지었다고 해도 타고난 것이 그러하므로 벌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쟈타카」536의’크나라의 타고난 성품 이야기’에 자세히 적혀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크나라 새는 히말라야 산 속에 사는 예쁘고 고운 깃털의 새로 바르고 엄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또 크나라 새는 맑고 가라앉은 눈을 가진 새라고 해서 소리도 옮겨’구나라鳩那羅’라고 쓰지만 뜻으로 옮겨 ‘호안好眼’이라고도 한다.
크나라라고 하면 그 새처럼 곱고 깨끗한 눈을 해서 똑같은 이름으로 불리웠던 아쇼카 왕의 아들 크나라 왕자가 생각난다. 정말 슬프고 애처러운 이야기가 내려온다.
아쇼카 왕이 팔만사천 탑을 세운 날 총애하는 비 가운데 하나인 파드마바디에게서 왕자가 태어났다. 갓난아기의 눈은 크나라 새를 닮아 곱고 가라앉아서 크나라 왕자라고 불리웠다. 어른이 되어 아내를 얻은 크나라는 믿음이 깊고 마음이 바른 사람이어서 불교를 받들어 장로 야사의 가르침을 듣곤 했다. 야사는 왕자가 장님이 될 것을 예견하여 그에게 눈으로 보는 것의 무상함을 설했다.
야쇼카 왕의 첫째 왕비 티슈야라크시타는 크나라 왕자의 고운 모습에 정욕을 일으켜 그를 협박했다. 그러나 왕자는 이를 거절하자 왕비는 그를 원망하여 복수할 기회를 노렸다. 그러던 중 북쪽의 타크샤시라 시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첫째 왕비는 크나라 왕자를 어려움에 빠뜨리려고 왕에게 반란을 가라앉히려면 왕자를 타크샤시라에 보내라고 했다. 왕은 그 말을 받아들여 왕자를 보냈다. 왕자가 타크샤시라에 가자 사람들은 싸우지 않고 귀순하여 왕자를 성 안으로 들였다. 그럴 즈음 병이 난 왕은 상으로 왕비를 이레 동안 왕위에 오르도록 했다. 그러자 왕비는 “크나라의 두 눈을 도려 내라”고 편지를 썼다. 그리고는 왕의 편지라는 증거로 잠자는 왕의 이의 자국을 훔쳐 편지를 봉해 타크샤시라에 보냈다. 타크샤시라 사람들은 왕의 글을 읽고 탄식하지만 크나라 왕자는 장로 야사의 가르침을 떠올리고는 사람들에게 두 눈을 빼도록 했다. 크나라는 두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참됨을 아는 마음의 눈이 열렸다.
크나라는 아내의 손에 이끌려 타크샤시라를 떠나 비파를 뜯어서 그날 그날을 지내며 파타리프트리아에 돌아왔다. 왕자가 동네 마굿간에서 비파를 뜯자 비파 소리를 들은 왕이 아랫사람에게 그를 데려오도록 했다. 왕은 그를 보자 크나라 왕자라는 것을 알고는 놀라 통곡했다. 모든 것이 첫째 왕비의 짓임을 안 왕은 크게 노했다. 왕자는 모든 것이 스스로 지은 업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므로 벌해서는 안 된다고 말렸지만 노한 왕은 왕비를 가두고 옥에 불을 질러 타서 죽게 하였다. 크나라는 왕의 과격함을 한탄했다고 한다.
쟈타카에 나오는 크나라 새의 설법과 크나라 왕자의 이야기를 읽으면 같은 것이 있음을 느낀다. ‘여자의 잘못’과’그것은 타고난 것이므로 그로 인해 저지른 죄는 크게 벌하지 않는다’는 자비심 이 두가지이다.
이 세상 것으로 보이지 않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눈을 한 새가 여성의 악을 아무 말없이 바라보며서 그 위에 “여자란 그것이 타고난 성품이다”고 말하는 달관한 모습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듯, 몸서리가 쳐지는 듯하다.
토끼 - 님을 위하는 마음
토끼님
무얼 보고 깡충 뛰나.
보름밤 달님 보고
깡충 뛰나.
달 속의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슬프고도 귀한 달토끼 이야기가 경전「쟈타카」316에 나온다. 석존이 과거세에 토끼로 태어나 숲 속에 살던 때 이야기이다.
토끼가 살던 숲 한쪽은 산기슭이고 다른 한쪽은 냇가, 또 한쪽은 마을이었다. 숲 속에는 토끼의 친구인 원숭이 승냥이 수달이 살았다.
어느 날 허기진 한 바라문이 숲에 와서 먹을 것을 얻으러 다녔다. 수달은 잡아놓은 물고기가 있어 바라문에게 올렸다. 원숭이는 산에서 딴 과일을 바쳤다. 승냥이는 고기 조각을 물어다 주었다.
그런데 토끼는 전날부터 찾아다녔지만 아무 것도 얻지를 못해 바라문이 온 날 바칠 것이 없었다. 그래서 토끼는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불을 피우고는 거기에 제 몸을 던져 바라문에게 먹게 할 생각이었다.
토끼는 나뭇가지에 불을 붙이고는 바라문에게 말했다.
“저는 이 불에 뛰어들겠습니다. 고기가 다 구워지면 드십시오”하고는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 불은 토끼의 털 한 가닥도 태우지 못했다.
바라문은 제석천이었다. 토끼의 마음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보려고 숲에 온 것이었다. 제석천은 덕이 있는 이에게 자기 몸을 바치려는 토끼의 다정하고 고귀한 참마음을 알고는 크게 마음이 움직여서 타오르는 불을 차가운 불로 바꿨다. 그리고 그 덕을 언제까지나 남겨 두려고 달에다 토끼의 모습을 새겼다고 한다. 이처럼 달에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 이야기의 뿌리는 불교의 자타카에 있다. 또 다정하고 귀여운 토끼는 긴 귀는 있지만 뿔이 없다. 일본에서는 ‘토끼 뿔’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불교도’거북이털’’애기 못 낳는 여자의 애’같은 말을 자주 쓴다.
토끼 뿔이나 거북이 털, 또 애기 못 낳는 여자의 애. 이와 같은 것은 처음부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그것에 빗대어 일체 법이 자성自性이 없고 공空하다는 것을 말한다. 또 모든 것에서 실체를 구해도 실체는 얻을 수 없음을 말하려고 다음과 같이 빗대어 말한 것도 있다.
토끼 뿔 거북이 털처럼
이름만 있고 알맹이는 없는
(「대지도론大智度論」권12)
타나베 카즈코(田邊和子)
나까무라 하지메 편•윤상림 한글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