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을 둘러보아도 끝이 없네
홀로 앉아 아무도 아는 이 없고
외로운 달이 찬 샘물을 비춘다
샘물 속에 달이 있는 게 아니라
달은 원래 푸른 하늘에 있다
이 한 곡의 노래를 옳지만
노래 속에 있는 것은 선禪이 아니네
문수보살의 재현이라고도 불리는 한산寒山의 시이다
저녁 노을이 사라진 하늘 끝 자락에 달이 하나 걸리고
늙은 소나무 아래서 선정에 든 스님은 밤 깊은 줄 모른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가
끝없이 되풀이되는 이 거대한 윤회의 고리를 벗어날 길은 없는가.
발버둥 칠수록 삶을 목마르게 하는 이 욕망, 욕망들….
그러나 갈애漫愛를 식혀 줄 감로수는 내 영혼 속에 존재할 뿐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샘물 속에 달이 있는 게 아니라 달은 원래 푸른 하늘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