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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법 도량이 개설되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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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진월 1995년 01월 155호
기계 과학 문명이 가장 뛰어나고 그에 따를 많은 편리를 누리고 있는 곳이 미국이다.
물질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선진 사회에서는 정신 문화의 필요성이 적박하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물질 선진 사회에서 동양 정신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그 활용성은 무엇인지 또 서구인들은 어떠한 자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진월스님의 의견을 들어본다.

송구영신 하는 때에 즈음하여 지난 세월을 되돌아 보며 새해를 내다보는 데에 따른 잔잔한 아쉬움과 설레임으로 고국에 계신 벗님들의 평안을 빌며 삼가 세배를 드린다. 지난 해 8월의 “월간 「해인」 150호 발간에 즈음하여”를 보면 당시 개혁회의 총무원장 탄성스님은 축사에서 “그 시대 사상과 사람의 모습을 투영시켜 주는 그릇” 역할을 지적하였다. 특집으로 꾸민 역대 편집장 스님들의 회고와 제언들을 보면 「해인」지가 “현대 정보 사회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숨쉬게 한다는 자각으로 노력한 언론 문화운동”과 “불교 사회 과학 운동의 장”, “탁마의 장과 포교의 장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딛고, 강산도 변한다는 십여년의 세월을 통해 성장해 온 자긍심과 아울러 답보 상태”의 극복과” “독자와 만드는 사람이 함께 하는 공동체적인 잡지로 전환” 할 것이 권고되었음이 기억된다. 94년 12월 호에 광고되었듯이 현실을 감안하여 “불교 포교지로서 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정신과 문화의 길잡이로서도 손색 없는 면모를 가꾸어 나감으로서 앞서 가는 「해인」이 될 것을 다짐” 하면서 그 준비의 일환으로 구독료 인상을 결정한 편집진용이 새해를 맞이하여 대도약을 시도하는 것으로 짐작하며 웅비를 기대한다. 특히 요즈음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세계화”를 지향하는 나라 안 팎의 흐름에 우리 「해인」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여야 한다. 「해인」은 세계 문화 속에 해인사와 한국불교의 위치를 가다듬고 그 위상을 새롭게 가꾸어가는 사명과 역할을 다하기 위한 장단기적 기획이 마련되어야겠다.
새해로 한반도가 우리 민족의 바람과는 관계 없이 분단된 지 반세기가 된다. 지난 어느 해보다도 통일 논의가 심화, 증폭되리라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이 운동이 거국적으로 전개되고, 이곳 미주에서도 교포를 중심으로 나름대로 다방면으로 모색이 있으리라 예견된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이틀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 본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주최, 미주지부 주관의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제1l차 해외 종교인 학자 회의”에서 깊이 있게 논의되었고, 지속적으로 추구하기로 한 조국 통일을 위한 해외 지도자의 역할과 기여가 새해에는 더욱 진지하게 모색 될 것이다. 뜻 밖에 그 회의에 초청되어 참석하였는데, 다른 종교 지도자들 특히 기독교계의 대북 활동이 대단히 적극적이어서 통일 운동의 기선을 잡아 가고 있는 인상을 받았다. 이미 많은 수의 기독교인들이 방북 경험을 바탕으로 그 곳 인사들과 인연을 쌓아가고 있으며, 특히 선교를 위한 다방면의 준비와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불교계와 비교하면 질이나 양 모든 면에서 훨씬 앞서가고 있다. 또 지난해 Il월 하순에 시카고에서 있었던 ‘미국종교학회’ 연차대회와 함께 열린 ‘한국종교학회’에서 새해에는 북한 종교 학자들을 초청하여 통일을 위한 종교인들의 방안을 논의하기로 잠정 결정하였다. 올해의 종교학회는 11월 18일부터 21일까지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 불교인들의 민족 통일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과 대처가 요청 된다.
현재까지 확정되어 올해 내가 참가할 국제 회의들을 살펴 보면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태국 응카락에서 “정법사회(The Dhammic Society/Towardan Ineb Visim)”를 주제로 열리는 사회참여국제연대(International Network of Engaced Buddhists) 지도자 회의, 4월 말 버클리 대학 한국학 센터 주관의 “현대 한국인의 정체성”을 주제로 한 학습회의, 6월 초 하와이 대학과 대원사에서 있을 불교평화회의,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일본 동북 복지대학에서 열릴 불교사회복지 국제회의, 11월 18일부터 필라델피아에서 있을 미국종교학회의 불교, 기독교 학회, 12월 중순에 버클리 대학에서 있을 재가불교도회의 등이 있다. 각 회의에 참석한 뒤 여러분에게 간단하나마 소식을 전할 생각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버클리대학에는 불교학 박사 과정이 설치되어 있다. 수천 개의 전 미국 대학들 가운데 일명 아이비-리그로 통하는 하버드, 프린스턴 동 동부의 오래된 사립 대학들을 포함한 대 다수의 큰 대학들이 종교학 또는 아시아 관계 학과에서 불교학 강좌를 개설하고는 있으나, 불교학으로 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독립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미시간, 위스콘신, 버지니아, 인이아나, 컬럼비아 대학 등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 곳에서 가까운 스탠포드에도 불교를 공부하는 대학원 학생 수가 오히려 버클리보다 더 많다고 한다. 아무튼 어렵고 오래 걸리기로 소문난 버클리 프로그램 출신 불교 학자들은 그 실력을 인정 받아 대부분 명문 대학에서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뉴욕 주립대 스토니브록의 박성배교수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로스앤젤레스의 로버트 버스웰 교수가 한국 불교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우리 그룹에는 조성택, 조은수씨도 있어 모처럼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많다. 팔리 불전 세미나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 명예 교수이며 전 팔리불전학회(Pall Text Society) 회장이었던 놀만(K, R, Norman) 교수가 누마타 석좌 교수로 초빙되어 맡게 되었다. 누마타 석좌는 일본의 재벌 미쓰도요 회사의 셜립자인 예한 누마타 씨가 해마다 세계석인 불교학자를 초빙하여 특강을 할 수 있도록 버클리대학에 기금을 마련해 준 데에서 비롯되었다. 또 한때 버클리에서 유학을 했던 그 분은 서양에 포교를 위한 원력으로서 한문 불전 영역 사업을 추진하여, 이 곳에 본부를 두고 각 분야의 전문학자 구십여 명을 선정하여 중요한 경전들을 번역하고 있다. 학부의 불교 강좌는 랭카스터 교수의 “동아시아의 불교와 사회”가 있는데, 중국, 일본, 대만은 물론 말레이지아 싱가폴, 인도네시아들도 언급되지만, 한국 불교에 비중을 두고 있다. 여행 일정 관계로 첫째 주 강의를 할 수 없게 된 행카스터 교수가 나에게 한국 불교 전통에 대해 개인 강좌를 요청하여 한국 불교의 참선 수행법 등에 대해 강의를 할까 생각 중이다.
학내의 불교 활동 계획으로는 내가 이 곳에 와서 창립한 “버클리대학 불교인 협회(Cal Buddhist Association 약자로 CBA)”를 중심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학생회관에서 참선과 법회를 가질 계획이다. 지난 학기에는 매주 화요일 저녁에 모였는데, 이십여 명의 참가자 가운데 삼분의 이가 외국인들이었다. 대부분 철학, 심리학, 수학, 물리학 등 인문과학과 자연과학도 들어있다. 주말에는 캠퍼스 옆의 대만 스님이 개설하는 중국 절에 모여 신행을 도울 생각을 하고 있다. 이 곳 학교 주변에는 일본, 중국, 태국, 티베트 절 들은 있으나 한국 절이 없는 것이 아쉽다. 얼마전까지 숭산스님의 신도들이 공부하던 공문선원(Empty Gite Zen Center)이 있었으나 지금은 따른 곳으로 옮겨가고 없다. 서양에서 가장 불교가 왕성한 곳으로 알려진 이 곳 버클리에 한국 불교를 홍포할 한국식 전법 도량이 개설될 시절을 기대해 본다.

요즈음 출판된 책 두 권 소개한다. 먼저 이 곳에 있는 패럴래스사(Perellax Press) 에서 스티픈 배첼러 (Stephen Batchelor)의 서양의 각성 -불교와 서양문화의 만남(The Awake ningof the West-the Encounter ofBuddhism and Western Culture) 을 1994년판으로 냈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역사적인 동서 인물들의 부딪침을 엮었는데, 희랍왕, 예수 회원, 수도사, 신지학지 탐험가,철학자 등 서양인들이 어떻게 불교에 대처 했는지 음미해 볼 만하다. 인도 뉴델리에서(B. R. Publishing) 나란과 아히르(A. K. Naman & D. C. Ahir)가 공동 편집하여 「암베드카박사 –불교와 사회 변화 (Dr. Ambedkar, Buddhism and Soci al Change)를 냈다. 힌두교 전통 문화속에서 평등사회 실현을 위한 변혁을 시도하던 불교 개종자 암베드카의 사상과 노력을 살펴 볼 수 있는 귀한 책이다. 간디에 가려 덜 알려졌으나 암베드카는 인도 독립운동 주역의 한 사람이었으며, 인도 헌법을 기초하였고, 초대 법무 장관을 역임하며 사회 정의와 서민 특히 불가촉 천민들의 인권 신장에 헌신하다 마침내 불교에 귀의하였다. 그를 따르던 수 백만 신도도 결국 모두 불교 신자가 된, 현대 인도 불교 재홍의 위인으로서 그에 대한 공부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마하반야바라밀